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MB정권에서 잘 나가는 인사, 충성맹세했었다"
"MB 청와대와 방송의 관계 눈에 선해, 정말 큰일"
양정철씨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청와대는 방송의 '쪼인트'를 이렇게 깠다>라는 글을 통해 "2006년 어느 날 풍경이 떠오릅니다. 모 방송사 사장 선임을 앞둔 시기였습니다"라며 "한 사장 후보가 저를 만나자고 집요하게,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연락이 왔습니다. 해당 방송사 출신이지만 한나라당과 연관성이 깊고, 누가 봐도 아주 보수적 성향의 인사였습니다. 무엇보다, 청와대가 인사에 끼어들기 어려운 상황인데 만나자고 하니, 만날 이유가 없어 피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위계를 써서 제가 참석한 저녁 모임에 엉뚱하게 나타나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피하기 힘든 경로를 통해 어쩔 수 없이 만났을 때 그가 던진 말은 충격이었습니다"라며 "'현재 사장이 방송을 장악 못해 비판적 보도가 많다, 확실히 장악해서 대통령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게 하겠다, 임기 말인데 (방송장악이) 중요한 문제 아니냐, 거기엔 내가 적격이다, 특히 노조 하나는 확실히 장악해서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 그럴 사람은 나 밖에 없다, 나를 밀어 달라, 난 한나라당 사람이 아니다, 믿고 도와달라', 이런 얘기였습니다. 사실상의 충성맹세이자 은밀한 다짐을 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사장 선임 결정권을 가진 분들은 이사회 이사들이니 그 분들 만나 (선거운동) 잘해 보시라'고 돌려보냈지만, 씁쓸했습니다. 방송에 대한 시각이 섬뜩했습니다"라며 "그 분이 이 정권에서 아주 잘 나가고 있고, 그 분의 명예가 있으니 누구인지 밝히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해 충성맹세를 한 인물이 MB정권의 요직에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 얘기를 소개드리는 이유는, 참여정부 청와대에도 그런 인사들이 줄을 댔는데 방송장악에 노골적인 이 정권 아래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지 한 번 짐작해 보시라는 뜻"이라며 "어쨌든 이명박 청와대와 방송의 관계가 눈에 선합니다. 정말 큰일입니다"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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