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감원장, 지인 아들 인사청탁 파문. 최 "단순 전달했을 뿐"
한국당 "금감원 채용비리 조사내용 누가 믿겠나. 사퇴해야"
10일 <주간조선>에 따르면, 최 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 대학동기인 L씨의 부탁을 받고 하나은행 채용에 응시한 L씨 아들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 관련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L씨는 최 원장과 같은 연세대 경영학과 71학번이다. 두 사람은 대학 졸업후에도 동기 골프모임을 함께하는 등 가깝게 지내왔다. L씨 아들은 현재 하나은행 서울 모 지점에서 근무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과거 채용비리 의혹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최 원장 추천 건이 발견됐다. 이후 하나금융지주 고위층이 이 건을 놓고 회의를 했다. 이 과정에서 L씨 입사서류를 검토해 당시 평가점수가 합격 선에 미치지 못했음을 확인했지만 쉬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주간조선>과 만나 “하나은행 재직 당시 나의 인사 추천은 관행이었을 뿐 채용 압력을 가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최 원장은 L씨가 점수 미달임에도 채용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점수가 얼마였는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최 원장은 “나는 (지인에게) 연락을 받으면 (직원에게 지인의 부탁 내용을) 던져주지만 중간에 ‘푸시’하진 않았다. 나머지는 인사 부서에서 알아서 하고 결과만 보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최 원장이 L씨를 추천한 근거 자료는 하나은행의 데이터 저장소에 지금도 보관돼 있는데, 당시 지원자 L씨의 채용서류에는 ‘추천자 최흥식 부사장’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최 원장은 당시 ‘사장’으로 재직 중이었으나 인사팀 직원의 오기로 ‘최흥식 부사장’으로 서류에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하나금융지주 임원 가운데 ‘최흥식’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사는 최 원장이 유일했다고 <주간조선>은 보도했다.
최 원장 보도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도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있을 때 외부에서 채용과 관련한 연락이 와서 단순히 이를 전달했을 뿐"이라며 "채용과정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김성원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청년들의 꿈을 짓밟은 천인공노할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금감원은 지난 1월 26일 하나·국민은행 등 국내 은행 5곳에서 22건의 채용 비리 정황을 적발해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었다. 이렇게 채찍을 휘두르던 금융 당국의 수장이 비리의혹의 장본인이 됐으니, 지금껏 해왔던 금감원의 조사 내용을 국민들께서 신뢰하기 어렵게 된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즉시 언론보도 내용을 확인하고, 사실이라면 최흥식 원장을 사퇴시키고 사법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께서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역시 문재인 정부는 ‘내로남불’ 챔피언이라고 인식하시게 될 것"이라며 최 원장 경질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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