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미군, 이라크 민간인 학살 은폐 의혹

美 페이지 사령관에게 사건 즉시 보고 안돼

이라크 주둔 미 최고사령관이 해병대의 이라크 민간인 학살 의혹에 대해 지난 2월 10일까지 보고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당초 언론이 1월에 의혹을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사령관에게 보고가 되지 않은 것과 관련 일부에서는 이 사건을 은폐하려던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라크 주둔 美 사령관 "2월10일까지 몰랐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이라크 주둔 최고 사령관인 피터 페이지 장군과의 인터뷰 도중 그가 지난해 11월 19일 발생한 이라크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해 "2월10일에서야 사건에 대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러나 지난 3월 19일자 기사를 통해 이미 1월에 해병대의 이라크 민간인 학살 의혹을 미군 당국에 처음 제기했으며 미군은 즉각 자체조사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페이지 장군의 말이 사실이라면 민간인 학살 의혹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일부에서는 미군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페이지 장군은 "왜 2월에 가서야 알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사건이 발생한 후 3개월이 지나서야 보고가 된 점에 대해 국방부가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타임>이 제기한 의혹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라크 서부 하미타 지역을 지나던 미 해병대는 도로에 매설된 폭탄 폭발로 미군 1명이 사망하자 인근 마을주민 15명을 총으로 무참히 학살했다.

<타임>의 의혹제기에 따라 조사에 착수한 미 해병 조사단은 그러나 "조사를 시작하는 것이 곧바로 범죄사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일차적인 책임은 폭탄을 설치한 반군에게 있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페이지 장군, "의혹제기는 도움 되지 않는다"

레이지 장군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 해병의 민간인 학살 의혹이 언론이 제기한 대로 사실로 밝혀진다면 당연히 처벌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어떤 것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해 의혹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그는 "조사 결과가 나올 때 까지 기다릴 것"이라며 "자꾸 의혹만을 제기하면 그 누구에게도 도움 되지 않는다"고 말해 조사 결과를 기다려 달라고 주문했다.

페이지 장군은 "이라크에 주둔중인 99.9%의 미군이 명예와 용기를 갖고 임무에 임하고 있다"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고 해도 그것은 일부 극소수의 범죄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미 해병대의 이라크 민간인 학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들은 살인죄를 적용 받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군의 이라크 침공 후 최악의 범죄로 기록될 전망이다.
임지욱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