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계 대규모 만찬회동, 건배사 "자나깨나 손학규"
"모두의 마음 속에 있는 간절함을 확인한 자리였다"
손 전 고문이 작년 7월 정계은퇴를 선언한 이후 손학규계 인사들이 대규모 회합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를 위한 물밑 작업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낙연 전남지사 주재로 마련된 회동에는 김동철 신학용 양승조 오제세 조정식 우원식 이찬열 이개호 임내현 최원식 의원과 송태호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장, 김유정 서종표 전혜숙 최영희 전 의원 등 18명이 참석했다.
이 지사는 "옛날 동지들의 술자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참석자들은 손 전 고문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직·간접적으로 표시하며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일부 참석자들은 "손 전 고문이 정계은퇴를 접고 역할을 해야 한다", "나라와 민족 앞에 손 전 고문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느냐"며 직설적으로 정치활동 재개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내현 의원은 "자나깨나 손학규, 앉으나 서나 동미재(손 전 고문의 싱크탱크였던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줄임말)"라는 건배사를 제의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다 지나가면 디딤돌이 된다면서 손 전 고문의 칩거가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반면 또다른 참석자는 "손 전 고문이 강진에 갈 때는 자유의지지만 내려오는 부분은 의지대로 안된다. 운명에 맡길 부분"이라며 주변에서 재촉할 성질이 아니라고 했고, 최원식 의원은 "당 선배들이 나오라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 상처를 너무 많이 받은 분"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 지사는 지난해 손 전 고문을 만나 막걸리를 마시다 손 전 고문이 "살으리 살으리랏다. 청산에 살으리랏다"라는 가사의 '청산별곡'을 부르고, 자신은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라는 가사가 담긴 '한계령'을 불러 서로 웃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한 지지자가 새벽에 손 전 고문이 있는 토굴로 찾아와 정계복귀를 하라고 소리를 지른 일도 있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손 전 고문의 복귀가 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지만 모두 마음 속에 기다림과 그리움이 있는 것같다"며 "모두의 마음 속에 있는 간절함을 확인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또 내년 총선에서 모두 당선돼 국회에서 다시 만나자는 뜻을 담아 '건배, 필승'이라는 건배사를 외쳤다.
손 전 고문 측은 이날 모임이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와 관련한 정치적 의미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 지사는 "오늘 모임은 제가 지사 당선 후 도움을 준 분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만든 자리"라며 "손 전 고문과 연관된 것으로 해석되는 줄 알았다면 이 모임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외유를 마치고 4일 오전 귀국 예정인 손 전 고문도 "귀국할 때 절대 공항에 나오지 말라"는 뜻을 이날 참석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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