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의 감세 발언, '왔다갔다' 빈축
"감세에는 반대하나, 감세 유보는 일관성 차원에서 나빠"
정운찬 내정자는 이날 오전 국회 총리인사청문특위에서 MB노믹스의 핵심인 감세정책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의 질문에 대해 "감세로 인해 혜택받을 사람이 얼마 없다"며 "감세를 하면 아무래도 부유한 사람이 덕을 봄으로써 결국은 부와 빈의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정 내정자는 "아직도 경제학교수에서 벗어난지 얼마 안돼서 감세에 비판적인 생각이 있다"면서 "감세란 것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다면 경기진작에 효과가 있지만 일시적이면 경기회복에 도움이 못될 것"이라며 거듭 감세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나 의원은 정 내정자의 예기치 못한 감세 비판에 당황한듯 "후보자가 전공이 아니라 감세정책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토로한 뒤, "거기에 대해서는 오후에 질의하겠다"며 말을 끊었다.
정 내정자는 그러나 정희수 한나라당 의원이 거듭 감세에 대한 입장을 묻자, 말을 바꾸었다.
그는 "한국에는 세금을 안내는 사람이 많아 (감세로) 득 보는 게 없기 때문에 소득분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국민부채가 아주 높지는 않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재정건전성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정부의 내년도 법인-소득세 2차 감세 계획에 대해선 "감세를 한다고 했다가 금방 유보하는 것은 정책 일관성에서 좋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며 2차 감세에 우회적 찬성입장을 밝혔다.
그는 "교수티를 벗지 못해서인지 감세정책에 적극적인 찬성을 못하지만 쓸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의 왔다갔다 발언의 원인을 '교수티'에서 찾았다.
그러나 그의 왔다갔다 발언은 그가 '교수티'를 너무 빨리 벗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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