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안철수-문재인, 호남표심 잡기 경쟁
DJ 행사에 참석해 앞다퉈 DJ와의 인연 강조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김대중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린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 토론회에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함께 참석했다. 지방 일정이 있는 문재인 후보는 대신 동영상을 보내왔다.
박근혜 후보는 축사를 통해 "지난 2004년 8월 제가 당대표로 처음 김대중 대통령을 찾아뵀을 때가 생각난다. 당시 '아버지 시절에 고생한 것에 대해 딸로서 사과를 드린다'고 말을 드렸을때 '그런 말을 해줘서 고맙다'고 하시면서 아버지가 우리 국민에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준 것을 높이 평가하셨었는데 그 말을 들으면서 저도 감회가 깊었다"고 8년전 회동을 회상했다.
그는 "김 대통령은 그때 '동서화합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 실패하면 다른 것도 성공을 못한다'고 하시면서 '내가 못한 일을 박근혜 대표에게 하라고 해서 미안하나 수고해달라'고 당부했었는데 이제 제가 그 말에 보답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그 길은 바로 동서가 화합하고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이 화합하고 지역간 갈등과 반목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의 이런 생각에 한광옥 전 비서실장 등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셨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처음 정치를 시작했던 때가 바로 김대중 대통령께서 임기를 시작했던 때로, 당시 온 나라가 IMF로 혼란스러웠고 우리 국민들이 정말 힘들어 했는데 김대중 대통령이 국민들의 힘을 모아 위기를 이겨내는 지도력을 발휘했다"며 "지금 우리도 국내외적으로 큰 어려움과 위기를 맞고 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기다리는 지도자도 준비되고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사람, 경험과 식견에 있어 국정운영 능력을 갖춘 사람이 아닌가 한다"고 우회적으로 안철수 후보를 겨냥한듯한 발언을 했다.
안철수 후보는 축사를 통해 "국민의 정부때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가까이 뵀다. 그분의 경청하는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다른 이들의 말을 경청하는 열려있는 자세, 새로운 시대의 리더십이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라고 박 후보에게 우회적으로 반격을 가했다.
안 후보는 "1997년 우리 국민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선택했던 이유는 바로 변화였다. 50년만의 여야간 정권교체로 우리는 낡은 과거의 유산을 딛고 도약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며 "지금 우리 사회는 또다시 낡은 체제에 발목이 잡혀있다. 절망을 딛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쉽지 않을 일이다. 지금 상황을 유지해야 이득을 보는 기득권의 벽도 두텁다. 네거티브의 벽도 높다. 저에 대해서도 '새롭지 않다', '새로운 변화는 가짜다'란 인식을 심어주려는 흑색선전도 계속된다"며 "저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굴하지 않겠다. 역사와 국민만 보고 가겠다. 당당하고 의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용서의 사람이었다. 자신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고 납치와 살해를 하려한 상대도 그분은 용서했다"며 "깊이 맺힌 한을 푸는 것은 보복이 아닌 용서와 화해라고 그분은 깊에 믿었다. 전 많이 부족하나 그분의 그 뜻이 지금의 이 시대에 필요한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용서와 화해'를 강조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선후보는 영상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김대중은 노무현의 반쪽이자 문재인의 반쪽이요, 여러분의 반쪽이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절반"이라며 "김대중이 있었기에 그 어둠의 시절 험난한 길에서 우리는 길을 잃지 않았다. 김대중은 횃불이자 `행동하는 양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눈 위의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라는 김구 선생의 말을 인용한 뒤 "김대중 대통령님이 남긴 발자국, 제가 따라 밟으려 한다"며 자신이 김 전 대통령의 적자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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