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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신당은 지역당"에 열린당 '발끈'

盧 '열린당 사수' 선언에 당내 갈등 증폭, "盧야말로 영남패권주의자"

노무현 대통령이 탈당을 시사한 지 이틀만에 열린우리당이 추진중인 통합신당을 "지역당"으로 규정하며 "열린우리당을 지킬 것"이라고 '당 사수' 선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해석하기에 따라선 신당 추진파들이 당을 떠날 것을 촉구한 발언으로도 해석가능하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해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걱정 말라"며 냉소적 반응을 보여, 열린우리당 헤게모니를 둘러싼 친노-비노세력간 전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盧 "나는 신당에 반대한다. 지역당이기 때문"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오후 브리핑를 통해 노 대통령 탈당을 기정사실화하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 취지를 분명히 말씀드리기 위해 대통령께서 오늘 아침 참모들에게 하신 말씀을 소개하겠다"며 노 대통령이 이날 아침 발언을 전했다.

노 대통령은 "나는 신당을 반대한다"며 "말이 신당이지 지역당을 만들자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당을 지킬 것"이라며 "당적을 유지하는 것이 당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탈당을 하는 것이 당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90년 3당 합당때에도, 95년 통합민주당의 분당때에도 나는 지역당을 반대했다"며 "그리고 지역당 시대를 청산하기 위해서 열린우리당의 창당을 지지했다. 다시 지역당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지역당으로는 어떤 시대적 명분도 실리도 얻을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재차 "나는 열린우리당을 지킬 것"이라며 "이만한 정치발전도 소중히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당 시사 이틀만에 열린우리당 사수를 선언해 열린우리당을 격노케 한 노무현 대통령. ⓒ연합뉴스


우상호 대변인 "지역당이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국회 본회의 도중 노 대통령의 발언을 접한 열린우리당 수뇌부는 구두 숙의후 우상호 대변인 논평 형식을 빌어 당의 입장을 피력했다.

우 대변인은 당내 통합신당 논의를 '지역당'이라고 규정한 것과 관련, "열린우리당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구현할 신정치 세력을 규합하려고 하는 것이지, 결코 지역주의로 회귀하기 위한 지역당을 만들고자 하는 의사는 전혀 없다"고 일축한 뒤, "(이 점에 대해) 대통령께서 그렇게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맞받아쳤다.

우 대변인은 이어 "노 대통령께서 평생을 지역주의와 맞서 싸워 오신 것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열린우리당의 창당 정신에는 지역주의를 극복한다고 하는 정신이 명기되었다"며 "앞으로 열린우리당이 열린우리당의 이름을 지키든 새로운 신당을 만들든 지역주의를 극복하겠다는 큰 정신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우 대변인은 노대통령 탈당과 관련해선 "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누차 해왔고, 지금도 그 기저에는 변함이 없다"며 "탈당 여부는 본인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에 당이 왈가왈부할 성질의 것은 못된다"고 말해, 노 대통령의 탈당에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권주자 "노 대통령이야말로 영남패권주의자"

익명을 요구한 열린우리당의 한 대권주자도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해 본지와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야말로 영남패권주의자"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노 대통령은 영남 비주류로서의 소외감을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그동안 끊임없이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의해 열린우리당의 정체성 혼란을 야기해 왔다"며 "그런 노 대통령이 새로이 정체성을 세우려는 노력을 지역당으로 매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혼자 당을 떠나든 아니면 한줌도 안되는 친노세력을 데리고 떠나든 깨끗한 선택을 해야 한다"며 "노 대통령의 지금 행태는 초라해 보인다"고 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대다수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분위기도 대동소이해, 노 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탈당' 논란은 '출당' 논란으로까지 발전할 양상이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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