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당선인측 "4대강사업, 철저히 재조사하라"
MB와의 단절 첫단추, 당정협의에서 친박 대대적 공세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오전 귀빈식당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와의 마지막 당정협의에서 박근혜 당선인의 '입'이라 불리는 이정현 당선인 정무팀장은 감사원 감사결과를 일축하는 권도엽 국토해양부장관에 대해 "객관적인 전문가들과 감사원 관계자 등과 함께 공동 조사해 국민들께 불신, 불안,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이면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친박 정우택 최고위원 역시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로 불신이 커졌으니 감사원 발표에 정부가 명확히 설명하고 문제가 된 건 고칠 건 고쳐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밖에 5년전 이명박·박근혜 경선때 4대강사업의 전신인 한반도대운하의 허구성을 앞장서 공격했던 친박 이혜훈 최고위원은 물론, 친이 심재철 최고위원조차 "감사원 감사결과를 보면 문제가 상당히 있는 걸로 보이는데 정부는 국민들에게 이를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주문했다.
권도엽 장관은 그러나 이날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한 불만과 축소, 발뺌으로 일관했다.
그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보 전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바닥보호공에 관한 문제인데 이를 마치 보 전체가 문제인 것처럼 알려진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 잘못된 것"이라고 강변하며, "준설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밝힌 기준과 감사원이 밝힌 기준에 차이가 있는데 (감사원 감사결과가) 이해가 안된다"고 노골적으로 감사원 결과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감사원 보고 자료에서는 예컨대 보 세굴에 의한 바닥보호공 유실, 파이핑 등으로 곧 보가 붕괴된다는 오해가 있는데, 진실은 보의 본체는 암반에 기초해 건설해 하부침식이 발생하지 않아 안전에 문제가 없고, 파이핑 현상은 없으며 일부 바닥보호공 부실에 대해서는 대부분 보강을 마친 상태"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그는 수질이 악화됐다는 감사원 발표에 대해서도 "4대강 보 설치로 물 흐름이 단절돼 녹조가 발생하고 수질이 악화된다는 것은 오해"라며 "2012년 녹조는 유례 없는 수온상승, 가뭄, 긴 일조시간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정부가 수질개선사업 추진과 수량의 증가로 하천오염원 정리 등을 통해 수질은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이정현 공보단장 등이 자신의 보고를 묵살하면서 '객관적 재조사'를 촉구하자 그는 "지난해 민관합동조사, 물 전문가 세미나에서 `문제 없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가 있었으므로 검토해 볼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국토부가 지난해 실시했다는 민관합동조사는 4대강사업에 찬성하는 전문가들과 한 것이어서 환경단체들로부터 '어용 민관합동조사'라는 비판을 받은 조사인만큼, 국토부가 재조사 주체가 돼선 안된다는 게 환경단체와 야당의 지적이다.
따라서 박 당선인측이 4대강 사태 해법으로 지시한 '객관적 민관 공동조사'의 주체는 이 대통령의 지시에 맹종해 4대강사업을 밀어붙인 국토부나 환경부, 4대강 추동 학자들을 배제하고 진행돼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책임자들에 대한 정치적,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국민적 여론이어서 향후 박근혜 새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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