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민간시설 무차별 포격. '푸틴 광기' 심화

'조기 점령' 실패하자 민간인 학살로 전환. 전쟁 장기화 양상

2022-03-01 1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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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거점 도시의 민간인 지역에 대한 무차별 포격에 나서, 우크라이나 신속 점령에 실패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광기'가 점점 극으로 치닫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 닷새째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인구 140만명의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인 하리코프 민간인 거주지역을 포격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하리코프 전역에 폭발이 있었고, 아파트는 포격을 받고 연기가 났다. 아파트 밖에는 시체가 널려 있고 거리에는 불이 나는 모습도 목격됐다.

안톤 헤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수십 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쳤다. 이 끔찍한 장면을 전 세계가 봐야 한다"며 해당 영상을 올렸다.

올레 시네구보프 주지사는 "포격은 사람들이 약국과 가게에 가고 물을 마시기 위해 밖으로 나갈 때인 대낮에 발생했다"며 "이는 범죄"라고 울분을 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공격의 수위를 높이는 간단한 방법으로 러시아는 우리에게 압박을 가하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수도 키예프를 초토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군은 여전히 키예프 등 주요 도시를 겨냥하고 있다"면서 "그들이 계속 진격해서 며칠 내 키예프를 둘러쌀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민간 목표물을 공격하며 민간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국제사회가 금지하는 '진공폭탄'을 사용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진공폭탄은 반경 수백미터내 사람의 내장을 파괴하는 잔혹한 살상무기여서 국제사회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날 미국 의회 보고를 마친 뒤 "러시아군이 오늘 진공폭탄을 사용했는데 이는 실제로 제네바 협약에 의해 금지돼있다"고 말했다.

비영리 연구기관인 CNA의 러시아 군사 전문가인 마이클 코프만은 "아직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며 "이번 전쟁은 훨씬 더 험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이 민간인 학살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경우 더 많은 인명 피해가 우려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저항도 더욱 거세지면서 사태가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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