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별관청문회 개막, 야당들 "맹탕 넘어 허탕청문회"
송영길 "홍기택까지 빠지면 상임위와 다를 게 뭐냐"
야당 의원들은 회의초부터 입을 모아 핵심증인 불출석과 정부의 자료제출 비협조를 성토했고, 새누리당은 정부 감싸기에 급급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광온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서별관청문회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최경환 전 기재부장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은 조선해운이 침몰직전으로 내몰리기까지 매우 중요한 결정에 관여했던 분들"이라며 "이분들이 나오지 않은 것은 사실상 청문회의 취지를 죽이는, 조선해운을 살릴 기회를 무산시킬 것이라는 게 국민들의 우려"라고 비판했다.
같은당 박용진 의원도 "이 청문회는 대우조선이 당장 없어지면 57조3천억원이 공중에 흩어져 버린다니까, 57조3천억짜리 청문회"라며 "그런데 자료를 안주면 어떻게 하는가. 핵심 증인이 안나와서 맹탕 청문회는 그렇다 치고, 자료를 안줘서 허탕 청문회까지 되면 어떻게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 역시 "IMF당시 한보 부도때 제대로 대처했다면 외환위기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경고와 교훈이 있었다"며 "대우조선으로 그치지 않고, 부실한 많은 업종에 급진한 경제위기가 아니더라도 가랑비에 옷 젖듯 경제가 나빠질 길목에 있다면 오늘 청문회를 이렇게 해서 되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주요 핵심인사가 빠진 깃털청문회로, 자료제출도 안된 먹통 청문회로 진행되는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끝내 청문회 출석을 거부한 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뒤로 숨고 피하고, 어제 SNS를 보니까 마치 구조조정 대책이 안나온 것이 청문회 개최 때문에 그런 것인양 적반하장으로 뒤에서 얘기하고 이것은 정말 좋지 않은 모습이다. 이 자리 후배 공무원들은 그런 모습을 배우지 말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별관회의는 이미 여러차례 말했다시피 정책을 결정하는 곳이 아닌 협의를 위한 곳으로, 자료는 작성했던 기관이 다 회수해간다"며 "또 그때 자료에 나온 것들이 통상마찰의 문제라던가 이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자료작성 기관의 판단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자료제출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도 "정말로 문제가 뭔지를 잘 짚어보고 향후 조선해운의 경쟁력 높여가는 방안이 뭐냐, 그렇게 진지한 청문회가 되는 게 바람직 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자칫 이런 청문회가 정치공세장화(化)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들었다.
같은당 유의동 의원은 "이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이 총 30명으로 5분씩만 발언해도 3시간이 넘어간다"며 "효율적 진행을 위해 최대한 의사진행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문위원장인 조경태 새누리당 의원은 "우리가 법치국가이기에 법을 어기면서까지 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상식선에서 상식 지키면서 하되, 대신 그렇지 않은 자료는 즉각적으로 제출하기 바란다"며 "이번 청문회를 소나기나 피하자는 식으로 돼선 안될 것이니 정부 관계자들도 성실히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증인으로 채택된 홍기택 전 산업은행회장이 예상대로 불참, 야당의원들을 분노케 했다.
송영길 더민주 의원은 "위원장이 소재를 파악해 임의동행 명령을 내리던지, 검찰에 협조해 오후나 내일이라던지 홍 전 회장이 참석해야 한다"며 "최경환-안종범이 빠졌는데 홍기택까지 안 나오면 상임위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 조경태 위원장은 홍 전 회장 출석 문제에 대해 여야 간사와 협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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