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창희 최고위원이 14일 공식회의석상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비판한 민병두 열린우리당 의원을 향해 막말과 욕설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즉각 한나라당에 대해 강창희 의원 징계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들의 정치 불신을 더욱 증폭시키는 또하나의 현장이다.

강창희, "X랄, 새X들"

문제는 이날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민병두 의원의 이명박 전시장 비판을 규탄하는 과정에 발생했다. 기자들에게 공개한 이날 회의에서 강재섭 대표가 민병두 의원 등 열린우리당을 신랄히 비판하자 옆에 있던 강창희 최고위원이 공감을 표시하며 'X랄', '새X' 같은 거친 욕설과 막말 추임새를 한 것.

"어제 정말 한심한 일이 벌어졌는데요. 어제 열린우리당이(어허… 참…) 회의에서(아이구…) 난데없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한심…)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를 도마에 올려놓고(아이구…) 왈가왈부하는(X랄…) 것을 보니까(새X들 참…), 정말 참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강재섭 대표가 발언 중이어서 강창희 최고위원 앞의 마이크는 꺼진 상태였으나 강 최고위원의 목소리는 주변에서 충분히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분명히 들렸고, 이는 얼마 뒤, 기사화됐다.

열린당, "부패-성추행에 이어 이젠 쌍욕까지"

이 소식을 접한 열린우리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서영교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통해 “강창희 최고위원은 공식적인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자들에게 들으라는 듯이 강재섭 대표의 발언마다 추임새를 넣으며 막말을 했다”며 “욕설과 막말을 한 강 위원은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서 부대변인은 “부패는 기본이고 성추행도 서슴지 않더니 이젠 쌍스런 욕까지 공식회의을 통해 언론에 나가게 하느냐”면서 “최고위원이라는 자가 이럴 수는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그런 소리를 듣고 가만히 있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나라당 지도부를 질타한 뒤,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이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사죄하고 강창희 최고위원을 징계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 부대변인은 이어 별도 논평을 통해 민병두 의원을 비난한 한나라당 지도부들을 맹성토하기도 했다.

그는 "'박정희 외모를 사랑하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문제제기가 여기저기에서 보도되자 한나라당이 흥분했다"며 "방송도 보도하고, 신문도 보도하고, 잡지도 보도했을 때는 아무말 못하고 창피해 하더니 우리당에서 제기하자 공작이라는 둥, 한심하다는 둥, 온갖 막말을 넣어 비난하고 나섰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니 공작은 무슨 공작, 친일, 유신 독재, 일인 장기집권의 독재자를 흉내내는 사람에게 과거 독재의 망령에 기대지 말라는 정치경고는 당연한 것"이라며 "특히 선글라스 끼고, 경부고속도로 흉내 내는 유치한 행동에 대통령후보로서 격에 맞지 않음을 경고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재차 이 전시장을 비난했다.

그는 "박근혜후보조차 '외모 닯으려고 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비난했는데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서도 ‘한심한 작태’라고 ‘정치공작’이라고 비난해 보지 그러는가"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