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화 "한나라당, 私黨이 되고 있다"
<인터뷰> "이명박 시대정신 아리송, 박근혜 콘텐츠 부족"
고진화 의원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지금은 그런 것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중심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 분들께 크나큰 족쇄로 작용할 것이고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만약 사당화 구조로 간다면 후보 본인들이 당원과 국민들께 약속했던 공정경선, 정책경쟁 등을 실현할 수 없고 진흙탕 경선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력 대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 "국민들에게 일정한 신뢰를 준 부분이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후 "그런데 그 분이 생각하는 시대정신이 뭔지 상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적 평가도 내렸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도 "한나라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잘 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구호로서 '참 좋은 나라'가 아닌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콘텐츠가 존재하는지가 숙제이고, 유신에 대한 평가 등에서 국민의 보편적 시각과 동떨어진 것이 한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손학규 전 지사나 원희룡 의원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 왔고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변화를 말했음에도 다시 원위치에 가 있는 원인에 대해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반도 해빙 분위기로 인해 한나라당의 정책 수정이 있는 것과 관련, "몇 달 전에는 전쟁불사를 얘기하던 한나라당이 바뀐 것인지 그 의구심을 해소해 줘야 한다"며 "어떻게 인식의 큰 강을 갑자기 뛰어넘게 됐는지 국민들에게 진정성을 보이는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아직은 그런 신뢰가 생기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손학규-원희룡-고진화' 연대 가능성과 관련, "시대정신과 방향, 국가의 전략 등에 대한 합치가 전제된다면 연대적 노력이나 큰 단결을 해내야 하고 해낼 수 있다고 본다"며 "3인의 연대도 의견합치를 우선 해내면 그것이 가질 수 있는 눈덩이 효과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한나라당에 대해 "국민들께 기대를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과거의 패러다임 속에 그대로 있고 밑바닥국민정서나 민심을 읽으려는 치열함이 없고, 현상을 유지하고 고수하는데 급급해 역동성이 부족하다고 보여진다. 특히 매카시즘적 사상검증으로 유리한 상황을 가져가려는 뿌리깊은 냉전적 사고가 있다"고 당내 보수적인 분위기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다음은 15일 국회에서 가진 고진화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과거적인 '낡은 유령'들이 여전히 기승부려"
뷰스앤뉴스(이하 뷰스) 한나라당 내 대선 경선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고 고진화 의원은 지난 2월 어렵게 출마선언을 했다. 출마선언 이후 행보를 하면서 느낀 점을 다시 한번 '출마의 변'과 함께 말해 달라.
고진화 의원(이하 고진화) 2007년이 남다른 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어디로 나아갈지 기로에 서 있는 형국이다. 이제까지 분단상황과 독재의 시대 마감했고 그 이후 일정한 지역주의라는 또 다른 정치지형 속에서 끊임없이 그를 극복하고자 하는 역량을 통해 일정 궤도에 올려놓는데는 성공했다고 본다. 워낙 크게 격변이 일어났고 계속 생기기 때문에 그런 변화에 적응하려면 2007년에는 국가의 근본적 틀을 바꿔야겠다는 것이 저의 출마 이유다. 하면 할수록 그런 것을 점점 더 느낀다.
출마를 결심하고 두 달을 보냈고, 공식 출마선언을 한 후 한 달이 지났는데 현상을 유지하거나 과거로 회귀하려는 흐름과 현실을 타파하고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흐름이 충돌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균형점이 이뤄져 있는데 분명하게 미래적 방향으로 나아가는 진로를 선택해야 한다. 미래로 나아가게끔 추동하는 힘이 있어야 하고, 저도 그를 그런 임무를 크게 느끼고 있다.
그러나 과거적인 '낡은 유령'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을 보고 있다. 몸으로 느꼈다. 제가 색깔론과 지역주의라는 구시대적 것을 두 달간 경험하면서 여기서 진로의 방향키를 제대로 못 잡으면 대한민국이 지금껏 쌓은 것이 훼손되고 잘못된 길로 가서 결국 중진국 대열에서 낙오될 수도 있겠다는 절박감을 갖고 있다. 근본적 틀을 바꾸려는 시도가 돼야 하고 방향은 미래다.
"이명박-박근혜, 생각하는 틀이 낡았다"
뷰스 당내 경선에 보수적인 후보도 있고, 다소 진보적인 후보도 있다. 그런 후보들을 제치고 왜 '고진화'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가.
고진화 지금 소위 지지율 1, 2위 후보들이 생각하는 틀이 낡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틀로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겠나 하는 회의가 크다. 지금까지 형성돼 있는 대선구도는 필연적으로 바뀔 것으고 생각하고, 바꾸고자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현재 한나라당의 1, 2위 후보는 소위 특정지역의 독주체제라고 생각한다. 지역주의와 함께 그 분들의 사고도 낡았고 주변세력도 낡은 세력이라고 생각한다. 그 분들이 과연 미래비전과 국가전략을 만들어 낼 수 있겠나. 국민 에너지를 동원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그런 문제의식이 크기 때문에 근본의 틀을 바꾸자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발굴하자는 운동이 일어날 것이다. 15일에 열린 전진코리아 대회도 그런 것 중 하나인데 앞으로 그런 운동이 우후죽순으로 일어날 것이다. 지금은 작은 역량으로 보이지만 그런 힘들이 모아지면 시대정신으로 집결되고 그것이 분출된다면 현재 구도와 판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뷰스 사실상 혈혈단신으로 뛰고 있다. 경준위에도 내보낼 현역의원이 없다. 고군분투라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다. 왜 이렇게 고군분투하는지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 소신과 정책이 비슷하다면 좀더 지지가 높은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판단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손학규 전 지사의 불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각에선 원희룡-고진화 의원과 함께 불참 연대를 한다는 말도 나돌고 있다
고진화 역사적 경험으로 봤을 때 대선은 일정 시점이 되면 시대정신을 찾는 구도로 간다. 역대 선거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현재 틀에 안주해서 선택하는 경우는 없었다. 역동적 국민들의 역사적 경험을 소중히 생각하고 그것을 마음 속으로 믿고 있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고 국민이 어디로 가야할 지 그 지점을 제시해주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 현재 한나라당 내에는 세 세력이 있다. 과거 회귀 세력, 현상 유지 세력, 미래 혁신 세력이다. 지금까진 미래 세력이 소수이고 앞의 두 세력이 다수인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번에 평화의 봄이 오는 상황에서 보면 상황이 바뀔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전체 구도가 바뀌는데, 동아시아 근본질서의 틀이 바뀌는데 그것을 주도해야 할 정치의 틀이 현재와 같이 있다면 국민이 그를 지켜보겠나.
변화를 추동하는 것이 당내 개혁세력인 손학규-원희룡-고진화 3인의 역할이다. 3인이 그런 것을 합의하고, 그런 방향으로 경선의 판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당내에선 그런 목소리가 소수다. 당 밖에 잠재적으로 존재해 온 젊은 세대의 여망이나 요구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그 가운데 연대를 할 수도 있고, 정치 틀의 근본적 변화를 시도해 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 3자의 역할이 그렇게 전개돼야 한다.
"시대정신 등에 합치 이룬다면 손학규-원희룡-고진화 연대 가능"
뷰스 개혁 진영에서 손 지사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손 지사로 다들 모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남경필 의원이 그런 얘기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했다.
고진화 시대정신과 방향, 또 국가의 전략 이런 부분들에 있어 합치가 중요하다. 그런 부분이 전제된다면 연대적 노력이나 큰 단결들을 해내야 되고 해낼 수 있다고 본다. 이제 출발점이다. 3인의 연대도 그런 부분들에 대한 합치를 우선적으로 해내면 그것이 가질 수 있는 눈덩이 효과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 기득권 세력이 중심적인 현재의 구도에선 작아보일 수 있지만 향후엔 그 힘이 생각 이상의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 지금은 그를 준비하는 단계다.
대선은 당내 역량으로 당원들끼리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을 대변하는 각계 각층의 모임과 연대틀이 있을 수 있고, 밖에 그런 세력이 형성되고 있다. 그에 주목하면서 이를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단순히 연습하는게 아니지 않나. 그런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결집시키는게 중요하다. 어떤 연대든 문을 열고 생각한다.
"줄세우기, 사당화로 진행돼 전근대적"
뷰스 최근 한나라당 상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에 소위 줄서기하거나 줄세우기 당하지 않은 의원들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어제 부산을 시작으로 지역을 돌기 시작했는데, 실제 눈으로 본 지역의 줄 세우기 실태는 어떠한가.
고진화 제가 보기엔 계파의 단순한 집합을 넘어, 사당화라고 생각한다. 공당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당직자나 시도당 핵심 일꾼들 또 당협 간부들, 하부조직까지 완전히 갈라놓고 있다. 그것이 정치적 노선 등의 가치나 정책으로 나뉘면 의미가 있는데 그것도 아니다. 현재 진행되는 것은 전근대적이라고 본다.
지금은 그런 것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중심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 분들께 크나큰 족쇄로 작용할 것이고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왜냐하면 당 중심이란 것이 사라지고 사당화되는 구조로 가면, 본인들이 당원과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공정경선, 정책경쟁 등을 실현할 수 없다. 그러면 진흙탕 경선이 되는 것이다. 그 늪에 빠져들게 되는 연쇄적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미래개혁세력은 그런 것에 빠져들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줄 세우기 논쟁이나 그런 움직임이 지금의 판을 주도하는 양 진영에 자신들의 구태의연한 모습을 내보이는 흉물스런 상이 되지 않을까 한다. 지금도 이미 일반당원으로부터 그런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켜보는 사람들은 이게 몇 년 전 모습이냐는 말을 한다. 그것 때문에 상대 후보에게 대통령 자리를 내줬는데 또 그 모양이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뷰스 출마선언 후 느끼게 된 한나라당의 긍정적인 모습과 부정적인 모습은 무엇인가.
고진화 저희 당이 국민들께 기대를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잘하고 좋은 모습 보여주고, 국민의 눈높이나 수준에 맞는 행보를 보이면 국민의 큰 신뢰를 얻을 수 있겠구나 하는 부분이 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역동성을 상실하고 있다. 과거의 패러다임 속에 그대로 있고 밑바닥국민정서나 민심을 읽으려는 치열함이 없고, 현상을 유지하고 고수하는데 급급하다고 보여진다. 큰 변화 국면이 오면 모래 위에 성처럼 불안정해 보인다. 그게 취약점이다.
뷰스 최근의 검증 국면은 1라운드였을 뿐이고 2, 3, 4 라운드 등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최근의 검증 국면을 어떻게 보고 앞으로 어떻게 전망하나.
고진화 일단 안타깝다. 미래의 비전과 정책을 갖고 밤을 새면서 논의해도 안될 정도로 격변들이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평화 문제 뿐 아니라 양극화 문제의 경우 진단은 어떻게 하든 '20대 80'의 사회를 넘어 '5대 95'의 사회가 오고 있다. 근본적 수술을 하지 않고 넘어가면 사회의 위기가 올 수 있다. 또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눈 앞에 와 있다. 지표상 나타나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초고속 고령화 사회로 들어서고 있는데 그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말로만 했던 대한민국의 암담한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런 문제로 씨름해야 하는게 안타깝다.
한나라당 입장에선 지난 두 번의 선거도 후보 개인의 문제 때문에 진 요소가 상당 부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그냥 넘어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국민검증위를 구성해 있는 부분이라도 빨리 털어내고 논쟁을 종결지을 수 있는 룰을 제안했었다. 당은 선거가 미래지향적으로 가도록 노력하면서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검증할 수 있는 체제를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그런 사람으로 진영을 꾸리고 거기서 제기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지난 대선에는 본선에서 문제가 됐는데 당 지지자들이 그런 문제를 그냥 넘기진 않을 것 같다. 문제점을 제기할 수 있는 룰을 정하고 주체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뷰스 일정도 합의 못하는데 그런 것을 합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고진화 지난 번 강재섭 대표가 그에 대한 얘기를 했다. 일단 언론을 거론했다. 또 종교와 전문성 있는 주체 등이 갖춰진 위원회가 돼야 한다고 했다.적어도 그런 곳에서 하면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개인이 와서 후보를 검증하겠다고 했을 때도(정인봉-김유찬 등) 큰 사안이면 문제가 커지게 돼 있다. 제기된 문제에 대해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틀을 만들고 거기엔 예외가 있어선 안 된다. 저 같은 경우 한 달 반에 걸쳐 색깔론 등에 대해 논쟁을 했다. 그런 문제에 대해 한달 반을 소모할 거면 국민의 4대 의무나 기존의 국민적 의혹이 쌓인 부분은 검증기구를 통해 해야 한다.
"이명박, 신뢰준 부분 있지만 시대정신 알 수 없어"
뷰스 경쟁자로서 한나라당의 후보들에 대해 솔직하게 평가해 달라. 먼저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대대적인 세몰이에 나선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고진화 저도 경쟁자 입장에서 국민들에게 일정한 신뢰를 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장으로서의 직무에서 나름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있고, 기업의 CEO로써 일을 잘했다는 기대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저는 근본적으로 그 분이 생각하는 시대정신이 뭔지 상이 보이질 않는다. 굉장히 카멜레온 같이, 어찌 보면 굉장히 이 생각을 하는 것 같다가도 달리 보면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사실 청계천과 경부운하는 정반대의 구상이다. 하나는 생태를 생각하는 분이 찬성한 정책이고 하나는 그 분들이 결사반대하는 정책인데 그런 걸 내는 걸 보면 좀 그렇다 .색깔이 뭔지 모르겠다. 과거 기업인으로서 성공했다는 부분과 국가 경영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평화나 개헌에 대한 태도, 굵직한 이슈에 대해 보인 태도는 너무 애매모호하다. 국가 중대사에 자신이 입장을 제시해 심판을 받는게 선거인데 그에 대해 모호하게 가고 있다. 과거의 성과로만 평가받는다면 그건 향후 국민적 문제제기에 부딪힐 것이다.
"박근혜, 정치적 감각-자기 절제력 있지만 콘텐츠 여전히 부족"
뷰스 박근혜 전 대표는 명실상부한 보수의 대표고 당의 지역적 기반도 갖고 있는데,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고진화 나름대로 한나라당의 대표로서의 역할을 잘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정치적 감각과 자기 절제력을 갖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에겐 계속 질문을 한 것이지만 과연 콘텐츠가 있느냐. 시대를 이끌 콘텐츠가 존재하느냐. 구호로서 참 좋은 나라가 아닌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전략, 정책, 네트워크 이런 것이 보이느냐. 그런 것이 숙제로 남아있다. 상당히 시간이 지났음에도 한계를 노정하는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이념적 틀에선 고집이 강한데 그게 과연 우리가 가고자 하는 시대방향과 맞나 싶다. 예를 들면 유신에 대한 평가에 대해 말하는 것을 보면 기준이 너무 주관적이지 않나. 국민의 보편적 시각에 동떨어져 있다고 본다. 그게 한계로 보인다.
뷰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원희룡 의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고진화 두 분은 저와 살아온 삶도 비슷하고, 한나라당을 변화시키겠다고 했고 그런 노력을 해 왔다. 그리고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계획도 중요하고, 국민들이 바라는 방향의 제시도 중요하지만 실천할 용기와 일관성이 중요하다. 저도 그렇지만 개혁을 대표하는 세력의 공통의 숙제가 아닌가 한다. 변화를 말했음에도 지나보면 다시 원위치에 가 있는 원인을 뒤돌아봐야 한다. 그 원인이 수구세력에게만 있느냐. 우리 스스로 되돌아봐야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
뷰스 경선 출마 당시 ‘행복국가론’을 표방하며, 정책 선거를 주장했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정책선거라는 것은 좋은 지적이지만, 대선국면에서 정책이 실종될 가능성도 나오는데.
고진화 그 문제를 언론과 시민사회에서 해 줘야 하지 않겠나. 정치권이 기대 수준에 못 미치는데 정치 스스로 치유하길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라고 생각한다. 지금 사실은 중요한 이슈들이 던져졌고 앞으로도 생길 것이다. 특히 평화의 문제가 근본적인 구조와 틀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그와 연관된 법 개정과 경제지원을 현실화할 국제 컨소시엄 구성, 주변 4강국과의 외교채널 문제, 한민족 네트워크 문제 등 숙제가 많은데 후보들이 이에 대한 명쾌한 시각을 보이는게 중요하다. 다른 모든 문제가 마찬가지다. 행복국가론은 개발 지상주의를 넘어 번영이라는 주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 양극화, 교육, 육아, 고령사회 대책, 의료보험, 부동산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문제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대비해야 한다. 그런 논의 과정이 우리 사회의 성숙한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 돼야 한다.
뷰스 다음 대선의 화두가 될 경제 정책, 특히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아직 알 수 없다. 그리고 있는 청사진을 말해 달라.
고진화 소위 수치로 경제문제를 접근하는 시각이 있다. 이명박 전 시장의 '대한민국 747'이나 '7% 경제성장률' 등이다. 이는 과거에 대부분 제시했던 대안이라고 본다. 이는 검증도 어렵고 과연 지금 시대에 맞는 것인지 의구심도 든다. 오히려 지식선도혁신 경쟁이 합의된 경제에 대한 시각이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사회세력간 갈등과 긴장이 일상화된 체제를 어떻게 사회 대타협으로 이뤄낼 지, 그 모델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수치 논쟁은 어찌 보면 7, 80년대에 많이 봤던 것이다. 경제도 패러다임 문제로 가야 한다. 누구를 대변하는 정책인지 확인하고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 그런 것이 제가 주장하는 패러다임이다. 예를 들어 지금 경부운하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청년들과 얘기해 보고 토론해 보면 이는 청년들의 요구에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아무런 비판 없이 진행되는 것은 문제다.
경제문제 중 또 하나는 수출은 늘어나고 주식 평가지수는 높은데 왜 일반국민이 허탈감을 갖고 있냐는 것이다. 성장과 분배를 어떻게 선순환으로 만들 것이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막연히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한다. 이런 논법으로는 해결이 안 난다. 우리 사회도 빈곤의 문제가 여전히 있다. '2 대 8 사회'란 것이 갖는 위험요소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모색 등이 다 경제문제다. 그런 식으로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고 본다. 이름만 '노믹스'라고 붙이면 경제이론, 경제정책이 되는 것은 벗어나야 한다.
뷰스 기업투자를 늘리기 위한 방안은 어떤 것이 있나.
고진화 사실 우리가 다 인정하는 것이 세계화에 대한 대처 문제다. 최근 한미 FTA가 그에 대한 논쟁이다. 특히 우리로선 중국으로 한국의 작은 기업들이 이전하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 이뤄지는 것이 문제다. 이제 평화를 위한 번영을 구체화 시킬 때다. 개성공단 문제가 처음에는 몇 개 기업의 실험적 의도로 시작됐을 지 모르지만, 이제 단계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 북한에 양질의 노동력이 있는데 한미 FTA에서 개성공단 원산지 문제를 논의한다면 우리 경제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중소기업이다. 대기업 중심에서 벗어나자는 것이 과거에는 재벌해체라고 했는데 그런 대안은 아닌 것 같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이다. 최근 연구들을 많이 하고 있는데 현재와 같은 체제에서 진행이 된다면 많은 부분 의미 있는 경쟁을 하지 못하고 국제 경쟁력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보일 수 있다. 이 문제도 대안을 마련할 것이다.
투자의 문제는 경제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축소된 일자리를 누구의 잘못이라고 폄하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역균형발전이란 것도 시기적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은데 균형발전 모델 속에서 우리 경제를 새로운 편제로 재편을 시도하는 것도 대안적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경제문제는 저도 답을 내는 논의를 하고 있다.
"어떻게 인식 변화하게 됐는지 진정성 보이는 변화 시도해야"
뷰스 2.13 합의 이후 한반도에 해빙무드가 몰아닥치며 한나라당이 당황하는 것 같다. 기존 정책과의 연계성과 논리적인 설명 없이 대북정책 기조 변화를 제시했다. 미국의 이라크 정책을 놓고 보듯이 다른 나라에서 이 정도 정책변화라면 당이 깨지고 비판받았을 것 같다. 최근 당의 대북정책 변화 움직임을 어떻게 보나.
고진화 저희 당이 과연 바뀌었는지 그 의구심을 일단 해소해 줘야 한다. 선언적으로는 누가 못하나. 몇 달 전에는 전쟁불사를 얘기하다가 지금 이렇게 변하면 참 설명이 안 되는 것이다. 어떻게 인식의 큰 강을 갑자기 뛰어넘게 됐는지 국민에게 진정성을 보이는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그런 신뢰가 아직 생기지 않았다고 본다.
구체적이고 대안적 논의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북미관계 정상화, 경제지원 문제, 워킹그룹 과제들을 모두 점검해서 대안들 내놓아야 한다. 이런 것을 촉구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데, 국민의 에너지 모으는 방향으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한나라당이 원내 제1당인데, 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힘도 어떻게 모을 수 있을지까지 사고가 진전돼야 상황 주도력이 생기는 것이다. 바라는 것은 당이 진실성 있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큰 평가에 기초해 변화해야지 과거에 대한 해명 없이 지금과 같이 말하면 얼마나 오래 갈지 알 수 없다. 저는 평화문제가 올해의 가장 중요한 문제이고, 동아시아의 세력관계를 변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뷰스 한나라당은 자신들이 '진품 평화정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진화 불과 한달 전만 해도 비핵평화 주장이 친북좌파라며 난리친 그룹이 당을 주도했다. 저 같은 사람은 한나라당에 맞지도 않는 후보라는 메시지를 당원에게 보내지 않았나. 그런 매카시즘적 사상검증으로 유리한 상황을 가져가려는 뿌리깊은 냉전적 사고가 있다. 그것이 어떻게 하루 아침에 선언으로 극복되겠나. 실천하려다 보면 부딪히는게 한 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노선 변화에 대해 근본적 자기성찰을 해야 한다.
과거에 제가 문제제기 했을 때도 의심을 보내는 상황이었는데 이걸로는 앞으로의 변화를 주도하지 못 한다. 지금 국민들에게 구호가 아닌 진정성으로 다가가기 위해선 오랜 기간 꾸준히 해야 한다. 당이 그런 변화를 보인 것은 반가운 일인데 그 변화가 구두선에 그치는 상황이 되면 안 된다.
뷰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가 8차 협상을 끝내고 사실상 고위급 회담에서 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는 중단을 제기하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고진화 미국의 의회에서 부여한 시기 내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려고 하는 상황이 가장 큰 문제이다. 그 틀 내에서 협상에 들어갔고, 거기서 4대 선제조건 등 많은 부분이 준비 없이 시작된 부분이 있다. 협상단이 노력하는 것을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 분들도 밤잠 못자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것을 안다. 이 시점에선 원칙있는 협상을 해야 한다.
저는 조건부 협상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협상을 하다가 국민의 뜻이나 국익과 부합하지 않으면 협상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전제를 갖고 있어야 한다. 꼭 기간 내에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하에 임하면 실수가 있을 수 있다. 마지막 국면에 가면 그런 원칙을 더 확고히 해야 한다. 협상의 중심에 있는 분들은 자신들의 임기 내에, 정해진 무역협정촉진시한(TPA) 시간 내에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회도 17대에 비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협상해야 한다. 그러면 다른 부분적 논란은 피할 수 있다고 본다.
협상이란 것은 구체적 당사자들이 어떤 논의를 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는 갖고 있지 않다. 원칙을 갖고 추진한다면 18대 국회에서 비준을 한다고 해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
뷰스 한나라당의 개혁과 변화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고진화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가 지역주의다. 분단 상황에서 더욱 더 커졌고 최근에는 지역주의가 색깔론과 결합돼 나왔다. 지역주의 모습을 보이는 한나라당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과거 신간회나 좌우합작 등의 노력이 중요하다. 기본적인 국민의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왔다. 지금도 그런 생각 하에서 한나라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참 절박하다.
저는 마지막 노력이라는 말도 하는데 올해에 변화하지 못하면 정당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할지 국민적 물음에 부딪힐 것이다. 정파적 계파적 시각에서 사물을 보던 것으로는 안 될 상황이 와 버렸다. 한반도 격변, 동아시아 질서 재편이 일어나는데 당내 구조에서 이 문제를 풀 수 있겠나. 국민들의 에너지를 모으고 겨레의 에너지를 모아야만 돌파할 수 있는 시점이다. 정파를 뛰어넘는 연대와 정치질서 재편도 생각해야 한다. 큰 민족적 숙제가 던져진 상황에서 정치공학적으로 계산하다가 이 중요한 계기를 놓친다면 또 다른 민족부흥의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닌가. 그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 .
뷰스 유석춘 등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인사들과 만남을 가질 계획은 없는가.
고진화 시민사회 영역이나 동세대들이 이런 상황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동력이 있어야 하는데. 좌우나 이런 것들이 중요한 게 아니라 평화체제 등의 상황에 대해 준비해야 할 요소가 많다. 그런 것은 국가의 틀 자체의 변화가 와야 하는 것이다. 개헌에 대해 중요하다고 한 이유는 바로 이런 상황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비전을 잡고 공유하는 노력을 하는게 중요한데 정파적 시각으로 이를 봉쇄했다.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동참하겠다고 한다면 신뢰성의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런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다. 열린 마음으로 개방적 네트워크를 가질 생각이다.
"2007 대선, 시대정신이란 부분이 논쟁이 될 것"
뷰스 올해 대선은 한나라당의 압승 전망과 함께 예전처럼 3-5%의 박빙대결이 다시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 등이 엇갈린다. 고 의원은 12월 대선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고진화 앞으로 시대정신이란 부분들이 논쟁이 될 것이다. 그것이 중심화두가 될텐데 한나라당에 그것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결국 그게 앞으로의 상황변수의 중심이 아니겠나 생각한다. 한나라당이 국민정당이 아니라 특정지역을 대변하는 정당이고, 계층별로도 중산층, 서민층 정당으로 탈바꿈 못하고 있다. 그런 한계 때문에 여전히 이슈나 또는 선거구도를 바꿀 만한 아젠다가 나타나면 그런 구도가 또 나타날 것이다. 체계적 계획과 마인드가 얼마나 돼 있을 지가 가름할 것이다. 대선이라는 것이 국회의원선거나 지자체 선거처럼 일정한 조직력으로 예견되는 것이 아니고 전 국민의 움직임이기 때문에 그렇다. 또 다른 변수는 40대다. 특히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넘어간 세력이 어떤 생각을 갖느냐가 결정할 것이다. 거기서는 시대정신이 문제가 될 것이다.
뷰스 일부에서는 고 의원을 두고 '뜨려고 안달이 났다' '좌충우돌' '돈키호테' 등 여러 수식어를 들어 비판한다. 혼자서 정치와 한국사회 개혁을 하겠다고 하는데서 그런 분위기도 느껴진다. 본인은 어떻게 평가하나.
고진화 왕따란 말도 듣고 있다.(웃음) 정치는 자기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비판을 비중 있게 받아들이진 않는다. 오히려 이제까지의 정치가 말바꾸기 같은 것을 문제삼지 않았던 것이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혼자 변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국민의 마음도 하루아침에 형성되지는 않는 것 같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도 축적되면 변화의 기폭제가 되는 것을 체험하고 살았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변화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어렵더라도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이 일정 정도 정립돼야 한다. 시대정신 등 그에 맞는 정책이 마련되면 그것을 갖고 연대, 네트워크를 해야 힘이 생기고 기폭제가 돼 변화를 이룰 수 있다.
앞으로는 그런 네트워크나 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힘을 만드는데 노력을 할 생각이다. 비판하는 분들이 제기하는 것은 기존의 정치적 관행과 그런 잣대로 보는 것이 아니냐는 반론도 가능하다고 본다. 현대사회에서 정당, 당론이라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겠나. 한 개인이 세계와 소통하는 시대가 아닌가. 새로운 시대코드나 흐름으로 봤을 때는 반론이 가능하다고 본다. 정치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는데 새로운 정치를 규정하는 코드가 뭐고 정당의 역할이 뭔지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 포함, 저의 문제제기를 평가해 줬으면 한다. 동 세대와 다음 세대와의 끊임없는 호흡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 노력이 축적되면 그 사람들의 시각도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뷰스 향후 선거운동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고진화 작년부터 정책을 만들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여러 차례 토론했다. 지난 해 12월 21일 패러다임을 바꾸자고 했더니 웬 뜬구름 잡는 얘기를 하냐는 말을 하더라. 나는 구체적 정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순서가 아니라고 봤다. 그를 통해 나라를 바꿔보고 싶은 것이었다. 그것이 생소하게 다가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게 필요한 게 아니냐는 논의가 전개되는 것 같다.
정책 논의도 우리가 거대담론 중심이었기 때문에 생활정치라는 구체적 단위도 필요하다고 본다. 역으로 그 둘은 긴밀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비전과 전략의 틀이 바로 정책을 만드는 기초를 형성하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봤다. 이는 정책이 누구를 대변할지, 또는 지향하는 가치와 국가를 어느 방향으로 가져가야 할지 목표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저는 큰 틀도 있어야 하고 작은 대안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논쟁으로 진행될 때 대선 과정에서 국민 전체가 한 단계 높은 시민으로 성숙할 수 있고, 대한민국도 그래야 미래로 갈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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