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를 거역하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은 "지역주의에 기대 정권연장을 획책하기 위한 꼼수"라고 맹비난하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이 김대중 전대통령과 연대해 반한나라당 연대전선을 구축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에 따른 반응이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이상한 얘기를 했는데 시기나 내용 측면에서 모두 부적절하다"며 "노 대통령이 말하는 대세는 결국 지역주의에 기대 정권연장을 획책하기 위한 꼼수이고, 퇴임 이후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이 바라는 대세는 명약관화하다"며 "노 대통령은 대선에 관여하려는 리모콘 정치를 그만두고, 산적한 민생을 챙기는데 전념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노무현 대통령이 5.18 기념사에서 한나라당이 민주세력을 무능하다고 했다는 논리에 맞지 않는 얘기를 했는데 한나라당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다만 한나라당은 민주세력을 팔고 다닌 이 정권이 무능하다는 것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또 민주세력 대 군사독재세력이란 식으로 사회를 양분화시키고 있는데, 이 수법은 10여 년 전부터 필요할 때마다 써먹던 수법"이라며 "이렇게 국민을 양분시키고 획일적 논리로 끌고 가는 것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