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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충격, "선거에서 참패했다"

홍준표"이번 재보선은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

한나라당이 4.25 재.보선을 '참패'로 규정하며 큰 충격을 숨기지 못했다. 공천비리, 과태료 대납 등 잇따른 악재로 인해 '재보선 불패신화'가 깨진 것은 물론, 반한나라 연합이 가시화될 경우 대선 승리도 쉽지 않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경기 화성에서 고희선 후보가 당선됐을 뿐, 대전 서을에서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에게 더블 포인트에 가까운 큰 표차로 패했다. 또한 내심 15~20% 득표율을 기대했던 전남 무안.신안에서도 11% 득표에 그쳤다. 더욱 6곳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충남 서산시장을 제외한 5곳에서 모두 패배하자 한나라당은 공황적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서울 양천구를 비롯, 경북 봉화군, 경기 가평군, 양평군 등에서의 패배는 당으로서도 예상하지 못한 패배였기에 충격은 더 컸다.

강재섭 대표는 개표 윤곽이 드러낸 밤 10시 20분께 염창동 한나라당사에 차려진 종합상황실을 찾아 15분간 개표상황을 지켜본 뒤 "선거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패배를 시인하며 "선거과정에서 국민께서 주신 호응을 가슴 깊이 새기고 새로운 교훈으로 삼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당을 쇄신하고, 새출발해 정권창출을 반드시 이루겠다"며 "이런 위기를 자기반성과 성찰,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뒤 상황실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4.25 재보선 대참패에 따라 자신까지 포함하는 인책론 등 거센 후폭풍을 감지하는 등 강 대표 얼굴은 침통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선거결과는 참패다"라고 패배를 인정한 뒤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민심의 엄중함에 다시 한 번 반성한다"며 "오만, 부패하지 말라는 국민의 준엄한 경고에 귀를 기울여 환골탈태, 분골쇄신하겠다. 이제 한나라당은 한나라당에 닥친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천막당사의 초심으로 돌아가 새출발할 것"이라고 침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당사에 마련된 선거종합상황실은 오후 8시 넘어 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 충격적 결과가 윤곽을 드러내자 곧바로 암울한 기운이 나돌았다. 개표 초반 김형오 원내대표와 전재희 정책위의장 등이 잠시 들렀지만 곧 자리를 비웠고, 본격적인 개표가 시작되면서부터 믿었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조차 대부분 무소속 후보에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분위기는 술렁거렸다.

특히 경기 양평의 경우 1, 2위 모두 무소속 후보로 나타나자 삼삼오오 모여앉은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이대로 나간다면 지도부 책임론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나"라는 말도 흘러나왔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장 대표가 사퇴하는 일은 없겠지만 사무총장, 대변인 등 지도부의 대거 교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선거 후폭풍을 우려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저녁 개표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재보선은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하다"며 "선거 결과가 잘못되면 지도부 문책론이 나올 것이고, 당 쇄신론이 제기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침통한 분위기가 계속 지속되자 TV화면을 지켜보던 당직자들 역시 하나둘 자리를 떴고, 당사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은 텅빈 상태가 됐다. 사진기자들이 침통한 한나라당 당사의 분위기를 잡기 위해 사진기의 셔터를 연신 누르자, 주변에 있던 심재철 의원이 "이런 장면 찍고 텅빈 상황실이라고 내보내면 안 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역시 "성적이 안 좋아 죄송하다"며 "앞으로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말한 후 상황실을 빠져나갔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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