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부시의 MD' 전격 폐기
동유럽 MD 폐기 선언, 다음은 아시아 MD 폐기될듯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회견을 통해 폴란드-체코 MD 구축 백지화 방침을 밝히면서 "국방부장관과 합참의장의 일치된 권고를 바탕으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신 "이란의 중.단거리 미사일은 장거리 미사일보다 더 큰 위협"이라며 "새 미사일 방어체계는 위협 요인을 새롭게 평가, 신기술을 바탕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구축될 것"이라고 말해, MD 폐기의 요인 중 하나가 날로 급증하는 재정적자 축소 차원임을 시사했다.
MD는 그동안 미국에서도 효용성에 비해 너무나 많은 돈이 들어가는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미사일 방어 체계와 관련, "미국은 동유럽 동맹국과 미군을 방어하기 위해 미사일 요격장치를 갖춘 이지스함을 북부와 남부 유럽 쪽에 배치할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이란과 기타 국가들로부터의 보다 직접적인 위협에 대응하는 미사일 방어 체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동유럽 MD 폐기는 그동안 MD에 강력 반발해온 러시아와의 관계 급진전을 시사하는 동시에, 다음 단계로 그동안 미국이 동아시아에 구축해온 MD 계획의 폐기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과거 부시 정권은 북한과 중국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MD체제를 구축하기 시작했으며, 한국에 대해서도 집요하게 MD 가입을 압박해왔다. 김대중 대통령 생전에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의 요구를 거절하자 부시는 기자회견장에서 "디스 가이(이 자)"라는 모욕적 언사를 서슴지 않기까지 했다.
미국 군수자본의 배만 불려주던 '부시의 MD'가 이제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져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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