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계는 5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작심 발언'이 당내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자, "박 전 대표의 발언 내용에 다소 오해가 있었다"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친박 중진 허태열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의 작심 발언이 문제가 되자, 이 날 오후 서둘러 윤상현 한나라당 대변인에게 긴급 현안 브리핑을 실시케 했다.

윤 대변인은 이 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표가 하신 말씀에 대해 일부 언론의 해석에 대해 바로잡고자 말씀드린다. 일부 인터넷 언론에도 나왔지만 그게 (해석이) 잘못된 것이라 말씀드린다"며 "회의 직후 허태열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박 전 대표의 말씀은 '현재 한나라당이 처리하고자 하는 법안들이 국가발전과 국민을 위한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그 처리 절차를 둘러싸고 불법 폭력과 파행으로 혼란이 장기화되고 있어 경제난을 겪고있는 국민들께 실망을 드리고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대표 발언은 민주당을 비난한 것이지, 한나라당을 비판한 건 아니라는 주장인 셈.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이 추진코자 하는 법안 자체에 대해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법안 처리 과정에 나타난 여야 대치 상황 등에 대해 국민이 실망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거듭 진화에 부심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문제 발언은 취재진에게 공개된 가운데 행해진 것으로,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이 국가발전을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내놓은 법안들이 지금 국민에게 오히려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은 굉장히 안타깝다"며 분명히 한나라당을 정조준했었다. 박 전대표는 또 "지난 선거에서 국민들은 한나라당을 선택함으로써 우리가 다수당이 되고 여당이 되도록 만들어주셨다"면서도 "그러나 동시에 우리를 다수당으로 만들어줌으로써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잘 이끌어주기를 바란다는 그런 책임도 우리에게 부여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분명히 한나라당의 일방처리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특히 윤 대변인에게 언론 브리핑을 요청한 허태열 최고위원조차 이 날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에는 기자들과 만나 "쟁점법안 중에 국회에 제출된지 얼마 되지 않아 국민의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지 못한 법들이 있다. 방송법도 12월 중에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고, 금산법도 그렇고 다 정부입법도 아닌 의원입법으로 발의되었다. 상임위 논의 과정도 없었고 국민의 의견 수렴 과정도 부족했다"며 한나라당의 강행처리를 비판하며 박 전 대표의 해당 발언에 부연설명을 했었다.

이에 정가에서는 박 전대표 발언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불러일으키자, 당 지도부의 친박 의원들이 서둘러 이를 진화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