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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인수위 업무보고 질타

"교과서만 봐도 대학 갈 수 있게" "집값 떨어트릴 대책도"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은 13일 인수위원회에 획기적인 사교육비 절감안 및 부동산 안정책 등을 만들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인수위 보고안에 대해 당선인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한 것으로 풀이돼 인수위에 비상이 걸린 분위기다.

이 당선인은 이날 이날 오후 삼청동 인수위 기자실에서 가진 1차 국정과제 보고를 받은 뒤 "정부가 보고한 안을 그대로 수용해 보고서를 만들 것이 아니라 매우 창조적이고 실질적으로 실생활에 딱 도움이 되는 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교육문제를 지목했다.

이 당선인은 "막연하게 본고사를 폐지한다는 식이 아니라 학부모들이 봤을 때 교과서만 봐도, 학교공부만 열심히 해도 대학을 갈 수 있겠다, 딱 봤을 때 '바로 이거다'라고 무릎을 칠 수 있는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 달라"고 지시했다. 이는 우회적으로 자신의 공약인 사교육비 절반 대책이 빠진 교육대책에 대한 질타로 해석된다.

정가에서는 이 당선인 지시의 배경과 관련, 교육부 해체-대학에의 자율권 부여후 사교육비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로 증시에서 교육주식이 연일 폭등하는 등 불안감이 확산되는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가에서는 사교육비 증가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 중산층-서민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정치적 역풍이 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당선인은 또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도 "기본적으로 지금의 주택가격은 비싸며 더 올라서는 안 된다"며 "건설업체도 손해가 없고, 가격도 떨어뜨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해 보라"고 지시했다.

이는 재건축 규제완화 시기를 늦추겠다는 방침을 밝혔음에도 강남 재건축아파트값이 계속 상승하고, 대운하 일대 땅값 폭등이 계속되는 등 부동산 불안이 고조되면서 언론 등에서 비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 당선인은 현행 25%인 법인세를 20%로 인하하기로 한 공약에 대해서도 "금년 중에 한꺼번에 5%를 낮추는 게 아니라 임기 중 5년 동안 점진적으로 5%를 낮추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며 "일각에서 세수가 줄어드는 것을 걱정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투자가 늘어나고 세원도 늘어나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고 단계적 인하를 지시했다.

이 당선인은 이밖에 이날 언론계와 정치권으로부터 융단폭격을 받고 있는 '언론사 간부 성향조사' 파문에 대해서도 인수위에 강도높은 비판을 가하는 등 인수위 업무태도에 대한 불만을 토로, 인수위는 상당히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 당선인의 질타성 지시는 대선직후 80%대로 높아졌던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 소폭이나마 낮아지는 경향성을 보이는 데 따른 긴급대응 성역이 짙은 것으로 풀이돼, 향후 인수위가 어떤 추가 대책을 마련할지가 주목된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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