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자물가 4.5% 폭등, 3월은 더 '아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급확산, 외국인 이탈로 물가 더 급등
이는 1월의 4.1%보다도 0.4%포인트나 높은 수치이자, 세계금융위기로 물가가 최악으로 폭등했던 2008년 12월의 4.5% 이후 2년2개월만에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더욱이 중동혁명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연일 폭등하고 있어 3월 물가는 더 폭등할 것으로 우려돼, 물가대란이 전방위로 한국경제를 강타하는 양상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5% 상승하고 전월 대비로는 0.7%가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사상 최고치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2월 2.7% 이후 8월까지 2%대를 유지하다가 그 해 9월 3.6%, 10월 4.1%, 11월 3.3%, 12월 3.5%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가 지난 1월 4.1%를 기록해 4%을 뛰어넘은 데 이어 2월에는 4.5%까지 오르기에 이르렀다.
물가 폭등 주범은 국제유가와 신선식품이었다.
우선 중동혁명 여파로 석유류는 12.8%나 치솟았다. 등유(19.3%), 경유(14.6%), 휘발유(11.1%)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생선ㆍ채소ㆍ과실류 등 신선식품지수는 기상이변과 구제역 여파로 무려 25.2%나 폭등하며 작년 6월 이후 9개월 연속 두 자리 수 상승세를 보였다. 전달에 비해서는 0.8%가 올랐다. 특히 배추(49.6%), 파(89.7%), 마늘(78.1%), 고등어(44.6%), 돼지고기(35.1%)의 상승률이 높았다.
식료품 등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5.2% 올라 2008년 9월(5.5%)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에 비해서는 0.9% 상승했다.
농산물ㆍ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작년 동월 대비 3.1% 올라 2009년 8월(3.1%)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에 비해서도 0.7% 올랐다.
서비스 부문은 2.5% 오른 가운데 공공서비스가 1.2%, 개인서비스와 집세가 각각 3.0%, 2.7%의 상승률을 보였다. 개인 서비스 중 외식 물가는 3.5% 올랐다.
문제는 3월 이후 상황이 더 아찔하다는 데 있다. 중동혁명이 확산되면서 국제유가는 연일 급등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한국경제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외국인이 한국증시에서 빠져나가면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해 물가 불안을 이중으로 부채질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통화당국은 가계부채 부실화를 우려해 금리 인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오는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옆 나라 중국은 물가와의 전쟁을 선언한 뒤 금리 인상과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맞서고 있으나, MB정부는 기업들에 대한 찍어누르기로 물가에 대응하고 있을 뿐이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면서 경제계 일각에서는 MB 정부의 '3% 물가, 5% 성장' 목표는 이미 물 건너갔으며, 도리어 성장률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은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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