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영남일보> "경북 곳곳 핏물 넘치고 악취 진동"
"날이 따뜻해지면 상황 더욱 심각해질 것"
경북도에 따르면 4일 현재 도내 1천822농가에서 사육 중이던 한우와 돼지 등 24만9천여마리의 우제류가 살처분됐다. 전국에서 도살된 80여만마리 가운데 30%가 경북에서 살처분 매몰된 셈이다.
살처분된 우제류는 14개 시·군 780여개 매몰지에 묻혔다. 문제는 우제류가 묻힌 매립지에서 침출수가 도로나 인근으로 흘러나오는 바람에 주민들이 악취와 토양·수질오염에 시달리는 등 2차 감염이 우려되는 것.
5일 <영남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9일 안동시 와룡면 서현양돈단지에서 처음 발생된 구제역으로 안동에서만 소·돼지·염소 등 우제류 14만여마리가 살처분되고, 인근 임야와 농지 598개소에 매몰됐다. 그러나 매립된 우제류가 급속도로 부패되면서 침출수가 가스배출구를 타고 넘쳐 2차 감염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매립지 598개소 가운데 와룡면 등 20여개소 주변에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매몰지 인근 주민들은 "가축이 부패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은 겨울인 데도 침출수에서 악취가 심하다. 날이 따뜻해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청송군에서는 진보면 이촌리에 168마리, 파천면 송강리에 308마리 등 모두 476마리가 매몰됐다. 영양군에서도 4개 지역에서 구제역에 감염된 한우·염소 등 602마리가 축사 주변 밭에 묻혔다. 주민들은 매몰지역이 상수도와는 상관없지만, 무더운 여름철에는 오염이 우려된다며 정부 차원의 철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매몰지에서의 악취는 영천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25일 돼지 2천400여마리가 묻힌 영천시 고경면 매몰지에서 이틀만에 침출수가 새어나왔다.
지난달 27일부터 매몰된 돼지에게서 흘러나온 핏물이 인근 도로 50m와 도랑에 흘러들면서 악취가 진동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가로 5m, 세로 25m 크기의 구덩이에 돼지 2천400마리를 한꺼번에 묻으면서 침출수가 흘러나온 것으로 보고, 우선 저류조를 만들어 처리하고 있다.
또 돼지 2천399마리가 살처분된 청통면 매몰 현장에서도 매몰 3일만에 인근 주민들이 심한 악취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침출수 유출을 막기 위한 보강작업과 함께,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상수도를 설치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상태라면 2차 오염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구제역보다 피해 규모가 작았던 지난해 1월 경기도 포천의 경우 환경부가 매몰지 주변의 지하수 수질을 조사한 결과, 14곳 모두에서 유아빈혈을 일으키는 질산성질소와 일반 세균 등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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