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100만 촛불대행진'에 쇼크 상태
정형근 "민심이반, 아날로그 사고 때문"
강재섭 "대통령 취임 108일, 백팔번뇌가 짓누르고 있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이 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이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8일이 되는 날인데, 백팔번뇌가 온 국민들과 정치권의 머리를 짓누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침통해 했다.
강 대표는 "우리 국민은 근대화와 민주화를 짧은 기간 동안에 한꺼번에 이룩한 위대한 국민이다. 이번 촛불집회는 국민과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민의를 최우선시하는 정치를 해달라는 민심의 함성이라고 생각을 한다"며 "제2단계의 진정한 근대화와 민주화를 이루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 촛불집회를 국민과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민의를 존중하는 선진화의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고 자성했다.
그는 "쇠고기 문제는 재협상에 준하는 추가합의, 또는 협의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된다"며 "이제 우리 국민 모두가 가능하면 평상심을 되찾아서 새 출발하는 것이 좋겠다. 이제 시위현장에서 집으로 돌아가서 정부의 획기적인 후속조치를 차분히 지켜봐도 좋을 것"이라고 국민들의 시위 중단을 호소했다.
홍준표 원내대표 또한 "어제 촛불집회로 국민의 뜻이 확인되었다. 이제 우리가 화답할 차례"라며 "국민이 안심하는 정부를 다시 만들어야한다. 원점에서 새출발한다는 각오로 청와대와 내각이 쇄신되어야 한다"고 대폭 인적 쇄신을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아울러 "물가안정, 민생안정을 위해서 야당은 빨리 국회로 들어올 것을 촉구한다"며 "아마 오늘쯤이면 연락이 올 것으로 본다. 국회가 빨리 정상화되도록 원내에서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통합민주당 등의 국회 등원을 호소했다.
정형근 "민심이반, 아날로그 사고 때문"
정형근 최고위원은 "우리는 쇠고기 협상결과가 몰고 올 파장에 대한 사전예측과 대비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던 무지함을 차치하고라도 오늘날 민심이반의 주된 논의는 아날로그적 사고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자성의 소리를 냈다.
그는 "민생이 바로 정치가 되면서 투표권을 가진 자만의 정치참여가 아니라 남녀노소 모든 계층이 정치참여의 주최가 되고 이들은 IT매체를 통해 자신들의 의사를 당당히 주장하고 해학적으로 전파함은 물론 적기에 군중동원도 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어 실시간 리얼타임으로 생활정치의 전면으로 등장하고 있는 21세기적 디지털 국민"이라며 "그러나 우리 새정부는 이러한 디지털 국민의 민심이반에 대한 설득과 소통에 있어 정세분석 판단기능이 작동하지 않았고 사회적 문제 소지에 대한 사전예방 정보활동도 전무했으니 대처능력 또한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자성했다.
그는 또 "배후세력 색출에 급급한 정보공안기관들의 시대착오적 업무행태보다는 국민적, 국익적 주요이슈에 대해 사전조기경고를 해줄 수 있는 예방 정보활동을 강화하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할 수 있는 맞춤형 생활정치를 구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그동안 촛불배후론을 펴온 정부여당을 우회적으로 질타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는 국민의 대표인 정치권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수습에 발 벗고 나서야 할 때"라며 "더 이상 방관하면 정치권의 입지가 좁아져서 나중에는 설 땅이 없어질 것"이라고 강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