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용 "새끼들 또 사퇴했냐는 게 민심"
<현장> 홍준표, 친이직계와 친박 지원속에 일단 재신임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4시간여 동안의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일부 쇄신파를 제외하고선 홍 대표 지원사격이 주를 이뤄 홍 대표의 재신임으로 결론났다.
김기현 대변인은 의총 직후 공식 브리핑을 통해 "당 대표가 지금 이 시점에 사퇴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당 대표가 당 쇄신을 책임지고 추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의총 초반에는 정두언, 원희룡, 남경필 의원이 나서며 홍 대표 퇴진과 당 쇄신 작업 필요성을 역설하며 분위기를 다잡는듯 했다.
그러나 친이 정미경 의원이 3인의 사퇴를 "트집잡기"라며 "지도부 사퇴의 진정성이 없다"고 반격에 나섰고, 이어 친이 유정현 의원이 나서 "현 상황을 너무 비관하지 말자. 지금은 홍 대표가 사퇴할 타이밍이 아니다"고 가세했다. 박준선 의원도 사퇴한 3인의 최고위원에 대해 "무책임하다. 같이 죽자는 식에 불과하다"고 거들었고, 친이직계 강석호 의원은 "수도권 의원들이 지금 MB를 공격하고 있다. 당에 못질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친이 김학용 의원은 "3인의 사퇴에 대해 '새끼들 또 사퇴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제가 그랬다는 게 아니라 우리 지역에서 그런 말이 나온다고요"라고 남경필, 원희룡, 유승민 최고위원에게 세간의 말을 전하는 형식을 빌어 욕설까지 퍼부었다. 김 의원의 욕설에 의총장에 있던 다수 의원들이 히죽히죽 웃었다.
의총 분위기가 홍준표 재신임으로 흘러가자 의석에선 "이제 표결하자"는 얘기가 나왔고 급기야 황우여 원내대표가 표결을 하러하자, 원희룡, 김성식 의원이 "이걸 표결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의총장을 박차고 나왔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의총 마지막 발언을 통해 "홍 대표와 제가 내년 4월 총선까지 가겠다는 것이 아니다. 예산국회도 해야 하고 당 쇄신의 기틀을 잡아놓고 나가도 나가야 하지, 그냥 무턱대고 나가라고 하면 무책임한 것 아니냐"라며 "누군가는 이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야하지 않겠냐"고 의원들에게 읍소했고, 대다수 의원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최고위원 3명의 사퇴로 홍준표 지도부는 사실상 반쪽 마비 상태에 빠지고, 한나라당이 공중분해 직전의 위기 상황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전 대표가 사실상 홍 대표 체제를 묵인하면서 최근의 상황에 대해 너무나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확산되는 등 앞으로 파문은 계속 일파만파로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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