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100일 KTX 승무원 “돌아온 건 해고와 세상냉대”
‘KTX 여승무원 투쟁’에 대한 오해와 진실
철도공사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지난 3월 1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3백50여명의 KTX 여승무원들의 농성이 8일로 꼬박 1백일째를 맞았다. 그러나 결과는 대량 정리해고와 세상의 냉대뿐이다.
감사원장, 국회의원까지 나서도 철도공사, 정부는 ‘묵묵부답’
이제까지 ‘KTX 사태’를 정리해보면 논리상으로 KTX 승무원들의 주장에 손이 올라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 단적인 예가 전윤철 감사원장의 발언이다.
전 감사원장은 KTX 여승무원 파업이 한창이던 지난 4월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안상수) 감사원 업무보고 자리에서 "KTX 여승무원은 철도공사가 직접 고용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철도유통이 고용한 KTX 여승무원은 철도공사 직원인 열차팀장의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지난 5월 1일에는 집권여당 소속 여성 의원과 민노당 의원들이 가세해 KTX 여승무원들에 대한 공사 직고용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철도공사가 하청업체에 승무서비스를 위탁 시킨것은 ‘위장도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불법’이라고 판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철도공사는 이러한 주장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나마 선심을 쓴 것이 새롭게 승무서비스 계약을 맺은 (주)KTX관광레져에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여승무원들을 고용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철도공사와 같은 정부기관이 앞장서서 도급계약과 이로인한 하청 노동자를 양산한다는 비판은 결코 피해갈 수 없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사회 양극화와 비정규직 해소를 늘상 외치고 있는 정부의 주장에도 KTX 사태는 분명 자기모순임을 입증하는 사례다.
네티즌 “파업해서 공무원 시켜 달라는 것”, 무심한 시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을 비롯한 여론의 시선은 너무나도 차갑다. 네티즌들이 KTX 사태를 두고 가장 많이 언급하는 말은 “아무런 노력없이 파업으로 공무원을 시켜달라는 얘기”라는 비판이다.
그러나 이러한 네티즌들의 평가는 상당한 오해를 지니고 있다.
일단 KTX 여승무원들은 일반 사무직이 아닌 현장직 노동자다. 네티즌들의 주장대로 공사 직원이 된다해도, 수험서를 끼고 도서관에서 밤낮 주야로 씨름을 하고 있는 공사 준비 수험생들과는 엄연히 그 직군부터가 다르다. 또 공사직원을 공무원으로 인식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는 억측에 불과하다.
더 나아가 유사한 업무 분야인 항공사 여승무원의 경우, 항공사에서 직접고용하는 것은 상식이다. 승무원들의 업무를 지시하고, 관리, 통제하는 것은 모두 주고용 업체인 해당 항공사가 하기 때문에 위탁이 아닌 직고용을 하는 셈이다. KTX 여승무원들 역시 바로 이러한 항공사 승무원들과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2년전 KTX 공식 운행에 앞서서도 철도공사가 직접나서 선전한 것이 ‘땅위의 스튜어디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항공사 승무원 못지않은 전문직이 바로 KTX 승무서비스다. 더욱이 남북철도사업 등 유라시아 대륙 횡단을 꿈꾸고 있는 철도공사라면 더더욱 질 높은 승무서비스를 염두해 두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KTX 승무원 필요없다? 비싼 운임 주고서도 승무서비스 요구않는 이상한 승객들
물론 네티즌들은 “KTX 열차에서 승무원들이 하는 일이 뭐냐”며 KTX 승무원 무용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역시 상당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단 KTX 열차 안에서 승무원들이 하는 일은 크게 안전과 승객의 편의를 제공하는 업무로 구분할 수 있다. KTX 열차를 이용한 승객들이 승무원들이 제공하는 안전과 편의를 "잘 느끼지 못한다"고 답하는 경우는, "승무원들이 그래서 불필요하다"고 주장하기에 앞서, 그만큼 공사가 승무원들에 대한 교육과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해야 하는 사안이다.
다른 열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비싼 운임을 주고 이용하는 승객들은 KTX가 빠르다는 장점 이외, 안전과 서비스 측면에서도 질 높은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철도공사는 이를 위한 승무원들에 대한 교육과 투자를 당연히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공사는 여승무원들을 ‘철도의 꽃’이라며 언론플레이만 해왔지, 사실상은 철도유통(구 홍익회)의 '과자나 판매하는 여직원'쯤으로 평가절하해 왔던 것이다.
정작 철도 이용객들이 분개해야 할 사실은 높은 운임을 주고서도 질 좋은 승무서비스에 신경쓰지 않는 철도공사의 '얄팍한 상업성'에 있는 셈이다.
이 모든 KTX 사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차치하고서, 결국 KTX 여승무원들은 파업 1백일, 여기까지 왔다. 최초 파업 동참인원에서 1백여명이 지쳐 나가떨어지고 이제 남은 인원은 2백 50여명도 채 안된다.
그럼에도 이들은 “다시한번 싸우겠다”고 말하고 있다. 어느 얄팍한 자들이 대꾸하듯 ‘파업전문가들’이 KTX 여승무원들을 선동해서도 아니다. 20대 초중반의 사회 초년생들이 대다수인 KTX 여승무원들은 이전까지 파업이 뭔지, 노조가 뭔지조차 몰랐던 이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비정규직으로 사는 것이, 또 이를 국가가 전면에 나서 양산하고 당연시한다는 그 사실에 싸우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누군가는 자신들의 자리를 대신해서 또 하청노동자로 살아야 하고, 또 그들 또한 어느 다른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살아야 하는 이 비정규직의 굴레를 끊기 위해서라도, 아니 "우리도 저항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그들은 다시한번 투쟁을 다짐한다.
감사원장, 국회의원까지 나서도 철도공사, 정부는 ‘묵묵부답’
이제까지 ‘KTX 사태’를 정리해보면 논리상으로 KTX 승무원들의 주장에 손이 올라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 단적인 예가 전윤철 감사원장의 발언이다.
전 감사원장은 KTX 여승무원 파업이 한창이던 지난 4월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안상수) 감사원 업무보고 자리에서 "KTX 여승무원은 철도공사가 직접 고용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철도유통이 고용한 KTX 여승무원은 철도공사 직원인 열차팀장의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지난 5월 1일에는 집권여당 소속 여성 의원과 민노당 의원들이 가세해 KTX 여승무원들에 대한 공사 직고용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철도공사가 하청업체에 승무서비스를 위탁 시킨것은 ‘위장도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불법’이라고 판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철도공사는 이러한 주장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나마 선심을 쓴 것이 새롭게 승무서비스 계약을 맺은 (주)KTX관광레져에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여승무원들을 고용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철도공사와 같은 정부기관이 앞장서서 도급계약과 이로인한 하청 노동자를 양산한다는 비판은 결코 피해갈 수 없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사회 양극화와 비정규직 해소를 늘상 외치고 있는 정부의 주장에도 KTX 사태는 분명 자기모순임을 입증하는 사례다.
네티즌 “파업해서 공무원 시켜 달라는 것”, 무심한 시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을 비롯한 여론의 시선은 너무나도 차갑다. 네티즌들이 KTX 사태를 두고 가장 많이 언급하는 말은 “아무런 노력없이 파업으로 공무원을 시켜달라는 얘기”라는 비판이다.
그러나 이러한 네티즌들의 평가는 상당한 오해를 지니고 있다.
일단 KTX 여승무원들은 일반 사무직이 아닌 현장직 노동자다. 네티즌들의 주장대로 공사 직원이 된다해도, 수험서를 끼고 도서관에서 밤낮 주야로 씨름을 하고 있는 공사 준비 수험생들과는 엄연히 그 직군부터가 다르다. 또 공사직원을 공무원으로 인식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는 억측에 불과하다.
더 나아가 유사한 업무 분야인 항공사 여승무원의 경우, 항공사에서 직접고용하는 것은 상식이다. 승무원들의 업무를 지시하고, 관리, 통제하는 것은 모두 주고용 업체인 해당 항공사가 하기 때문에 위탁이 아닌 직고용을 하는 셈이다. KTX 여승무원들 역시 바로 이러한 항공사 승무원들과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2년전 KTX 공식 운행에 앞서서도 철도공사가 직접나서 선전한 것이 ‘땅위의 스튜어디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항공사 승무원 못지않은 전문직이 바로 KTX 승무서비스다. 더욱이 남북철도사업 등 유라시아 대륙 횡단을 꿈꾸고 있는 철도공사라면 더더욱 질 높은 승무서비스를 염두해 두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KTX 승무원 필요없다? 비싼 운임 주고서도 승무서비스 요구않는 이상한 승객들
물론 네티즌들은 “KTX 열차에서 승무원들이 하는 일이 뭐냐”며 KTX 승무원 무용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역시 상당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단 KTX 열차 안에서 승무원들이 하는 일은 크게 안전과 승객의 편의를 제공하는 업무로 구분할 수 있다. KTX 열차를 이용한 승객들이 승무원들이 제공하는 안전과 편의를 "잘 느끼지 못한다"고 답하는 경우는, "승무원들이 그래서 불필요하다"고 주장하기에 앞서, 그만큼 공사가 승무원들에 대한 교육과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해야 하는 사안이다.
다른 열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비싼 운임을 주고 이용하는 승객들은 KTX가 빠르다는 장점 이외, 안전과 서비스 측면에서도 질 높은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철도공사는 이를 위한 승무원들에 대한 교육과 투자를 당연히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공사는 여승무원들을 ‘철도의 꽃’이라며 언론플레이만 해왔지, 사실상은 철도유통(구 홍익회)의 '과자나 판매하는 여직원'쯤으로 평가절하해 왔던 것이다.
정작 철도 이용객들이 분개해야 할 사실은 높은 운임을 주고서도 질 좋은 승무서비스에 신경쓰지 않는 철도공사의 '얄팍한 상업성'에 있는 셈이다.
이 모든 KTX 사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차치하고서, 결국 KTX 여승무원들은 파업 1백일, 여기까지 왔다. 최초 파업 동참인원에서 1백여명이 지쳐 나가떨어지고 이제 남은 인원은 2백 50여명도 채 안된다.
그럼에도 이들은 “다시한번 싸우겠다”고 말하고 있다. 어느 얄팍한 자들이 대꾸하듯 ‘파업전문가들’이 KTX 여승무원들을 선동해서도 아니다. 20대 초중반의 사회 초년생들이 대다수인 KTX 여승무원들은 이전까지 파업이 뭔지, 노조가 뭔지조차 몰랐던 이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비정규직으로 사는 것이, 또 이를 국가가 전면에 나서 양산하고 당연시한다는 그 사실에 싸우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누군가는 자신들의 자리를 대신해서 또 하청노동자로 살아야 하고, 또 그들 또한 어느 다른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살아야 하는 이 비정규직의 굴레를 끊기 위해서라도, 아니 "우리도 저항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그들은 다시한번 투쟁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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