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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광주행', "광주는 민주주의 모태"

"한미FTA 협상결과, 동의할 수 없다" 비판도

잠재적 대권주자중 한명인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이 4일 호남을 찾아 “광주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모태이고, 개혁의 산실이며, 평화와 통일의 요람”이라며 광주와 김대중 전대통령의 역사적 역할을 격찬하며 5.18광주항쟁이 자신의 삶에 미친 영향을 토로했다. 또하나의 정치적 행보다.

정운찬, 광주와 DJ의 역사적 역할 격찬

정 전총장은 4일 오후 전남대 국제회의동 용봉홀에서 4백여명의 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국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과제’란 주제로 행한 강연에서 “과거의 고통과 상처는 시간이 흐르고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점점 잊혀지고 있다”며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광주의 희생과 광주의 열정이 있었기에 이 나라의 민주화와 이 나라가 정권교체와 개혁의 길로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개척한 남북 화해와 협력의 여정은 대한민국의 희망이고 한반도의 미래”라고 김 전대통령을 부추킨 뒤, “세계 유일의 냉전 지대였던 한반도는 대치와 반목의 시대를 지나 화해와 상생의 시대로 변화 발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토지와 노동력이 결합한 개성공단은 단순한 남북 협력의 단계를 지나 남과 북을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안겨주고 있다”고 김 전대통령의 업적 중 하나인 개성공단의 의의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또 "대북 지원이 평화와 통일을 위한 투자로 인식되지 못하고 이른바 '퍼주기'로 낙인찍히기도 했으나, 여러 돌발사건에도 한국의 국제신인도가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대북투자"라며 "햇볕으로 상징되는 대북 포용정책은 궁극적으로 우리 민족 모두를 위한 것이지만, 한국경제의 활로를 개척하는 데도 핵심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도 대북 포용정책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이 4일 전남대에서 광주와 김대중 전대통령의 역사적 역할을 격찬하며 자신의 삶에 광주항쟁이 미친 영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1980년 5월17일밤 폭행 당한 사실 공개하기도

정 전총장은 5 ․ 18광주민주항쟁이 자신의 삶에 미친 영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저는 1980년 5월 서울대학교 기숙사 사감으로 기숙사에 진입한 수 백명의 전경을 동료들과 함께 막아 보려다 그 전에 경험하지 못한 갖가지 봉변을 당한 적이 있다”며 “새내기 교수의 소박한 행동이었지만, 당시에 느꼈던 낭패감과 치욕감은 마치 어제 일처럼 지금도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그는 기숙사 사감이던 5.18 전야인 1980년 5월17일 밤 기숙사로 진입한 군인 등으로부터 학생들과 함께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이어 86년 4월 자신이 적극 참여한 서울대교수 개헌반대 서명운동을 거론하며 “80년 5월 광주가 겪은 고통과 상처에 비하면 하찮은 것이었으나 5월 광주에 대한 자책과 번민이 마음 속 깊이 있었기에 해직의 위기를 감수하고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미FTA 협상결과 동의할 수 없다"

한편 정 전총장은 이날 강연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강행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정 전 총장은 "이론적으로 말해 경제개방은 실보다 득이 많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도 세계 경제의 흐름과 국내 경제의 역량을 동시에 충분히 고려해서 실리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고 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개방 여부'가 아니라 '개방의 폭과 시점'을 제대로 결정하는 일"이라며 "세계 경제의 흐름과 국내 경제의 역량에 맞는 개방이 '어느 정도'이고, '언제' 그것을 해야 하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한미 FTA 협상 방향과 관련, 이제까지 협상이 타결된 산업분야 중 관세인하 등 양국간 교역을 증진시키는 내용은 존중한다, 쌀 등 일부 농산물은 한미 FTA의 예외로 한다, 개성공단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투자자 국가소송제도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며 "이러한 원칙에 비춰볼 때 이번 협상 결과에는 선뜻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 비준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정부와 국회는 이번 기회에 개방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며 "개방으로 피해를 보는 계층에게 반드시 보상을 해주어야 하고, 보상은 원칙과 기준을 세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총장은 5일 오전 전남대 경영대학원이 주관하는 조찬 강연에 참석차, 전남 광주에서 1박을 한다.
광주=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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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3 4
    하늘소

    "개헌 반대"가 아니고
    "직선제 개헌", "호헌 철폐" 아니었나? 誤記는 정정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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