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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재벌 로비 받고 금산법 뺐나"

법사위 심사2소위 50개 법안중 금산법만 상정 안해

한나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법사위 산하 법안심사2소위가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안만 제외하고 나머지 법안들은 모두 상정한 데 대해 열린우리당이 "재벌 로비 때문이 아니냐"고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한나라 지배 법사위 심사2소위, 50개 법안중 금산법만 상정 안해

노웅래 열린우리당 공보부대표는 14일 의원총회후 가진 브리핑에서 "안상수 법사위 한나라당 위원장의 전횡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어제 50개 법안이 법사위 법안심사2소위에서 다뤄졌는데 법안심사2소위에 있던 법안 중 오직 금산법 한개 법안만 제외하고 모두 상정했다. 한개 법안은 왜 소위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노 부대표는 "금산법은 지난 2월에 법사위에 회부되었고 4월에 소위로 넘어갔다. 반년이 넘은 것으로 소위에 회부된지 반년 넘는 법을 유일하게 소위에서 심사하는데 제외시킨 것"이라며 "왜 금산법만 굳이 소위에서 심사하는 것을 제외했겠나. 한나라당은 분명히 답해야 한다. 금산법을 소위심사에서 제외한 것은 재벌의 로비를 받았다고 때문인지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재벌 로비 의혹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노 부대표는 "재벌의 로비를 받지 않았다면 왜 굳이 법사위소위에 반년 이상 잠자고 있던 금산법만 심사에서 제외한 것인가"라고 재차 반문한 뒤, "한나라당은 재벌옹호당, 재벌을 비호한다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문제의 금산법 개정안은 삼성카드가 보유 중인 에버랜드 지분 25.64% 중 5% 초과분에 대해 즉시 의결권을 제한하고, 나머지 20.64%는 5년 내에 자발적으로 해소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당초 여당 안에서는 한 발 후퇴했지만 통과될 경우 삼성의 지배구조에 적잖은 영향을 주는 내용이다.

이번에 금산법 상정을 배제한 법안심사2소위의 위원장은 이주영 한나라당의원, 법사위의 위원장은 안상수 한나라당 의원이 맡고 있다.

금산법 개정안만 법사위에서 상정되지 않자 재벌 로비 때문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는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 ⓒ연합뉴스


박영선 "강재섭 대표 지시로 안상수 위원장이 상정 안해"

금산법 개정안 제출에 주도적 역할을 한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당연히 펄쩍 뛰며 분노했다.

박 의원은 14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나라당은 금산법이 사학법과 연계돼 있다고 하는데 도대체 금산법과 사학법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이처럼 한나라당이 재벌을 싸고돌면서 금산법의 법사위 상정을 막은 것은 그동안 차떼기당 논란 등 재벌들이 한나라당을 도와준 데 대한 ‘보은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같은 금산법에 대한 한나라당의 저지 행태는 재벌의 로비와 압력 때문으로, 안상수 국회 법사위원장이 금산법 상정을 막은 것은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지난 11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강재섭 대표를 찾았을 당시 강 대표가 원내대표인 김형오 의원을 만나도록 하는 등 금산법에 관련된 재벌들의 입장을 반영시키기 위해 사전 논의를 했고, 관련된 증거를 모두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산법은 그동안 공청회 등 모든 과정을 거쳐 국회 재경위에서 6개월 넘게 논의를 한 뒤에 법사위로 넘어간 법”이라며 “금산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재벌들이 법을 어기더라도 처벌조항이 없어 이와 관련된 문제점이 속출하고 범법을 하더라도 처벌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안상수 법사위원장이 이처럼 재경위에서 무수한 논의를 거친 법안을 깔아뭉개고 있는 것은 공정경쟁을 막고 일부 재벌기업에 특혜를 주겠다는 것”이라며 “재벌로비를 받아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협의를 거쳐 금산법을 막으려는 것은 전형적인 재벌 비호당의 행태”라고 비난했다.

이같은 반발에도 금산법이 법사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음에 따라 금산법 개정안 처리는 이번 회기내 힘들 전망이며, 이에 따라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내년 5월께 금-산 분리에 대한 당의 입장을 밝힌다는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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