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한나라 참패, 'DJ신화' 상처뿐 영광

열린당의 '정치사망' 재확인. 기성정치권 불신 표출

'한나라당 재보선 불패신화'가 무참하게 깨졌다. 김홍업 당선으로 'DJ신화'는 간신히 붕괴를 모면했으나 '상처뿐 영광'이다. 사실상의 '신화시대' 종언이다.

무너진 '한나라 재보선 불패신화'

4.25 재보선의 가장 큰 특징은 한나라당 참패다. 한나라당은 국회의원 재보선 3곳 중 경기 화성에서만 이겼다. 당력을 총집결했던 대전 서구을에서는 대참패했다. 구청장-군수 등을 뽑는 6곳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무소속들에게 참패, 간신히 1곳에서만 이겼을 뿐이다. 서울 민심의 바로미터로 여겨져온 서울 양천구청장 선거에서도 대패했다.

특히 대전 서구을에서의 패배는 한나라당에 뼈아픈 일격이 아닐 수 없다. '재보선 불패신화'의 박근혜 전대표가 22일부터 내리 사흘 대전에서 살다피시 하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외유직후 인천공항에서 달려올 정도로 한나라당으로선 있는 공, 없는 공을 다 들인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전 민심은 매몰찼다. 가차없이 이재선 한나라당 후보를 제치고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를 뽑았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붙었을 때는 한나라당 손을 들어줬으나, 한나라당 대 충청인물간 대결에서는 '내 식구' 손을 들어줬다. 그것도 더블 포인트로. 연말 대선에 충청이 폭풍핵으로 작용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예상을 훨씬 웃도는 한나라당의 4.25 대참패는 '한나라당 대세론'에 급제동을 걸며 향후 한나라당에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DJ 신화', 상처뿐인 영광, 호남의 '정치 정통성' 치명상

전남 무안-신안에서의 김홍업 당선도 '상처뿐 영광'일뿐이다. "김홍업은 살아났는지 모르나 호남은 죽었다"는 탄식의 소리가 공공연하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국민여론은 물론, 지역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밀어부친 김홍업 출마를 관철했다. 호남내 'DJ 파워'가 여전함을 과시한 셈이다. 정치권내 'DJ 파워'는 막강했다. 초기에 조순형 등 민주당내 몇몇 인사들만 비토했을 뿐, 범여권 인사들이 한결같이 모른 채 했다. 내로라 하는 범여권 대선주자들도 침묵하고 외면하기란 마찬가지였다.

거센 지역 비난여론으로 김홍업이 궁지에 몰리자, 동교동은 무소속 출마했던 김홍업에게 민주당 전략공천을 주었다. 이뿐이 아니다. 박지원 비서실장을 비롯해 이종찬 전국정원장 등 동교동계가 총동원했다. 21일부터 이희호 여사가 직접 상주하며 휠체어를 타고 아들 지원유세를 벌였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과 의원들도 지역을 누볐다. 그 결과 김홍업은 당당히(?) 뱃지를 달았다.

김홍업 당선으로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앞으로 더욱 DJ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게 됐다. DJ 눈밖에 났다가는 대권 꿈은 날아갈 것이라는 위기감을 갖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홍업 당선으로 호남인들은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DJ가 말뚝만 꼽으면 무조건 뽑아주는 '지역주의민'으로 낙인찍혔기 때문이다. 호남의 유구한 '정치적 정통성'에 회복불능의 상처를 입게 된 것이다. 연말 대선에 또하나의 결정적 변수다.

지난 12일 김홍업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여해 지원을 호소하는 이희호 여사. 이 여사는 그후 21일부터 선거구에 상주하며 휠체어를 타고 아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연합뉴스


열린당의 '정치사망' 확인사살

국회의원 재보선 3곳중 1곳에만 후보를 냈던 열린우리당도 참패했다. 예상됐던 결과이나 열린당은 '정치사망'을 확인사살 받은 모양새다.

한나라당은 선거기간중 온갖 악재를 쏟아냈다. 경기화성의 한나라당 후보 자체도 악재덩어리였다. 그러나 더블 포인트가 넘는 엄청난 표차로 열린당은 고배를 마셔야 했다. 아무리 한나라당이 난장판을 벌여도 민심이 열린당을 아예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음을 극명히 보여준 것이다.

열린당 지도부는 한나라당 참패를 위안으로 삼으려 할지도 모른다. 연합공천의 승리 운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열린당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지 말고 자신들이 '정치사망 선고'를 받았다는 사실부터 직시해야 정상일 것이다.

드러난 무서운 민심

4.25 재보선은 일개 재보선일 뿐이다. 연말대선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 그러나 민심은 무서운 실체를 드러냈다. 그 실체는 여러가지 해석을 낳을 수 있다. 지역주의 부활이니, 몰정치로의 환원이니 등등. 그러나 이는 표면적 해석이다. 본질은 다르다. 4.25 재보선에서 표출된 민심은 한마디로 기성정치권에 대한 환멸이다. 환멸의 대상에는 한나라당도 열린우리당도, DJ도, 여야의 대선주자들도 모두 포함된다.

앞으로 정치권은 온갖 공방을 벌일 것이다. 이합집산도 부산할 것이다. 그러나 4.25 재보선에 드러난 민심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집단이나 대선주자는 연말 대선때 무서운 '민(民)의 복수'에 직면할 것이다. 4.25는 연말대선에 대한 최후 경고장이기 때문이다.
박태견 기자

관련기사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30 55
    거시기

    이제 황산벌 이야기는 그만
    그 얘기로 놀고먹는 해변족들은 안녕.
    하의도로 다 꺼지던지.
    거기선 유효하니.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