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출마선언, 대학생-지지자들 충돌
<현장> 대학생 "누구를 위한 희망이냐", 지지자 "北으로 가라"
박 전 위원장이 이날 오전 10시반께 출마선언한 영등포 타임스퀘어 광장에는 9시반께부터 3천명의 지지자들이 몰려 들었다.
대다수가 장년층인 지지자들은 캠프에서 나눠준 빨간색 종이캡 모자를 쓰고 엽서를 들고 있었으며, 간간이 빨간색 우산과 풍선도 보였다. 지지자들은 박 전 위원장이 도착해 출마선언 연설을 시작하자 작은 손깃발 태극기를 들고 흔들며 연설 중간중간 환호했다.
반면 '반값등록금 국민본부'와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 20여명은 이날 9시반부터 광장 한켠에서 '국가장학금 대신 반값등록금', '선거때만 되면 반값등록금, 약속 지켜라'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으며, 플래카드에 '55세 이하만 모였다'고 비꼬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석자은 덕성여대 사회대 학생회장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이번에 희망 4대 법안을 제출했다. 누구의 희망인지 모르겠다"며 "2학기 반값등록금이 당장 안 되면 많은 학생들이 죽어가고 부모님들이 죽어갈 것"이라며 MB정권의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이러던 중 한 학생이 이어 "타임스퀘어에서 하면 소통이냐?"라고 힐난했고, 이에 한 박근혜 지지자가 "XX년, XX놈들아, 공부나 해라. 노무현 때는 등록금 40%나 올랐다. 북한에 가서 해라. 북한은 공짜 아니냐"라고 욕을 퍼부으며 달려들면서 몸싸움으로 번져 경찰이 제지에 나섰다.
박 전 위원장의 출마선언문 낭독이 끝나자 '국민과의 시간'이라는 코너에서 박 전 위원장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5명, 그리고 지난 총선때 만난 감동인물 4명이 함께 해바라기의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란 노래를 합창했으나, 대부분 가사를 몰라 따라 부르지 못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박근혜 캠프는 그럼에도 행사장에 '붉은 노을(이문세)', '버터플라이(러브홀릭)', '달리기(SES)', '좋은날(아이유)' 등 젊은 층에 어필하려는 노래를 계속해서 틀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20여명의 친박 의원들은 따로 마련된 VIP석이 없어 시민들과 섞이면서 박 전 위원장 주변에 설 수 없었다.
캠프측이 마지막 식순으로 준비한 '국민과의 시간'에 박 전 위원장은 시민들과 악수를 하면 이야기를 나누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려 했으나, 몰려드는 지지자들 때문에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주변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는 것으로 대체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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