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저지", '승려 3300인 시국선언'
7.17 서울광장 대집회 앞두고 전국 조직화 작업 착수
30일 4대강생명살림불교연대에 따르면, 불교연대는 오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승려 3300인 시국선언’과 ‘불자 1만인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약 1만3천명인 조계종 스님 중 3천300명이 시국선언에 동참하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특히 '승려 3300인 선언'은 앞서 천주교 사교·수도사의 '5005인 선언'에 버금가는 것으로, 불교계가 조직적으로 4대강사업 저지에 나섰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어서, 4대강사업 밀어붙이기를 하고 있는 정부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 형국이다.
불교매체 <불교포커스>에 따르면, 스님들은 ‘문수스님 소신공양을 추모하는 승려 3300인 선언문’을 통해 “무지한 국가지도자들에게 생명과 평화의 가치관을 조금이나마 심어주지 못한 우리의 무능력을 머리 숙여 참회한다”며 “이 땅에 생명평화의 전기가 마련될 때까지 정진하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다. 또한 “우리 불교도들은 생명평화를 짓밟는 현재의 4대강 개발방식에 단호히 반대하며, 자연을 수탈하는 무분별한 개발정책의 근절을 위해 국민과 함께 노력해 가겠다”고 다짐할 계획이다.
불자 1만명이 참여할 ‘문수스님 소신공양 불교도 1만인 선언문’을 통해서는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은 자신의 육신을 던져 더 많은 생명을 구하고자 한 대자비심의 발로”라며 “스님의 항거로 우리 안의 무지와 자연에 대한 무관심을 참회한다”고 밝힌다. 또한 “우리 불교도들은 문수스님의 유지를 깊이 새겨 4대강에서 반생명적 파괴행위가 중단되고 생명 있는 모든 것들에게 평화가 올 때까지 불퇴전의 자세로 정진해 나가겠다”며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중 한 곳을 시범시행하고 그 영향을 면밀히 평가해 사업을 추진하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재야 승가단체인 실천불교전국승가회(대표 퇴휴)는 30일 오후 조계사 문수스님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명을 통해 “4대강개발사업은 건국 이래 최악의 국책사업”이라며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의 심판이 내려졌음에도 현 정부가 사업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국민의 의사를 대변할 생각이 없다는 반증”이라고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이는 수행자의 양심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권력의 오만과 무지”라며 “우리는 절차탁마의 각오로 스스로를 경책하며 본연의 모습을 찾고자 노력하겠다”며 4대강사업 저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들은 7월 8일로 예정된 '승려 3300인 시국선언'을 적극적으로 조직하기로 하고, 전국 본말사와 선원을 방문해 4대강 사업의 실상을 알려 나갈 계획이다. 이들은 또한 불교단체를 중심으로 구성된 현재의 4대강생명살림불교연대를 확대ㆍ재편해 사찰은 물론 시민사회진영, 타종교까지 포함하는 상설기구로 만들어 4대강사업을 적극 저지키로 했다.
불교계는 7월17일 저녁 7시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국민추모문화제를 열고, 18일 오전 11시에는 조계사에서 문수스님 49재 막재를 봉행할 예정이다. 국민추모문화제에는 스님과 불자들뿐 아니라 야당들과 시민단체들도 대규모 참석할 예정이어서 정부를 긴장케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조계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을 예방해 2기 취임인사를 하던 과정에 자승스님은 7월17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문수스님의 국민추모제'에 대한 서울시의 협조를 요청했으며, 오세훈 시장은 "아직 실무진으로부터 보고를 받지 못했다"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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