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6일 밤 마지막 3차 TV대선후보 토론이 끝난 뒤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칭 '이명박 특검법' 수용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저는 오늘 TV토론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여의도 의사당을 보았다. 국회가 문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음해와 공작으로 얼룩진 네거티브 선거의 절정을 보는 것 같았다"며 "저는 그 자리에서 이래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당사에 들렀다"며 심회를 밝혔다.

이 후보는 "저는 BBK 관련 한점의 부끄러움이 없다"며 "여권은 사기범에 매달리더니 이젠 공갈범에 의존, 선거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오늘 오후 청와대도 여기 가세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저는 이 이상의 여의도식 정치풍토를 방치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 저는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며 "저는 특검이 두려워서 반대해 온 것은 아니다. 정략적 특검이었기 때문에 반대했다"고 그동안 특검법에 반대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저는 특검을 수용할 수 있다. 수용하겠다"며 "단 국회에서 여야가 논의하여 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해 주길 바란다"며 여야 합의를 통한 통과를 주문했다.

그는 "정권연장을 위해 청와대가 개입하는 것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BBK 재수사를 지시한 노무현 대통령을 질타한 뒤 "진실은 하나다. 어떻게 하더라도 진실을 바꿀 수 없다"며 거듭 무고함을 강조했다.

이 후보가 이처럼 여야 논의를 전제로 한 특검법 수용 입장을 밝혔으나 대통합민주신당 등은 17일 반드시 특검법을 통과시킨다는 입장이어서 진통은 17일에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