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발언' 일파만파, 여성기자들-여성계 격분
네티즌들 "최시중, 서민들의 하루하루는 고통의 연속이거늘"
20일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한국여기자협회는 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일선 여기자들의 강한 불만을 수렴해 22일 회장단 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키로 결정했다. 이 자리에서는 유감과 비판의 내용이 담긴 성명 발표와 앞으로의 대응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유인경 여기자협회 감사(경향신문 선임기자)는 "최 위원장의 발언은 여러 여건으로 인해 출산을 미루는 여기자뿐만 아니라 같은 고민을 겪고 있는 여성 직장인들을 죄인 취급한 것"이라며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여성 직장인들이 국가적 재앙(저출산)의 원인인 것처럼 표현한 것은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데 협회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유 감사는 또 "여성상에 대해 자연인으로서 개인적 의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여기자들이 모여있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것도 따님의 사례를 모범사례인 것처럼 언급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며 "국민 정신을 좌우하는 방송과 통신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분의 발언이라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도 이날 “그럼 기자들이 일 그만두고 집에 가서 애나 낳으라는 것이냐”며 “대꾸할 가치도 없는 황당한 발언”이라며 “최시중 위원장의 발언은 상식에 비춰 봐도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사회에 맞지 않는다”며 “방송계를 이끄는 방송통신위원장의 기본 자격도 갖추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하며 여성계의 적극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는 “여기자는 일과 가정을 함께 맡고 있는 이들로 이들에게 애나 낳으라는 것은 상식적인 의식도 없는 것”이라며 “이는 언론계에서 일하는 여성 기자들을 무시한 발언으로 당사자들과 여성계는 듣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에게 집에 가서 애 낳으라고 한다고 출산율이 높아질 것 같으냐”고 반문한 뒤, “경제 활동 참가율과 여성 고용율이 높은 나라의 출산율이 높다는 통계자료는 이미 나와있다. 최 위원장은 이런 세계적 흐름도 읽지 못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밖에 다음 아고라에도 최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이 메인으로 올라오는 등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비판여론이 급속 확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최 위원장님...현재 대한민국 경제에 불어닥친 한파로 인하여 중산층은 몰락하고 서민들의 생활은 더욱 피폐해지면서 하루하루가 그저 고통일 수 밖에 없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혹시 알고 계시는지요?"라며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가정에서 할 일도 많은 가운데 대형마트로 일반 가게로 조그마한 공장으로 그저 일거리가 있는 곳이라면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는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계시는지요? 또 그렇게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와 잠시의 쉴틈도 없이 밀린 집안일들을 헤치우거나 얘들 뒤치닥거리를 하며 인생이란 것이 이렇게 힘들구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계십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아울러 지금의 저출산 문제는 단순히 애를 낳지 않으려는 풍토라 하기보다는 그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기 위한 환경이 적절치 않아 그런 것이 아닐까요? 솔직히 평범한 가정의 부모 입장에서 하나도 아니고 그것도 둘,셋 나아가 넷 이상의 자녀를 낳아 키우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까요?"라고 꾸짖기도 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