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여성비하 발언' 뒤늦게 사과
"분칠이나 하고 화장이나 하는 사람은 뽑아서 안돼"
발단은 홍 후보가 지난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전당대회에 나오는 분들은 모두가 전사가 될 각오로 해야지, 거울 보고 분칠이나 하고 화장이나 하는 최고위원은 이번 전대에서 뽑아서는 안된다"며 노골적으로 나경원 후보를 겨냥하면서 시작됐다.
나 후보는 이에 29일 MBC 주최 후보토론회에서 홍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홍 후보는 "저도 화장하고 나왔다"며 "그 얘기는 여성이 문제가 아니라 스타일리스트 당 대표는 안된다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자 권영세 후보는 30일 MBN 주최 후보토론회에서 "나경원 후보가 어제 홍 후보의 해명에 대해 크게 분개 안하는 걸 보고 여성의식이 충분치 않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나 후보의 미온적 대응을 꼬집자, 나 후보는 "홍준표 후보가 어제 참 어이없는 답변을 해서 일부러 분개하지 않았다. 사실은 사과요구도 하려고 했는데 한번 참았다. 홍준표 후보가 그런 궁색한 답변을 한 게 스스로 반성한 거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그러자 "어제도 답변했지만 오늘 저도 거울 보고 화장하고 나왔다. 제 뜻은 스타일리스트는 안된다는 뜻이었다. 나경원 후보가 안된다는 뜻이 아니었다"며 "오해를 했다면 제가 정중히 사과말씀을 드린다"며 나 후보의 반발을 '오해'에 따른 것으로 일축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더이상 못참겠다는듯, "자꾸 홍준표 후보가 '오늘도 분칠했다' 하면서 궁색한 변명을 하는데 그 답변이 정말 궁색하다"며 "그 문맥을 읽어보면 당연히 여성 후보인 저를 지칭한 거고, 한나라당의 고질적 문제가 남성위주 정당으로 여성비하가 항상 문제되어 오지 않았나? 솔직하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발언을 하지 말라. 이후 토를 달지 말고 사과하라"고 경고했다.
홍 후보는 그러자 얼굴이 순간 굳어지며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권영세 후보는 그러나 "홍 후보는 스타일리스트를 비판한다고 해 놓고 왜 하필 여성을 예로 들면서 하는지 홍 후보의 생각이 심히 걱정스럽다"고 질타했고, 유승민 후보도 "홍 후보의 발언이 나경원 후보를 보고 얼굴에 화장하는 거 가지고 말했는데, 이건 솔직히 박근혜라는 여성 대선 후보가 있기에 이런 말이 나온 것 아니냐"고 비판에 가세했다.
홍 후보는 타 후보들의 집중 포격에 당황해하며 "제가 시골출신이라 꾸밈없이 이야기하다 보니까 복선을 깔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다소 오해받고 직설적이라는 얘기도 듣고 하는데 앞으로 당 대표가 되면 직설적인 표현은 가능한 한 피하겠다. 부드러운 용어를 사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