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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80달러 돌파,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그린스펀 "98년과 달리 지금 인플레 압력 높아"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는 등 폭등세를 보여 세계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연준(FRB)의장은 인플레이션 위협을 경고하며 금리인하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자칫 잘못 대응했다간 저성장-고물가라는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불길한 징후들이다.

WTI 유가 배럴당 80달러 돌파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 종가에 비해 18센트 오른 배럴당 80.09달러에 거래를 마감, 지난 1983년 원유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종가기준으로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어섰다.

WTI는 또한 전자거래에서 배럴당 80.20달러까지 상승, 전날 기록한 사상 최고치(80.18달러)도 하루만에 경신했다. WTI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25% 오른 상태이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것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가운데 허리케인 움베르토로 인해 텍사스주 소재 정유시설 3곳이 가동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가 급등한 것.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미국경제 침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도가 내년에도 10%대 초고속성장을 하면서 원유수요가 줄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국제유가 폭등의 근원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원유시장에서 이탈했던 헤지펀드 등 핫머니가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도 유가급등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그린스펀 "버냉키 지지. 지금은 인플레 압력 높다"

유가 급등은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대출) 쇼크에 따른 금융경색으로 월가로부터 금리인하 압력을 받고 있는 미연준으로 하여금 금리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버냉키 미연준 의장은 오는 18일 금리정책을 결정할 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 부심하고 있다.

1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앨런 그린스펀 전 미연준의장은 13일 미 CBS방송과의 인터뷰(16일 방송예정)에서 월가의 비판과는 달리 자신은 버냉키 미연준의장의 정책을 전폭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월가에서는 버냉키 의장이 전임 그린스펀과는 달리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린스펀은 1998년 러시아 금융위기때 3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그린스펀은 그러나 "내가 지금 의장이라 할지라도 과연 (버냉키와) 달리 대응할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며 "현의장이 잘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998년에 비해 지금은 인플레이션 위협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는 물가상승률이 낮은 환경이었다. 따라서 인플레 압력이 높지않아 행동을 취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유가 폭등에 따른 인플레 위협, 더 나아가서는 저성장-고물가라는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도래 가능성을 지적한 것.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이 재임시절 서브프라임 사태를 예견하지 못했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일주일전 사망한 그람릭 미연준 전이사는 2004~2006년 주택대출 붐이 크게 일었을 때 서브프라임에 대한 은행감독 강화를 그린스펀에게 진언했다가 묵살당한 적이 있다.

그린스펀은 이와 관련, "그런 (위험한) 융자가 많이 보인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었으나 상당 시간이 흐를 때까지 어느 정도 커다란 문제로 발전하지는 알지 못했다"며 "2005년말에서 2006년까지 그 문제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세계 경제대통령'의 뒤늦은 자성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의장이 서브프라임 위기를 예견하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연합뉴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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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64 39

    어째 에너지 절약 운동이 시작안되냐?
    전세계 지도자라는놈들이
    그림자정부 지시에 너무 충실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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