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몰빵 투자' 규제에 본격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국회 정무위 소속 신학용 민주당 의원은 16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가 중국 등 특정국가 몰빵 투자로 투자가들에게 원금의 절반 이상을 까먹는 치명적 손실을 입힌 것과 관련, 특정 국가에만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을 정기국회 중에 입법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신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들 수익률 현황 자료'에 따르면 박 회장이 주도한 몰빵투자의 피해는 천문학적이다.

작년 10월31일에 설정된 3개 인사이트펀드의 평균수익률은 10일 기준 -50.04%를 나타내고 있다. 원금 절반이 날아간 것. 여기에다가 미래에셋에 지불한 수수료까지 합하면 피해는 더 크다.

올해 2월4일에 설정된 '인사이트혼합형자1호(C-C2)'펀드와 5월21일에 설정된 '인사이트혼합형자1호(C-F)'펀드는 현재 각각 35.70%, 42.81%의 손실을 내고 있다.

이로써 인사이드펀드의 손실액은 작년 말 1천763억원에서 올해 7월10일엔 1조3천322억원으로 불어난 데 이어 10일 현재 기준으로는 2조3천409억원으로 폭증했다. 출시된 지 1년도 안돼 전체 투자액의 절반가량을 까먹은 것.

인사이트펀드의 국가별 투자 비중은 6월 말 기준 중국이 61%로 가장 높았고,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중국, 일본, 한국,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이 87%에 이른다.

신 의원은 이같은 몰빵투자를 문제 삼으며 "다른 해외 주식형펀드와 달리 인사이트 펀드는 운용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인사이트펀드는 차라리 '차이나펀드'라고 부르거나 '동아시아펀드'라고 불러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인사이트 펀드 출시 당시 금융소비자들에게 인사이트펀드의 주요 투자 국가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불완전판매가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며 미래에셋을 질타한 뒤, "인사이트 펀드가 일부 국가에 과도하게 투자해서 손실을 입고 있는데도 금감원이 관련 법규상 근거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손 놓고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금융당국의 감독 소홀을 질타했다.

신 의원은 "현행법상 펀드가 특정 지역에 집중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다"며 "법개정을 통해서라도 최소한 해외 공모 펀드에 대해 특정 지역에 집중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도록 해야 한다"며 몰빵투자 규제 추진 의지를 밝혔다.

금융계에서는 미래에셋의 몰빵 투자 문제 못지않게 금융당국이 일개 자산운용사에 펀드 자산이 집중되는 것을 사전 차단하지 못해 피해를 키운 잘못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어 향후 금융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