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간부 분신, 의식없어…노조원 500여명 법원앞 긴급집회
유서 형식 편지 남겨…"정당하게 노조 활동했는데 업무방해·공갈"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5분께 강원 강릉시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A씨가 몸에 휘발성 물질을 끼얹고 불을 붙였다.
A씨는 헬기를 통해 서울의 화상 전문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날 오후 3시께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민주노총은 A씨가 노조원들에게 남긴 유서 형식의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혐의가)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랍니다.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네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검찰은 A씨를 포함해 간부 3명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작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조합원 채용 강요를 비롯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씨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나머지 2명은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 중이다.
A씨의 분신 소식이 알려지자 원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 결의대회 참석자 중 강원건설지부 노조원 500여 명은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검찰의 탄압을 규탄하고 나섰다.
김정배 지부장은 "건설노조는 어떤 탄압에도 흔들림 없이 끝까지 투쟁하며 안전한 현장, 더는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현장을 위해 싸워왔다"며 "검찰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선포하고 우리를 '건폭'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절대 극단적 선택은 다시 없어야 하지만, 동지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마음으로 되새기며 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싸우자"고 덧붙였다.
강릉 집회 현장의 노조원들은 나머지 간부 2명의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움직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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