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민 "김근태의 딸로 태어나 자랑스럽다"
"아버지, 생전에 젊은이들도 사회문제에 무관심해선 안된다고 말씀"
김병민씨는 이날 아침 발인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걸어오신 길이나 추구한 가치에 비해 정치인으로서 큰 날개를 펼치지 못한 것 같아서 사실 안타까웠고 사람들이 그것을 알지 못하는 것 같아서 좀 야속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장기간 동안 참으로 많은 분들이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애도를 표명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인이 병으로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데 대해서도 "아버지께서 많은 분들의 주례를 서주시고 사촌언니들 결혼식에서 돌아가신 큰아버지 대신 손도 잡아주셨는데 정작 제 결혼식에는 참석조차 못하신다고 생각하니 서운한 생각도 들었다"며 "그렇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의 수배생활과 수감기간 동안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마음은 함께 있었던 것처럼 이번 제 결혼식에서도 아버지가 제 마음 속에 있다고 생각하고 결혼식을 치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는 참 자상하고 따뜻한 분이셨다. 집에서도 민주주의적인 소통방식을 중요시 여기셔서 항상 가족들과 대화와 토론하길 원하셨고 그리고 가장 생각나는 것은 저희 자식들에게 젊은 사람들도 항상 사회 문제에 무관심해선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며 생전의 고인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고인이 모진 고문을 받았던 옛 남영동 대공분실, 지금의 경찰청 인권보호센터에도 고인을 추모하는 조화가 놓인 것과 관련해선 "사진도 봤는데요. 처음에는 좀 컴컴한 복도에서 그 조화가 놓여있는 것을 보고 좀 아버지의 그 고통스런 시간이 연상돼서 가슴도 아프고 무섭기도 하고 했다. 그렇지만 그 고문을 받았던 장소가 지금은 인권보호센터로 바뀌고 경찰분이 자발적으로 조화를 가져다가 놓았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아버지가 그 고문을 받았던 그 시대에 고생했던 민주화를 위해 힘쓰신 분들 덕에 지금은 좀 세상이 그때보다는 많이 민주화되었다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이 어떤 분으로 세상에 기억됐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대해선 "많은 분들께는 민주주의자 김근태로 기억되길 바라고 저는 저에게 원하는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세상을 선물해준 가장 저의 사랑하는 아버지로 기억하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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