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신문, 한 목소리로 '윤창중 발탁' 질타
朴, 당선 일주일만에 '난(難)' 자초
<한겨레>는 26일자 사설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사람 고르는 안목이 이 정도인 줄 몰랐다. 그토록 소리 높이 외친 대통합과 탕평책의 실제 내용이 이처럼 공허한 것인 줄도 몰랐다. 인사 절차와 검증 과정이 그렇게 허술하고 폐쇄적인지도 몰랐다"며 "박 당선인이 자신의 수석대변인에 윤창중 전 <문화일보> 논설실장을 임명했다는 소식은 참으로 놀랍고 충격적"이라고 질타했다.
사설은 "윤 대변인이 그동안 해온 말들을 보면 ‘극우논객’이라는 말이 오히려 과분할 정도"라며 윤 대변인의 문제 발언을 열거한 뒤, "탕평이니 통합이니 하는 것은 고사하고 야권을 종북세력으로 매도할 정도로 비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인물을 어떻게 수석대변인에 기용할 수 있는지 참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사설은 "박 당선인의 독선적이고 극단적인 비밀주의 성향의 인사 스타일 문제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누가 천거해서, 어떤 검증 과정을 거쳐서 대변인에 임명했는지 새누리당 안에서 아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설은 윤 대변인을 향해 "진정으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면 스스로 대변인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며 "그가 수석대변인으로 국정을 운위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는 점도 알았으면 한다"며 자진 ㅅ퇴를 촉구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을 통해 "박 당선인은 대선이 끝난 뒤 화해와 대탕평을 강조하며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해왔다. 윤 수석대변인의 발탁은 이 같은 다짐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인사"라며 "국민의 48%를 사실상의 반국가세력으로 매도하는 이에게 중책을 맡기면서 대통합을 외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박 당선인의 첫 인사는 내용뿐 아니라 형식과 과정에서도 적잖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윤 수석대변인을 누가, 어떤 경로로 천거했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증좌"라며 "극소수 측근그룹에 의존해 전격적으로 결정하는 비밀주의 인사는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결론적으로 "윤 수석대변인의 기용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은 물론, 박 당선인이 줄곧 강조해온 대통합 정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박 당선인은 지금이라도 윤 수석대변인 임명을 철회하기 바란다"며 즉각적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국민일보>도 사설을 통해 윤 대변인의 막말을 열거한 뒤, "민주당이 '국민의 절반을 적으로 돌리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발끈한 것은 당연지사"라고 야당 반발에 공감을 표시했다.
사설은 "인사권은 당선인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그 권한은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다. 함부로 쓰면 안 된다는 얘기"라며 "더욱이 박 당선인 앞에는 국민통합이란 중차대한 과제가 놓여 있다. 대통합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야당을 포용해야 한다. 야당과 소통하고, 상생의 정치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 박 당선인은 ‘수석대변인’이란 낯선 자리를 만들어 극우 논객을 중용키로 결심하기 이전에 야당 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지 한번쯤 역지사지했어야 했다"고 박 당선인을 꾸짖었다.
<한국일보>도 사설을 통해 "수많은 보수 논객 가운데서도 거칠고 자극적 언사를 통해 굳어진 그의 강경하고 모난 이미지는 통합ㆍ탕평 인사의 이미지와 너무 거리가 멀다"며 "그 잣대가 무엇이건, 특정 색채가 지나친 사람은 피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특별히 당선인과 인수위원회, 나아가 청와대의 '입'은 특별히 둥글고 부드러워야 한다. 과거 국민 대중과의 소통에 가장 뛰어날 것이라던 참여정부가 고집불통으로 끝난 것도 그냥 해도 될 말에 애써 날을 세운 정권의 '입' 영향이 컸다. 같은 말도 단어와 표현에 따라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박 당선인도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톡톡히 경험했지 않은가"라고 반문한 뒤,"본격적 인수위 인사에서 모나지 않고 국민 일반의 균형감각을 흔들지 않을 사람들을 선택하길 바란다"며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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