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이계안 열린우리당 의원이 14일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의 국회 법사위 심사소위 상정이 사실상 좌절된 가운데 과거 금산법 위반 경험에 대한 양심고백과 함께 금산법의 처리를 거듭 강조했다.

“금산법 통과 안시키면 위반 시정한 회사만 차별 받는셈”

이계안 의원은 14일 금산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박영선 의원과 함께 국회 브리핑룸을 찾아 “솔직히 말해서 저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이법에 대해서 법규를 위반했고 그것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정치권에 입문하게 되었다”며 법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법을 어긴 쪽을 제재할 수 없는 나쁜 방향으로 가게될 것이라고 금산법의 연내 국회통과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박영선 의원의 주장처럼 이 법이 통과가 되면 시정해야할 다른 기업들과 이미 이 법이 통과될 것을 전제로 해서 자기가 위반한 사항을 시정한 회사들과의 차별이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 개정안을 냈을 때에도 제가 재계에서 하던 일 그리고 이것이 왜 개정이 되어야하는지에 대해서 여러 차례 여러 곳에서 설명을 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이대로 가면 선의를 가지고 법규를 위반한 회사들과 지금 이것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사람들과의 차별성이라는 것이 나쁜 쪽으로 더욱 커진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뿐만 아니라 이 법에 대해서 반대를 하면 법사위원회에서 절차만 거치는 것이기 때문에 법사위에서 절차를 거쳐 본회의에 찬반투표를 하면 되는 것인데, 법사위가 실제적인 권한이 있는 것처럼 업무를 처리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횡포”라고 법사위와 안상수 위원장의 행태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여러분들께서 이법이 가지고 있는 내용 뿐 아니라 한나라당의 작태에 대해 엄정히 비판해주실 것을 간절히 말씀드린다”고 금산법 통과를 위한 각계의 노력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박영선 의원은 “첨언하자면 그 당시 이계안 의원이 현대캐피탈에 계셨는데 그 당시 현대캐피탈이 금산법을 위반하고 있었다”며 “그래서 금융감독원에서 금산법을 위반하고 있는 업체들에게 ‘금산법 위반업체들은 금산법위반 소유주식을 전부 팔아라’는 공문을 보냈고, 그래서 그 공문을 받고 현대캐피탈은 기아자동차 주식을 팔기 시작을 했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금융감독원의 공문에 따라서 법을 지키기 위해서 대부분 주식을 소각을 했다”고 강조하고, 이 의원이 CEO 시절 금산법을 위반했으나 금감원의 지적에 따라 시정에 나섰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그런데 유독 삼성만 현재 이법을 어기고 있는 상황으로 이것은 공정경쟁이라는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고 사회정의 차원에서도 상당히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이라며 "한나라당이 이 법을 굳이 금산법 하나만을 사수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삼성에 대한 특혜를 주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한나라당의 행태를 거듭 비난했다.

한편 이와 관련,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여야가 우선 처리하기로 한 것은 민생처리 법안으로 쟁점 없는 법안에 한한다. 여야 입장차이 있어 이번에 처리하지 않은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금산법을 사학법과 연계해 처리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