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손학규 메시지 유효", 김부겸 "우리가 모시러 갈까"
박영선-김부겸-안철수 대구서 회동
세 정치인의 대구 결집은 최근 이들이 앞장서는 야권의 지형재편 움직임에 대한 여론의 지지를 확보하고 서로의 공조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이들은 이날 서로 행사를 교차방문하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고 당에 대한 쓴소리와 함께 새로운 흐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 영남일보 빌딩에서 대구 시민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개최했다.
안 전 대표는 강연회에서 "지금은 몸담은 정당을 바꾸는 게 나의 역할이다.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정치할 이유가 없다"며 부패척결과 낡은 진보 청산, 새 인재 영입 등 평소 주장한 혁신 방향을 피력했다.
공교롭게도 강연회는 박 전 원내대표가 자신의 저서 '누가 지도자인가' 북 콘서트를 하는 대구경북디자인센터서 걸어서 3분 거리였다.
박 전 원내대표는 북 콘서트 전에 들러 "저하고 아주 독특한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우연히 옆에서 하게 됐다"며 축하 인사를 했고 내년 총선 대구 출마를 준비하는 김 전 의원도 방문해 "대구에 변화가 올 것 같다"며 둘을 반갑게 맞았다.
친노-비노를 뛰어넘자며 결성한 '통합행동'의 멤버인 박 전 원내대표와 김 전 의원은 북 콘서트에서 다시 얼굴을 마주했다.
초대손님으로 출연한 김 전 의원은 "박 의원은 제가 가지지 못한 열정이 있다"고 치켜세웠고 박 전 원내대표도 김 전의원에 대해 "겉으로는 약간 물렁물렁해 보이지만 결단하면 완전 포효하고 연설도 잘하고 멋있다"고 화답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자신이 대표직에서 물러난 원인이었던 세월호 특별법 협상 문제와 관련 "김부겸이 그때 국회에 있었으면 잘 됐을지도(모른다)"고 말했고 김 전 의원은 "우리당 의원들이 비겁했다. 강경파 의원들이 무책임했고 그 후유증으로 책임질 수 없는 집단이라는 이미지가 국민에 강하게 박혀서 아쉽다"고 위로했다.
둘은 새정치연합의 구원투수로 거론되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빈자리를 아쉬워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손 전 고문의 2007년 한나라당 탈당 기자회견을 회상하고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으로 향해 가야 하는 게 아닌가'하는 메시지가 지금도 유효하고 국민이 그런 걸 바라고 있다"고 밝혔고 김 전 의원은 "우리가 모시러 가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웃으며 맞장구쳤다.
한때 안 전 대표의 멘토로 불렸다 지금은 결별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박 전 원내대표가 대표 시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려 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도 패널로 나와 당의 현 모습을 비판했다.
윤 전 장관은 "새로운 시대와 의식이 요구하는 야당상이 무엇인지 고민했어야 하는데 그걸 못했다"고 비판했고 이 교수도 "현 체제가 당을 화합시키고 변화된 모습으로 간다는데 현재까지 봐서는 그렇게 예측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북 콘서트가 끝날 무렵에는 자신의 강연회를 마친 안 전 대표가 찾아와 "서로 같은 날짜여서 참 운이 좋다"며 축하 인사를 했다.
이날 세 트리오의 대구 출동이 주목을 끄는 것은 세 사람 모두 주류인 문재인 대표와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당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 정치인의 대구 결집은 중도성향 50대가 주축이 된 세대교체론에 대한 교감을 확대하려는 목적이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안 전 대표는 대구시당에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강행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는데, 박 전 원내대표도 성명 발표자에 공동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표는 이날 종합편성채널인 JTBC에 출연, "충분히 자신들의 의사를 밝힐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국민과 함께 하는 게 중요한 시기이고 그러려면 당의 단합된 모습도 필요하다. 당과 함께 해주시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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