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호 회장, '커닝 페이퍼' 보다가 들통
앵무새처럼 충실하게 '연출된 답변'만 해
이날 밤 노동월간지 <참여와 혁신>은 조 회장이 들고 있던 청문회 대비 문건을 찍는 데 성공했다.
문건의 소제목은 <청문위원들의 공격적 질의에 대비한 답변 키워드(스토리 형식)>였다.
문건은 우선 답변속도와 관련, "눈을 감았다 뜨고 심호흡 등 답변속도 조절(템포를 줄일 것), 인내력의 싸움임"이라고 적시했다.
화법과 관련해선 "지루할 정도로 느리고 다소 어눌하게, 호소하는 어투로 답변"하라고 지침을 줬고, "의원 질문후 답변시 시간 간격을 둘 것(즉답 지양, 뜸을 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얼굴 표정과 관련해선 "똑똑하고 날카로운 인상 지양, 겸손한 자세"를 지시했다. 부정 표현에도 "(정중하게) 아닙니다, 예’ 등의 즉답을 지양하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아무래도 저희 회사가 제일 고통스러움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호소하라고 지침을 줬다.
53일간 해외체류를 했다면서 7월 중 2주간 숨어 있었던 것에 대해선 "이번 출장은 선주와 약속된 예정된 일정이며, 수주활동을 위해 불가피한 출국"이라고 답하라고 했다.
국회 경시 비판에 대해선 "본의 아니게 불필요한 오해와 심려를 끼친 점을 사과하나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님"이라고 발뺌하라고 적시했다.
실제로 조 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앵무새처럼 문건에 충실한 '연출된 답변'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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