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정상들 "미국 투기세력과의 전쟁 돌입"
메르켈 "반드시 승리하겠다", 헤지펀드의 유로 공격으로 판단
유럽의 중심축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7일 미국계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주가와 유로가 연일 폭락하는 배경에 헤지펀드 등 미국계 투기세력 및 이들과 결탁한 미국계 신용평가사들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행한 강연에서 시장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그는 "이번 싸움은 정치가와 시장의 전쟁"이라며 "나와 나의 동료들은 단호히 이번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럽연합(EU)의 헤르만 판롬파위 대통령도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상황은 그리스와 다르다"고 강조하면서 "시장에서는 근거없는 소문에 기초한 대단히 불합리한 움직임이 있다"며 시장 투기세력을 비판했다.
이들은 현재 유럽을 공격중인 투기세력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으나, 월가의 헤지펀드 등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게 지배적 평가다.
이는 이번 2차 유럽 재정위기에 앞서 월가의 헤지펀드들이 비밀회동을 갖고 유로를 공격하기로 했다는 보도들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뉴욕타임스(NYT)> 등은 지난 2월말 소로스를 필두로 한 헤지펀드들이 일제히 유로 폭락 및 그리스 파산에 배팅을 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해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의 보도에 따르면, 소로스가 이끄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SAC 캐피털 어드바이저스를 포함한 대형 헤지펀드 관계자들은 지난 2월초 맨해튼의 모처에서 은밀한 '아이디어 디너(Idea dinner)'회동을 갖고 유로화에 대한 논의를 했다. 당시 회동에서 일부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유로 가치가 달러와 비슷한 수준까지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또한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 등이 그리스의 부도 가능성이 큰 쪽에 돈을 거는 방식으로 파생금융상품인 국채신용부도스와프(CDS)에 투자해 그리스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헤지펀드들의 주무기인 파생금융상품은 90%가 환 관련 상품이다. 따라서 자신들의 유로대로 유로를 폭락시킬 수 있을 경우 이들은 천문학적 떼돈을 거머쥘 수 있어, 이들 보도는 커다란 국제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그로부터 불과 두달 뒤 실제로 그리스 등 남유럽 재정위기가 재연되고 유로가 연일 폭락하자, 메르켈 총리 등 유럽정상들이 월가 헤지펀드와 투자은행의 공격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하는 것도 당연하다. 유럽은 앞서 지난 1992~1993년에 소로스 등 헤지펀드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아 천문학적 국고손실을 경험한 바 있어, 이들에 대한 적개심이 더욱 크다.
유럽 정상들은 미국계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월가 투기세력과 결탁해 위기를 촉발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도 갖고, 이들에 대한 규제강화를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같은 의혹은 신용평가사 연봉이 대단히 박한 까닭에 신용평가사 직원들의 평소 꿈은 고연봉의 헤지펀드나 투자은행으로의 이직이며, 이는 양자간 유착의 토대가 되고 있다는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자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EU 집행위원장과 EU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신용평가사들의 영향력을 억제할 필요성이 있다"며 신용평가사의 정부부채 평가 방식과 이들 신용평가사가 발표한 신용등급 이용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요청했다.
이는 최근의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S&P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떨어트리고 포르투갈-스페인의 신용등급을 낮춘 데 이어 무디스도 같은 경고를 하고 나선 후 폭발적으로 재연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EU는 이들 미국계 신용평가사들을 EU 증권당국이 감독하는 동시에, 미국계 신용평가사에 필적할 유럽계 신용평가사 설립 방안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메르켈과 사르코지는 앞서 6일 <르몽드> 공동기고문을 통해서도 "유로존의 그리스 지원 방안이 발표되기 직전에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 국제 금융시장에 충격을 안겨준 국제신용평가사들의 역할을 점검해야 한다"며 유럽각국의 규제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유럽이 일제히 월가와의 전면전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향후 유럽과 미국간 갈등이 심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현재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에 대해선 강도높은 규제를 추진중이나, 규제대상에서 헤지펀드나 신용평가사는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럽과 미국간 갈등까지 겹칠 경우 향후 국제금융시장에서의 혼란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도 낳고 있다. 일각에선 오는 11월 서울에서 예정된 G20 정상회담에서 양진영이 충돌하면서 아무런 성과도 도출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까지 벌써 나오고 있다. 위기는 날로 심화되고 있으나, 위기를 해결할 국제적 리더십은 날로 약화되고 있는 게 현재의 글로벌 마켓 풍광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행한 강연에서 시장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그는 "이번 싸움은 정치가와 시장의 전쟁"이라며 "나와 나의 동료들은 단호히 이번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럽연합(EU)의 헤르만 판롬파위 대통령도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상황은 그리스와 다르다"고 강조하면서 "시장에서는 근거없는 소문에 기초한 대단히 불합리한 움직임이 있다"며 시장 투기세력을 비판했다.
이들은 현재 유럽을 공격중인 투기세력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으나, 월가의 헤지펀드 등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게 지배적 평가다.
이는 이번 2차 유럽 재정위기에 앞서 월가의 헤지펀드들이 비밀회동을 갖고 유로를 공격하기로 했다는 보도들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뉴욕타임스(NYT)> 등은 지난 2월말 소로스를 필두로 한 헤지펀드들이 일제히 유로 폭락 및 그리스 파산에 배팅을 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해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의 보도에 따르면, 소로스가 이끄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SAC 캐피털 어드바이저스를 포함한 대형 헤지펀드 관계자들은 지난 2월초 맨해튼의 모처에서 은밀한 '아이디어 디너(Idea dinner)'회동을 갖고 유로화에 대한 논의를 했다. 당시 회동에서 일부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유로 가치가 달러와 비슷한 수준까지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또한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 등이 그리스의 부도 가능성이 큰 쪽에 돈을 거는 방식으로 파생금융상품인 국채신용부도스와프(CDS)에 투자해 그리스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헤지펀드들의 주무기인 파생금융상품은 90%가 환 관련 상품이다. 따라서 자신들의 유로대로 유로를 폭락시킬 수 있을 경우 이들은 천문학적 떼돈을 거머쥘 수 있어, 이들 보도는 커다란 국제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그로부터 불과 두달 뒤 실제로 그리스 등 남유럽 재정위기가 재연되고 유로가 연일 폭락하자, 메르켈 총리 등 유럽정상들이 월가 헤지펀드와 투자은행의 공격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하는 것도 당연하다. 유럽은 앞서 지난 1992~1993년에 소로스 등 헤지펀드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아 천문학적 국고손실을 경험한 바 있어, 이들에 대한 적개심이 더욱 크다.
유럽 정상들은 미국계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월가 투기세력과 결탁해 위기를 촉발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도 갖고, 이들에 대한 규제강화를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같은 의혹은 신용평가사 연봉이 대단히 박한 까닭에 신용평가사 직원들의 평소 꿈은 고연봉의 헤지펀드나 투자은행으로의 이직이며, 이는 양자간 유착의 토대가 되고 있다는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자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EU 집행위원장과 EU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신용평가사들의 영향력을 억제할 필요성이 있다"며 신용평가사의 정부부채 평가 방식과 이들 신용평가사가 발표한 신용등급 이용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요청했다.
이는 최근의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S&P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떨어트리고 포르투갈-스페인의 신용등급을 낮춘 데 이어 무디스도 같은 경고를 하고 나선 후 폭발적으로 재연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EU는 이들 미국계 신용평가사들을 EU 증권당국이 감독하는 동시에, 미국계 신용평가사에 필적할 유럽계 신용평가사 설립 방안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메르켈과 사르코지는 앞서 6일 <르몽드> 공동기고문을 통해서도 "유로존의 그리스 지원 방안이 발표되기 직전에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 국제 금융시장에 충격을 안겨준 국제신용평가사들의 역할을 점검해야 한다"며 유럽각국의 규제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유럽이 일제히 월가와의 전면전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향후 유럽과 미국간 갈등이 심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현재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에 대해선 강도높은 규제를 추진중이나, 규제대상에서 헤지펀드나 신용평가사는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럽과 미국간 갈등까지 겹칠 경우 향후 국제금융시장에서의 혼란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도 낳고 있다. 일각에선 오는 11월 서울에서 예정된 G20 정상회담에서 양진영이 충돌하면서 아무런 성과도 도출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까지 벌써 나오고 있다. 위기는 날로 심화되고 있으나, 위기를 해결할 국제적 리더십은 날로 약화되고 있는 게 현재의 글로벌 마켓 풍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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