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독일교민 "반MB시위 막으려는 위협 있었다"
"MB팬클럽이 유럽순방 따라올 정도로 열성적인가요?"
'목로주점'이란 아이디를 사용하면서 이번 베를린 시위를 주도했던 가정주부인 독일교민은 11일(현지시간) 독일교민 사이트인 <베를린리포트>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 9일 베를린 시위를 주도하게 된 경위를 상세히 공개한 뒤, "그런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겼다"며 시위 전날인 8일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일요일 오후 <베를린리포트>에 누군가가 '월요일 반4대강,반원전 집회는 불법집회이니 거기에 참여하는 유학생은 앞으로 유학생활이 평탄치 못할 것'이라는 모호한 협박성 글이 올라온 것"이라며 "아이피 주소로 보아 한국에서 쓴 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더 나아가 "(내가 다니는) 성당으로 대사관에서 전화가 왔다고 한다"며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신청양식을 보았다면 분명 내 전화번호와 실명과 집주소를 안다는 뜻인데 왜 내게 연락을 취하지 않고 내가 소속된 교회에 전화를 걸어 너희 성당이 반이명박 데모하느냐. 신부님 주관이냐라는 식으로 물으며 은근히 돌려서 꼬투리를 잡으려고 했냐는 것이다. 신부님은 마침 휴가 중에라 베를린에 계시지도 않는데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대사관의 상식 이하 수준에 정말 울화가 미친다"고 대사관을 비난했다.
한편 <베를린리포트>에는 지난 9일 시위현장에서 독일경찰에 의해 쫓겨난 괴한들은 독일교민과 관광객들이었다는 청와대 해명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시위참가자들의 글들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진달래'라는 ID를 쓰는 교민은 11일 "제 독일인 친구가 내내 이들이 탄 검은 승합차를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이상해서요. 이명박 대통령이 벨뷔성 건물을 나서기 전까지, 이들은 차 안에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라며 "이들의 신분을 알 수는 없지만, 시위 정보를 미리 알고 이를 방해하기 위하여(정확히 말하면, 시위대의 모습을 차단하기 위하여), 준비하고 기다린 것만은 확실합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리고 집회가 허가된 선을 넘어서 기습적으로 뛰어 들었기에, 당황한 독일 경찰들에게 제지를 당한 것입니다. 이까지가 제가 아는 팩트"라며 "동원된 정부 관계자인지, 이명박 팬클럽인지는 아쉽게도 확인을 못했네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청와대의 해명은 베를린 거주 한인 3명, 한국에서 건너온 한인 6명이란 소리로 볼 수 있는데, 제 소견으론 정부, 대사관과 분명 관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주장한 뒤, "자발적인 이명박 팬클럽이 한국에서 유럽순방에 따라 나설 정도로 열성적인가요?"라고 비꼬았다.
'bsider'라는 아이디를 쓰는 교민도 "저도 그분들 신분이 궁금하긴 하더군요.전 조금 늦게 도착해서 함께 하는데 집중하느라, 검은 승합차를 보진 못했는데요. 도착할 때 시위대 왼편에 무리를 져서 서서는 도착하는 사람들을 똑바로 째려보는 검은 정장 남성들과 눈마주쳤습니다. 물론 저도 째려봐 줬고요"라며 "그 사람들 독일 경찰들에 의해 해체될 때 그 중 한사람은 시위대를 향해 고의적으로 사진 한 장 촬영하고 돌아가더군요. 위협이 될만한 일도 아닌데, 모르는 사람들을 향해 위협하는 비겁한 행동이었죠"라고 증언했다.
다음은 독일교민이 올린 글 전문.
목로주점
5월 9일 이명박 대통령의 방독을 맞아 독일 대통령궁 앞에서 한국의 환경문제를 제기하는 시위를 가졌다.
나같이 집에서 애만 키우는 아줌마가 시위같은 곳이 나가본 일도 없고 시사문제에 둔감함 편이지만 한국의 4대강 문제는 계속 터져나오는 사고와 문제점들로 인해 알면 알수록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만 굳히게 될 뿐이었다.
그러던 중 우리나라 대통령이 '녹색성장'을 주제로 방독을 한다는 말에 시위를 하기로 작정하였다. 여러 단체의 홈페이지 연락처만 가지고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이메일을 마구 돌리며 시위를 하겠으니 동참해 달라고 연락을 취했다. 그러자 대답이 하나 돌아왔다.
"대통령궁 앞이나 총리공관 앞 같은 곳은 시위 금지일 걸?"
독일에 살면서 배운 것이 하나있다. 모르는 것은 담당관에게 직접 물어야한다는 것이다. 독일 경찰서로 전화를 걸었다.
"저기 옥외집회를 하려는 데요, 먼저 신고를 해야한다고 해서요."
"경찰 홈페이지 상단의 단추를 누르면 옥외집회 신청에 대한 안내가 뜹니다. 그걸 보고 거기서 양식을 받아 신고자의 신상을 적어넣고 인터넷으로 신청을 하시면 되요."
"아 예, 그렇군요. 그런데 한가지 질문이 있어요. 제가 대통령궁 앞에서 시위하려고 하거든요. 사실 제가 한국사람인데 한국 대통령이 곧 방독하여 독일 대통령과 만나요. 그 때 시위를 하려고요. 그게 가능할까요?"
"대통령궁 앞이라도 시위는 원칙적으로 가능합니다. 만약 행사나 어떤 이유에 금지 구간이 생기면 거기서 20m정도 떨어져서 하는 방법도 있지요."
아, 친절하신 독일 경찰양반.
독일 경찰 홈페이지를 자세히 읽었다. 시위 48시간 전까지 신고를 마쳐야한다고 했다. 금요일 새벽 집의 컴퓨터로 일단 시위 신고부터 마쳤다. 독일 경찰이 찾아 읽고 확인해 주어야 대외홍보를 할 수 있으니 더이상 지체할 수가 없었다.
뭐든지 굼뜬 독일에서 왠일로 집회신청에 확답은 즉각 돌아왔다. 급히 여기저기 공지하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아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그런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겼다. 일요일 오후 베를린리포트에 누군가가 월요일 반4대강,반원전 집회는 불법집회이니 거기에 참여하는 유학생은 앞으로 유학생활이 평탄치 못할 것이라는 모호한 협박성 글이 올라온 것이다. 아이피 주소로 보아 한국에서 쓴 글인데 그 글이 주장하는 바는 이 집회신고자가 불분명하다는 것이었다.
정말 웃기는 일이었다. 집회신고 양식에는 분명히 내 실명을 적었고 우리집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어넣었다. '소속'에는 내가 다니는 교회의 이름을 기입하였는데 이유는 내가 신앙생활 외에는 그 어떤 대외활동도 안하고 있으며 운동도 안하고 취미생활도 없어 한인단체이건 독일단체이건 그 어떤 단체에도 적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베를린리포트'라는 인터넷 사이트 회원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신청양식에 내 소속을 '베를린리포트'라고 적어 넣을 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소속된 곳은 우리집 외에는 베를린 한인 천주교회가 유일한 곳이다.
성당으로 대사관에서 전화가 왔다고 한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어떻게 내가 우리집 컴으로 독일 경찰서 홈페이지에 직접 기입해 놓은 내용을 알았을까? 당시 우리집 프린터기가 말썽을 부려 나도 확인서를 인쇄해 놓지 못했고 그 컴퓨터 화면의 그 신청서를 본 사람은 나 말고는 아무도 없는데.
독일경찰은 자국에 신고된 집회예정은 타국의 대사관에서 문의하면 무조건 다 열람시켜주나? 내가 한국국적의 한국사람이긴 하지만 대사관에서는 신청한 사람이 한국인인지 독일인인지 열람하기 전에는 모르는 상태인데 더떻게 독일 경찰에 그 어떤 집회의 집회신청서를 열람시켜 달라고 요구하였을까?
내가 한국 국적자이니 망정이지 만에 하나 내가 국적을 독일로 변경된 상태였다면, 이 경우 독일 경찰은 자국의 국민에 대한 사적정보를 외국기관에 넘긴 것이 되는 것 아닐까? 대한민국 정부에서 설마 해킹을 하였을리야 없고 직접 독일 경찰에게 시위신청서를 보여달라고 하면 이런 경우 독일 경찰은 무조건 타국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하는 것일까? 내가 국제법을 잘 모르지만 어쩐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신청양식을 보았다면 분명 내 전화번호와 실명과 집주소를 안다는 뜻인데 왜 내게 연락을 취하지 않고 내가 소속된 교회에 전화를 걸어 너희 성당이 반이명박 데모하느냐. 신부님 주관이냐라는 식으로 물으며 은근히 돌려서 꼬투리를 잡으려고 했냐는 것이다. 신부님은 마침 휴가 중에라 베를린에 계시지도 않는데 이런식으로 대응하는 대사관의 상식 이하 수준에 정말 울화가 미친다.
마지막으로 웃기는 짜장이 한국에서 앉아서 독일 교민 사이트인 '베리'에 올린 글인데 독일에 있는 대사관과 분명히 연이 닿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직접 찾지않고 베를린리포트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불법집회' 운운하며 올린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였다. 국가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국민이 낸 세금으로 녹을 받아 먹고 살텐데 할 짓이 그리도 없을까?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언제까지 국가기관이라면 무조건 두려워하고 살아야 하나.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