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아직은 물가 안정이 우선"
"수출 플러스는 시간 걸리겠지만 무역적자는 줄어들 것"
추 부총리는 미국 뉴욕에서 11일(현지시간) G20 재무장관회의 동행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열고 "1.6% 성장률을 가려면 상반기가 1% 또는 1%대 초반, 하반기가 1%대 초반 또는 2% 안팎이 돼야 하는데 (우리 정부를 비롯한) 여러 기관이 이런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고 전망치를 내놓은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5%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정부와 한국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성장률 전망치는 1.6%이고 IMF와 아시아개발은행(ADB) 전망치는 이보다 낮은 1.5%다.
IMF가 전망치를 종전보다 낮춘 것에 대해 추 부총리는 "종전에는 한국 경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봤다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나온 것과 최근 수출 부진을 감안해서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IMF가 전망치를 내렸다고 바꾸고 할 문제는 아니지만, 정부도 앞으로 여러 지표를 보고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해야 하는지 시간을 두고 지켜볼 것"이라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성장률 전망치 조정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IMF 전망을 보니 상대적으로 한국 전망치가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일본보다 높고, 세계 경제나 선진국은 내년 전망치가 올해와 같거나 올해보다 덜 좋은데 IMF가 한국은 올해 1.5%, 내년 2.4%로 전망했다"며 "다만 하반기 경기가 뚜렷하게 리바운드(반등)할지, 서서히 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물가 상승률이 전반적으로 하향세로 가겠지만,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 2% 수준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좀 걸린다"며 "아직은 물가 안정이 우선이고 그걸 놓쳐선 안 된다. 물가를 보면서 지출이나 경기 문제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고용 상황은 사상 최대 고용률, 최저 실업률 등 굉장히 좋다. 다만 물가가 아직 높고 성장 반등이 크지 않아 서민들이 힘든 측면이 있다"며 "수출도 서서히 나아질 것으로 보는데, 수출 자체가 플러스(+)로 가는 건 시간이 훨씬 걸리겠지만 무역 적자 폭은 조금씩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안정 시 경기 대응으로 정책을 전면 전환하겠다고 예고했던 추 부총리는 그 시점에 대해 "아직 봐야 하는데 (경기 대응은) 통화 신용 정책이 움직여줘야 한다. 그건 중앙은행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재정당국 차원에서의 경기 부양 추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건 (효과가) 지극히 제한적"이라며 선을 그었다.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부와 인상 폭과 관련해서는 "당정 간에 여러 의견을 듣는 것을 계속하고 있고 당에서 어느 정도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인상 여부부터 결정해야 한다. 자꾸 표류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최종적으로 당에서 판단할 부분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늦어도 이번 달에는 일단 2분기 요금을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추 부총리는 전날 뉴욕 특파원 간담회에서 "(전 정부의) 경제정책이나 경제 운영이 많이 방만했다"고 한 발언에 대해 이날 부연 설명을 했다.
그는 "대외 여건이 굉장히 어려운 데다 국내에도 그동안 쌓였던 정부부채, 가계부채, 부동산 폭등 등 구조적 문제와 대외요인까지 있어 정책에 활용할 수단에 상당히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은 우리가 짐으로 안고 잘 풀어 가야 한다. 그걸 풀어가는 것도 나의 책임이고 역할"이라며 "상황이 쉽지는 않지만 잘 풀어나가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 정부 시절 나도 비판을 많이 했는데, 그때도 경제가 안 좋으면 당시 정부는 '박근혜 정부 때문에 그렇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렇게 해서 우리 경제가 잘될 것 같으면 계속 욕해도 되지만 비판만 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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