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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기춘 "원희형 미안", 이원희 "당당하라"

왕기춘의 '붕대 투혼' 격려 "은메달도 정말 대단한 거다"

아테네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가 자신을 이기고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결승전에서 허무하게 패배, 은메달에 머문 후배 왕기춘에게 따뜻한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왕기춘은 11일 밤 벌어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유도 -73kg급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아제르바이잔의 맘마들리와 맞붙어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다리잡아 메치기를 허용, 한판패했다.

경기 직후 왕기춘은 한동안 매트위에서 일어날 줄 모르고 허탈해 했고, 매트에서 내려온 직후에도 인터뷰를 통해 "나를 도와준 분께 죄송하다. 원희 형에게 미안하다. 내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특히 이원희에게 고개를 숙였다.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자신에게 패하고도 태릉 선수촌을 찾아 이번 올림픽에서 적수가 될 만한 후보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알려준 이원희에게 고개를 들기 힘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KBS 유도 해설위원 자격으로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이원희는 역시 '형'다웠다. 이원희는 "왕기춘은 이제 만 20살"이라며 "은메달도 정말 대단한 거다. 지금 고개 숙이고 다닐 필요 없다. 고개 들고 당당하게 다녔으면 좋겠다"고 왕기춘을 격려했다.

불과 3개월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자신을 이겨 올림픽 2연패의 꿈을 무산시킨 적수였지만 8강전에서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도 '붕대 투혼'으로 결승전까지 오름으로써 한국 유도의 자존심을 지켜준 후배에 대한 격려이자, 고마움의 표시였다.

지난 5월 제47회 전국체급별 남녀 유도선수권 대회 겸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남자 -73㎏ 승자 결승에서 왕기춘(왼쪽)에게 패해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뒤 왕기춘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이원희. ⓒ연합뉴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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