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재오, 미국이 부패한 나라냐"
"한나라 친이계 30~40명밖에 개헌에 관심 없어"
국회의장 직속기구인 헌법연구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 전 수석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개헌이 이뤄져야 할 것 같으면 일반 국민들이 개헌에 대한 관심이 증대 돼야 되는데, 일반 국민들은 별로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 전 수석은 이어 "87년 개헌 때는 일반 국민의 열망이 직선제 개헌을 해야 되겠다고 하는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뽑겠다는 그런 열망으로 인해서 개헌이 이뤄진 건데, 현재 상황에서는 헌법이 잘못돼서 국가 운영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가 보기에는 헌법상에는 국가 운영에 별로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 나아가 이재오 특임장관을 정조준, "내각제를 하는 나라가 선진국이고 대통령제를 하는 나라는 마치 부패한 나라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사람도 있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보면 대통령제를 가장 잘하는 나라가 지금 미국인데, 미국이 부패한 나라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그리고 내각제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깨끗한 나라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 대통령 등 친이계의 개헌 드라이브 속내에 대해서도 "현재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보면 무슨 계파끼리 단합을 하기 위한 하나의 모습도 보이는 것 같고, 여러 가지 현안 문제를 갖다가 조금 덮기 위한 수단으로 개헌을 시도한다고 의심도 받을 수 있고, 그런 등등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나 이렇게 본다"고 힐난했다.
그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응과 관련해서도 "내가 보기에 소수 30~40명을 제외한 사람들의 경우를 볼 것 같으면, 자기의 내년도 선거와 관련된 경우가 가장 관심이 클 것"이라며 "지금 민심의 동향이 물가 문제라든지 우리나라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종 문제들이 도출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볼 것 같으면 개헌 논의를 가지고 왈가왈부할 시기인가 하는 이렇게 판단을 하는 의원들이 더 많을 것"이라며 대다수 의원들은 개헌에 부정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개헌 적기(適期)에 대해선 "여태까지 선거 때 볼 것 같으면 대권 주자들이 개헌을 약속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 그러다 임기 말쯤 될 것 같으면 어떠한 정치적인 의도에서인지 모르지만 개헌을 해야 되겠다고 얘기를 한다"며 "대통령 임기가 끝날 무렵에 일반 국민들이 저 대통령은 사실은 한번쯤 더 했으면 좋겠는데, 헌법 때문에 저게 안 되는구나, 하는 이런 분위기가 조성될 때 개헌을 하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지금 우리나라 헌법은 국회에 2/3의 의결을 거치더라도 국민투표에 참여해서 과반수 찬성을 하지 않을 것 같으면 개헌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국민이 관심을 갖지 않는 개헌이라는 것은 최근에 선거의 추세로 봤을 때 과반수 투표를 어려울지도 모른다"며 "그렇게 될 것 같으면 정치적인 혼란만 나오는 거지. 실질적인 아무 득이 없다. 그러니까 괜히 우리 현재의 실정에서 쓸데없는 정력을 갖다가 그런 데 집중해서 낭비할 시기는 아니다"라며 이 대통령이 민생에나 치중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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