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명박 모두 공멸할 것"
<인터뷰> 소장파 남경필 의원 "손학규-원희룡 통합할 것"
"최근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양대 대선후보 캠프간 검증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정인봉 사태를 보면서 위험하다고 많이 걱정하고 있다. 5.31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맹형규-홍준표 후보가 그랬듯이 박근혜-이명박 두 진영 모두 공멸할 것이다."
소장개혁파 대표인 3선의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경기 수원 팔달)은 16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박근혜-이명박 후보검증 전쟁에 대해 극한적 위기감을 토로했다.
남 의원은 "5.31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초반에 맹형규, 홍준표 두 후보 중 한 사람이 당선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후보검증 국면과 고발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권에서 강금실 후보가 나오자 결국 오세훈이 나와 평정을 했다"며 "이번 당내 경선과 대선도 그렇다. 박근혜-이명박 두 진영 모두 공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근혜는 시대한계 못넘고, 이명박은 개발리더십으로 어려워"
남 의원은 후보검증 논란외에도 박근혜-이명박 두 후보에게는 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 "박근혜 대표 시절 원내 수석부대표를 하면서 보니 아버지 시대를 뛰어넘는 데 굉장히 주저하는 것 같다"며 "분명히 입장을 밝히고 시대의 아픔에 대한 시대통찰과 공감을 표해야 하는데 방어적 수세적 입장만 나온 것 같고 본인이 깨지 않는 한 깰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선 "노무현 정부가 워낙 잘못하니까 운하, 청계천 등 뭔가 하는 리더십을 원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그냥 개발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양극화 문제인 집값, 교육, 의료와 보건문제 등을 작은 정부로 가서 개인이 해결하라고 하면, 한나라당이 집권을 해도 나라가 어려워진다. 감세를 말하면서 여러 가지 복지정책을 다 하겠다고 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전 시장은 예산 20조원을 어떻게 줄일 지에 대한 말은 없다"며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자신의 현재 입장을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원희룡 후보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고 묘사했다. 그는 "개인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 한나라당의 중도개혁세력을 대표하는 정치 지도자 손학규-원희룡이 한나라당의 열악한 개혁그룹의 입지를 넓히고 그런 세력들이 집권하도록 손발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두 분은 이후 자연스럽게 통합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이명박-박근혜 캠프에 대한 줄서기와 줄세우기 분위기에 대해 "의원들이 당선될 수 있는 곳에 줄을 서야 배지를 다시 다는 것이 가능하다는 현실성 때문에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실제로는 교체를 해도 반발 충격이 별로 없는 곳부터 교체를 하기 때문에 의원들은 줄을 서기보다는 그 캠프가 자신과 정체성이 같은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칫 그곳에 함몰되고 부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참정치운동본부의 유석춘 본부장 등이 제시한 색깔론에 대해 "터무니 없다"며 "그 터무니 없음이 통용될 수 있는 분위기가 한나라당에 있다. 한나라당을 찍을까 말까 하는 국민이 보자면 터무니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최근 2.13합의를 비난하고 남북정상회담을 반대하는 당론에 대해서도 "북한 핵 폐기라는 긴 절차의 첫걸음에 들어섰는데 북한이 이제는 그냥 발을 빼기가 쉽지 않다. 이번 합의를 높이 평가한다"며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당론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다음은 1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가진 남경필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2.13합의로 북한 더 이상 발 빼기 어려운 국면 돌입 환영"
뷰스앤뉴스 최근 북핵 6자회담이 2.13합의로 한반도 평화 정착의 전기를 맞았다. 각국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고, 한반도 평화체제가 첫 발을 내디뎠다는 분석도 나오는데 남경필 의원은 남북정상회담까지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번 2.13합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남경필 의원 높이 평가한다.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간게 분명하다. 북한을 변화시키려고 협상을 해왔던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이 걸려들었다'는 표현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북한 핵 폐기라는 긴 절차의 첫걸음에 들어섰는데 북한이 이제는 그냥 발을 빼기가 쉽지 않다. 돌아서면 엄청난 제재와 국제적 비난, 어려움에 직면할 곳으로 들어갔다.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위험한 도박에 들어간 것인데 이제 새로운 게임의 국면에 완전히 들어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는 북핵 폐기라는 지난한 과정의 관문에 들어간 의미 있는 회담이면서 이게 잘못될 경우 한반도에 엄청난 핵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양면적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 주장에 한나라 지도부 경청해 고무적으로 느껴"
뷰스앤뉴스 한나라당내에서는 강재섭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북한에다가 뭘 갑자기 서둘러서 주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처럼 그렇게 비춰지고 있다"며 "정부가 6자회담 합의를 빌미로 해서 지나치게 서둘러서 지원을 재개하거나 정략적인 이벤트 추진을 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평가절하하는 분위기인데.
남경필 의원 지난 15일 성명서를 낸 것도 사실 당의 그런 반응을 보고 그냥 뒀다간 그렇게 논평하는 식으로 당론이 결정될까 봐 걱정이 돼 내게 됐다. 15일 밤에 (당에서) 연락이 와 16일 오전 회의를 했는데 회의 자리에선 좀 고무적이었다. 오늘 아침 국회 통외통위 소속 한나라당 위원들이 회의를 했는데 지도부가 얘기를 많이 들었다. 상황에 대한 배경설명과 정세분석 등을 앞의 몇 분이 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해서 제가 처음에 얘기를 했다. 그동안 저는 모니터링이라는 전제를 걸고 인도적 지원을 하자고 했다. 그대로 얘기했다. 이후 몇 분이 얘기하는데 정형근, 박희태, 박종근 등 한나라당 통외통위 위원들이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하면 당할 줄 알았는데 논리적으로 별로 반박하지 못했다. 정상회담도 필요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더라.
"한나라, 책임 있는 당국자 모습으로 남북정상회담 당론 바꿔야"
뷰스앤뉴스 남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2.13합의 직후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2.13 합의로 '핵시설 동결'이라는 첫걸음을 내딛게 될 북한이 다시는 원점으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해야 하고, 특히 2단계 조치인 핵시설 신고·불능화 이행은 북한정권에게는 '선군정치 포기'라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 요구된다. 즉, 정권의 생사를 건 문제인 것"이라며 "따라서 김정일 정권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하고, 또 그것을 도와줄 수 있는 대한민국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고려해 봄직하다"고 남북정상회담을 주장했는데.
남경필 의원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당론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황이 변화했다는 것에 대해 당이 인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당론의 변화도 좀 있을 것 같다. 어떤 순차적 시나리오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지, 그런 차원의 논의는 뒤로 미루고 한나라당이 고민해야 할 부분은 과연 북핵 폐기라는 민족적, 국가적 큰 과제를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어떤 스탠스를 갖고 가는 것이 극복에 도움이 될지 근본적 고민을 먼저 하는 자세로 갔으면 좋겠다.
당론을 변화시키는 게 가장 의미있는 변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6일 아침 회의에서 그런 면에서는 가능성을 조금 발견했다.
국민들은 이런 국면에서 북핵을 폐기시키기 위해 한나라당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보고 있다. 한나라당이 책임 있는 당국자의 모습으로 생각을 하고 말과 입장을 내놓아야 할 시기다. 당이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70년대 이후 정부가 일관해 포용정책 포기는 있을 수 없어"
뷰스앤뉴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나라당 당론과 다른 생각을 가진 남 의원이 해결의 프로세스로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남경필 의원 나름대로의 원칙 프로세스까지는 아니지만 북핵 폐기라는 양보할 수 없는 가치, 목표를 계속해서 주장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이 통제하는 수준으로 원하든, 원치 않든,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해체)라는 원칙이 견지되고 있다고 본다. 최근에는 CVIM(관리를 의미하는 매니지먼트)로 바뀌었다는 전문가도 있다.
뷰스앤뉴스 이같은 2.13합의가 그동안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펴온 햇볕정책과 대북포용정책의 성과라는 목소리와 평가가 많다. 그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남경필 의원 한나라당 당론이 포용정책 폐기로 비치는 것은 안 된다. 포용정책은 70년대 이후 우리 정부가 가져온 일관적인 정책인데 그걸 폐기하라고 하는 건 대결정책으로 가자는 것이냐는 말을 들을 수 있다. 포용정책의 폐기는 있을 수 없다.
햇볕정책의 경우, 저는 공과가 있다고 본다. 햇볕정책이 지향하는 큰 방향, 포용의 농도와 양을 증가시켜 상대방을 녹여 내리겠다는 의미가 담긴 큰 틀에선 같이 가야한다고 본다. 어떻게 보면 북한 입장에서 이게 더 기분 나쁠 것 같다. 햇볕정책은 정책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과정에서 나온 불법송금 등을 국민들이 싫어하는 것이다. 그것이 햇볕정책과 오버래핑(겹쳐져 보이는 것) 되는 것 같다.
"핵 통한 선군정치 포기 시점에 대한민국이 北 결단 도와야"
뷰스앤뉴스 앞으로 북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남경필 의원 성명을 낸 저의 기본자세는 그런 배경에 따른 것이다. 가장 하고 싶은 말은 하여간 미국은 북한이 핑계댈 수 있는 것을 다 제거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걸려들었다는 표현을 썼다. 북한이 핑계를 대 성의가 없다고 한 부분을 제거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럼에도 다시 이걸 깨려고 하는 시도가 있으면 미국이 굉장한 제재를 할 것이다. 북한에 정말 위협적인 것은 중국의 반응이다. 이 문제의 모든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중국이 쥐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입회 하에 합의된 내용을 깰 때 북한에게 돌아오는 제재는 과거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를 것이다.
이번 6자회담 합의 중 1단계 조치는 어느 정도 잘 진행될 것이다. 2단계 조치 들어가서 실제로 불능화 조치와 보고하는 조치(플루토늄 등 얼마나 갖고 있는지) 등의 대목에서 불성실 신고를 하게 되면, 그건 바로 계약 파기이기 때문에 성실신고를 강요당할 것이다. 이 때가 북한이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다. 북한 군부에겐 김정일이 해온 핵을 통한 선군정치를 포기하는 것과 같은 실질적인 이행단계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 대목에서 북한의 결단을 대한민국이 도와줄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의미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다.
"북미의 입장변화를 정확히 읽고 한나라당이 대처에 고민해야"
뷰스앤뉴스 이런 중대한 국면에서 그동안 당내에서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온 수요모임이 최근 대선 경선 준비 과정에서 사실상 공중분해되면서 한나라당 내 젊은 목소리의 실종에 대한 우려가 높다.
남경필 의원 그렇다. 그런데 이 부분은 개혁 대 반개혁의 전선이라기보다 시대의 흐름과 세상의 변화를 정확하게 읽느냐, 그리고 시대의 흐름과 세계의 변화에 대해 한나라당이 그것을 읽고 선도할 수 있냐의 문제라고 본다. 미국과 북한의 입장이 바뀌고 있다. 북핵 문제는 미국과 북한 양자 외에는 다 타자다. 한국도 당사자이지만 폐기와 관련된 것에는 양자가 주축이다. 북미의 입장변화를 정확히 읽고 한국 정부가 취해야 할 태도와 주장들, 정부를 맡겠다는 한나라당의 태도는 어때야 할 지 고민해야 할 시기다.
"수요모임, 이명박 대세론 등 대선 후보경선 파도 앞에 좌초"
뷰스앤뉴스 수요모임이 왜 이렇게 좌초됐다고 보나.
남경필 의원 수요모임의 회장을 제가 하고 있다. 2주 전 수요모임 회의에서 존속하자는 말을 하고, 회장직을 그만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2주 전 회의 때 경선 때까지라도 정기적 모임을 갖자고 하고 그에 걸맞은 대표를 새로 뽑아 모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주에 회의를 하는데 5명 왔더라. 그날 논의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회의를 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이더라. 회장을 다시 뽑는 것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그 생각을 접었다. 정치적 결사체로서의 기능은 당분간 불가능해진 것이다. 그러나 짊어져야 할 짐이라고 생각한다. 고민을 많이 했다. 수요모임을 봉인, 폐기절차로 가야 하는지, 이대로를 인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뷰스앤뉴스 수요모임이 지나치게 이벤트와 이미지 정치에만 치중해 한계가 있었다는 비판도 있다.
남경필 의원 수요모임이 대통령 선거를 앞둔 후보경선이라는 엄청난 정치적 파도 앞에 버티기에는 배가 너무 약했다. 큰 파도 속에서 뒤집어진 것이다.
대표로서의 지도력 문제라고 후회하고 있다. 제일 큰 문제는, 이 국면이 오기 전인 작년 쯤에 수요모임 의원들과 대선과 관련, 어떻게 할 것인지 끝장토론을 했어야 하는데 그걸 못했다. 그런 지도력 문제가 컸다. 두 번째 문제로는 의원들이 현실 정치인이라는데 한계가 있다. 상황적으로 보면, 이명박 대세론이 너무 급격하게 빨리 온 것도 상황적 요인이 됐다고 본다.
"줄서기보다 권력자에 대드는 실력 있는 정치인 정체성 고민해야"
뷰스앤뉴스 젊은 의원들 뿐 아니라 영남권 의원도 그렇고 줄서기 분위기가 농후하고 각 캠프의 줄세우기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의원들이 너무 중심 없고 줏대 없는 정치를 하는 것 아닌가.
남경필 의원 줄서기를 왜 할까. 저는 그런 부분에서 생각이 좀 다르다. 수요모임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전체를 놓고 말하면, 물론 '대선 승리'라는 큰 목표는 공유하고 있지만, 개개인에게 당면한 목표는 국회의원 배지를 다시 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큰 목표가 되면 당선될 수 있는 곳에 줄을 서야 가능하다는 현실성 때문에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저는 그런 면에서 아니라는 말을 많이 했다. 국회의원을 세 번 쯤 하다 보니까 공천할 때 당시 실력자, 권력자들이 30% 정도의 물갈이는 기본으로 한다. 다들 그 과정에서 물갈이에 자신이 포함될 지 두려움이 있다.
그렇다면 물갈이 대상이 누구일까. 지금 누구 편을 들어야 물갈이 되지 않고, 상대편이 당선되면 자신이 물을 먹는다고 판단하는 것 같은데 잘못된 판단이다. 과거 권력자가 제일 먼저 교체(물갈이)대상으로 삼는 사람은 교체를 해도 시끄럽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런 분들부터 교체를 한다. 교체를 해도 반발 충격이 별로 없는 사람들, 자기를 지지했으나 평소 자기 주장이 별로 없고 교체해도 당선할 수 있는 그런 곳부터 교체를 한다. 한나라당 3선 의원들을 보라. 자기 주장이 강한 독특한 사람이 많다. 자기 목소리가 강한 사람들이다. 권력자들에게 대든 사람도 많다. 권력자는 그런 사람을 오히려 치지 못한다. 자기 실력 있으면 쉽지 않다. 지금 있는 줄서기에 대해서는 그런 의미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수요모임 의원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 국회의원 중 90%는 대통령에 대한 꿈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꿈을 갖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운동장을 둘이서 똑같이 뛰는데 세 바퀴 쯤 돈 상황이다. 다섯 바퀴를 돌아야 할 사람의 상태와 1백 바퀴 뛸 생각하는 사람의 상태는 다르다. 수요모임 의원들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 그들을 줄을 선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대부분 이명박 전 시장 쪽인데, 그 쪽이 자신과 정체성이 같은지 고민해봐야 한다. 원희룡, 손학규를 지지하지 못하고 이명박에게 간다면 분명한 명분과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 쪽으로 간 의원들은 개혁을 이루기 위해 가장 가능성 있고, 유연성 있는 후보를 지지하고 그 후보를 우리 생각 쪽으로 견인하겠다고 한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저는 그걸 보여달라고 했다. 이슈나 상황에 따라 후보의 잘못된 점을 질타할 수 있다면 동의하겠다. 그러나 그곳에 함몰되고 부품으로 전락하면 우리가 말한 자기 이유 등이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걸 당부했다.
"박근혜, 아버지 시대 뛰어넘지 못하는 성격으로 방어적 틀 못깨"
뷰스앤뉴스 당내 후보들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박근혜 후보의 경우 안정감과 지도력에 대한 평가와 달리 상속정치, 과거지향적 정치인, 인혁당 등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수구정치인, 영남을 중심으로 한 지역주의 정치인이라는 등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남경필 의원 박근혜 전 대표는 대표 시절 원내 수석부대표를 했기 때문에 얘기를 많이 해봐서 퍼스널리티(성격)를 조금 안다. 아버지 시대를 뛰어넘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굉장히 주저하는 것 같다. 인혁당 문제가 대표적이다. 분명히 입장을 밝히고 시대의 아픔에 대한 시대통찰과 공감을 표해야 하는데 방어적 수세적 입장만 나온 것 같아 아쉽다. 수석부대표를 하면서 느낀 것이 그런 것이다. 그 틀을 왜 못 깨는가였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니 본인이 깨지 않는 한 깰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명박 "감세.복지 다 말하기보다 예산 20조원 어떻게 줄일 지 말해야"
뷰스앤뉴스 이명박 시장에 대해서도 서울시장 시절의 가시적 성과와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달리 불도저식 개발경제를 위주로 한 정치, 국민화합과 발전보다는 건설업자식의 큰 이벤트 정치, 주변에 귀 기울이지 않는 독선적 행태 등을 놓고 비판이 나오는데.
남경필 의원 저는 이명박 전 시장을 잘 모르겠다. 얘기해본 것이 비행기 안에서 두 시간 얘기해 본 것 밖에 없어 평가하긴 힘들다. 이명박 전 시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에 의하면 유연하다고 하더라. 캐릭터나 퍼스널리티는 잘 모른다. 제가 관심 있는 부분은 정책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집권하겠다는 이유가 엉망인 나라를 구하겠다는 것인데 그 방법이 무엇인지 후보들에게 듣고 싶고, 후보 선택의 이유가 거기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 워낙 노무현 정부가 잘못하니까 운하, 청계천 등 뭔가 하는 리더십을 원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그냥 개발하는 것일까. 경제성장이란 측면이 하나가 있고, 또 하나는 양극화 해소가 있다. 양극화의 경우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집값문제, 교육문제, 의료와 보건문제인데, 이를 과연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이를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규정하고 작은 정부로 가서 개인이 해결하라고 하면, 한나라당이 집권을 해도 나라가 어려워진다.
한나라당이 감세, 작은 정부를 말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 저는 노무현 정부가 큰 정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방만한 정부다. 세금을 너무 많이 걷는지 이것도 다시 따져봐야 한다. 정책을 내놓을 때 교육, 주택 문제에 대한 비용을 국민이 알아서 처리할 지, 아니면 국가가 복지 차원에서 지원할 지를 놓고 입장이 갈리는데 지금 한나라당은 감세를 말하면서 여러 가지 복지정책을 다 하겠다고 하고 있다. 이명박 전 시장도 예산 20조원을 어떻게 줄일 지에 대한 말은 없다.
"손학규-원희룡 양다리 걸치고 중도개혁세력 집권 노력할 것"
뷰스앤뉴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지지율이 여전히 답보상태로 요즘에는 범여권 후보가 적합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남 의원은 '손학규 필승론'을 내세워 손 전 경기지사의 지지를 선언했고, ‘손 지사를 사랑하는 모임(손사모)’를 거론했다. 얼마 전까지는 원희룡 의원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는데 지원하는 후보가 누구인가.
남경필 의원 저는 대표적인 양다리다.(웃음) 저는 개인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제 방향과 어떤 분이 맞냐를 평가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인간 손학규-원희룡이 아니라 정치 지도자 손학규-원희룡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들은 한나라당의 중도개혁세력을 대표하는 분들이다. 중도개혁세력의 대표로서 두 분을 동일한 인물로 본다.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그런 정도의 차이를 가진 분들이면 한 묶음으로 조를 이뤄 한나라당의 열악한 개혁그룹의 입지를 넓히고 그런 세력들이 집권하도록 손발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분은 이후 자연스럽게 통합될 것으로 본다. 의미 없이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김근태, 정동영, 천정배 등 야성 잃고 지도자 반열 못올라"
뷰스앤뉴스 여권의 김근태 전 의장,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 등에 대한 평가는.
남경필 의원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 시대의 수혜자들이다. 예를 들면, 정동영 전 의장이 성장한 것은 권노갑을 비판하면서다. 그런데 노 대통령 시절 그런 야성을 잃은 것 같다. 창업공신으로서 노 대통령의 잘못, 부채에 대해서도 입장을 가졌다면 지도자 반열에 올랐을 텐데 그러질 못했다. 이명박 전 시장에게 간 분들에게 원하는 것도 자산만 가지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여권, 폭발력 있는 신선하고 새로운 에너지 유입할 것"
뷰스앤뉴스 여권의 제3후보들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박원순 변호사, 문국현 유한킴벌리 회장 등에 대한 평가는.
남경필 의원 아직은 잘 모르겠다. 여권은 누군가를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다. 여권이 폭발력을 원한다면 현재 있는 상품보다는 신선도가 유지되는 상품을 원할 것이다. 신선하고 새로운 에너지 유입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한다.
"한나라당 분열 위험, 감정 이입 싸움 치열해 걱정"
뷰스앤뉴스 한나라당이 깨질 것이란 분석도 많고 국민 여론조사도 그런 결과가 나오고 있다. 최근 이명박-박근혜 캠프간 검증 국면을 보니까 더 그렇다.
남경필 의원 실제로 위험하다. 싸움 중에서도 내부에서 벌어지는 감정이 이입된 싸움이 가장 치열하고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 많이 걱정하고 있다.
"맹-홍 물러나듯 이-박 물러날 것, 잘못은 박근혜 캠프에 있어"
뷰스앤뉴스 한나라당 내 분열이 현실화 되면 그 이후의 대책은.
남경필 의원 그렇게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저는 그래서 저는 손학규 필승론을 얘기한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를 보면, 초반에 서울시장은 맹형규, 홍준표 이 둘 중에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두 분이 갑자기 후보검증 국면에 들어갔고 서로 고발사태가 이어졌다. 그러다 갑자기 국면이 전환됐다. 당시 홍준표 의원에게 “형님, 맹형규 의원을 떨어뜨리면 그 지지가 형님한테 올 것으로 아는가. 그게 아니다. 판이 바뀐다”라는 말을 했다. 판이 바뀌면서 강금실이 뜨고 그쪽으로 몰리니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이러다가 지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할 때 오세훈이 나와 평정을 했다.
지금 대선 과정도 그렇게 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 지금 정인봉 사태를 보면 박근혜-이명박 두 진영이 그렇다. 제가 볼 때는 잘못은 박근혜 캠프에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승자가 이명박 캠프냐. 그건 아니다. 둘 다 공멸한다.
"유석춘 색깔론 통용되는 한나라 분위기 터무니 없어"
뷰스앤뉴스 참정치운동본부의 유석춘 본부장이나 이회창 전 총재 등이 색깔검증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남경필 의원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유석춘의 경우 터무니 없다. 그 터무니 없음이 통용될 수 있는 분위기가 한나라당에 있다. 한나라당을 찍을까 말까 하는 국민이 보자면 터무니 없다.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 진정성 없는 정략적 성격 때문에 실패"
뷰스앤뉴스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노 대통령과 여권에서는 87년 체제의 한계 극복하고 새로운 한국사회의 도약이 필요하다는 지적인데.
남경필 의원 노무현 대통령이 좋아하는 진정성이 있었다면 국민이 저렇게 안 알아줄까. 정략적이었다고 본다. 그래서 실패했다. 저는 개헌에 대해 지난 2005년에 수석 부대표를 그만두고 국회에 개헌 논의기구를 만들자고 했다. 개헌은 필요하다. 그러나 OX 식으로 원포인트를 할 거냐 말 거냐 선택하라는 것은 개헌논의라고 볼 수 없다. 그런 식은 87년 체제의 극복도 아니다. 그러니 진정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나라, 양극화 입장.정책 준비 안하면 집권해도 어려워"
뷰스앤뉴스 지난 10년의 기간이 정체성을 고민하는 시기였다면 앞으론 역발상을 하고,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을 때라고 최근 발언했다. 실용 노선을 추구하는 '개혁적 보수'나 '중도보수'로 분류되고, '공동체 자유주의' 등을 거론하는데.
*남경필 의원 집값이 엄청나게 뛰고 양극화 문제가 있다.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살 수가 없다. 멀쩡하게 대학 졸업해서 직장 다니는 사람도 집을 마련할 꿈이 없어졌다. 교육비도 그렇다. 집을 가질 수 없고 우리 아이를 좋은 대학에 보내 아이가 성장했을 때 신분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통로가 차단된 사회는 성장의 동력을 잃어버린 사회다. 이는 공동체 와해, 국가의 와해로 갈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철학과 그 철학을 완성할 수 있는 정책, 비전을 어느 후보가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실제로 성장 잠재력을 어떻게 올릴 지에 대한 자기 비전과 공동체를 위해 중요한 아젠다에 대한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를 평가해서 대선후보를 결정해야 한다.
수요모임에 말하고 싶은 것도 그런 의미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집권해도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부분을 지금 한나라당이 갖고 있는 스탠스로 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부동산 문제의 경우, 공급만 늘린다고 집값이 잡힐까. 그건 다른 문제다. 정권을 잡을 경우 보유세 등을 어떻게 할 지 당의 입장이 없다. 이런 부분에 대한 자기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그런 준비를 하지 않으면 집권하고도 어려울 수 있다. 이번 집권은 경제성장에 많이 무게를 둘 텐데 다음 세대는 공동체를 튼튼히 하는데 관심이 많이 갈 것이다. 그에 대한 비전과 철학을 준비하고, 이를 공유한 후보를 지지하고 미래를 위한 큰 걸음을 걸어야 할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기술과 정체성 확립했고 이제는 철학 가질터"
뷰스앤뉴스 이제 3선의 정치인이 됐다. 그동안 수요모임 등의 활동을 통해 보여준 지금까지의 '남경필식 정치'는 어떤 것이었고, 앞으로 '남경필의 정치'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가 궁금하다.
남경필 의원 제가 초선 때는 거의 아무 것도 모르고 시작했다. 그런데 정치인에게는 세 가지 덕목이 필요하다. 하나는 스킬(기술)이다. 연설도 잘해야 하고 지역구 관리도 잘해야 한다. 둘째는 자기 정체성이 필요하다. 자기 정체성을 가진 정치인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많지 않았는데 이제는 달라졌다. 인터넷 등으로 실시간으로 모든 사람에 대한 무제한 접근이 가능했기 때문에 많이 늘었다. 그러나 아직도 절반 이상이 자기 정체성을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는 철학이다. 철학을 가진 정치인을 보기 힘들다. 철학을 실천하기 위한 정책과 비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 대선후보도 모두 철학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저의 경우 스킬은 좋으니까 3선 했을 것이고, 최근까지도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이었다, 그와 함께 철학을 만들어가야 한다.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준비를 하면서 깊은 사고를 할 것이다.
뷰스앤뉴스 인터뷰에 응해줘 감사하다. 설날을 맞아 새해 복많이 받고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남경필 의원 인터뷰에 초대해줘 고맙다. <뷰스앤뉴스> 독자들과 국민들이 행복한 정해년 한 해 맞기를 바란다.
소장개혁파 대표인 3선의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경기 수원 팔달)은 16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박근혜-이명박 후보검증 전쟁에 대해 극한적 위기감을 토로했다.
남 의원은 "5.31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초반에 맹형규, 홍준표 두 후보 중 한 사람이 당선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후보검증 국면과 고발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권에서 강금실 후보가 나오자 결국 오세훈이 나와 평정을 했다"며 "이번 당내 경선과 대선도 그렇다. 박근혜-이명박 두 진영 모두 공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근혜는 시대한계 못넘고, 이명박은 개발리더십으로 어려워"
남 의원은 후보검증 논란외에도 박근혜-이명박 두 후보에게는 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 "박근혜 대표 시절 원내 수석부대표를 하면서 보니 아버지 시대를 뛰어넘는 데 굉장히 주저하는 것 같다"며 "분명히 입장을 밝히고 시대의 아픔에 대한 시대통찰과 공감을 표해야 하는데 방어적 수세적 입장만 나온 것 같고 본인이 깨지 않는 한 깰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선 "노무현 정부가 워낙 잘못하니까 운하, 청계천 등 뭔가 하는 리더십을 원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그냥 개발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양극화 문제인 집값, 교육, 의료와 보건문제 등을 작은 정부로 가서 개인이 해결하라고 하면, 한나라당이 집권을 해도 나라가 어려워진다. 감세를 말하면서 여러 가지 복지정책을 다 하겠다고 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전 시장은 예산 20조원을 어떻게 줄일 지에 대한 말은 없다"며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자신의 현재 입장을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원희룡 후보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고 묘사했다. 그는 "개인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 한나라당의 중도개혁세력을 대표하는 정치 지도자 손학규-원희룡이 한나라당의 열악한 개혁그룹의 입지를 넓히고 그런 세력들이 집권하도록 손발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두 분은 이후 자연스럽게 통합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이명박-박근혜 캠프에 대한 줄서기와 줄세우기 분위기에 대해 "의원들이 당선될 수 있는 곳에 줄을 서야 배지를 다시 다는 것이 가능하다는 현실성 때문에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실제로는 교체를 해도 반발 충격이 별로 없는 곳부터 교체를 하기 때문에 의원들은 줄을 서기보다는 그 캠프가 자신과 정체성이 같은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칫 그곳에 함몰되고 부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참정치운동본부의 유석춘 본부장 등이 제시한 색깔론에 대해 "터무니 없다"며 "그 터무니 없음이 통용될 수 있는 분위기가 한나라당에 있다. 한나라당을 찍을까 말까 하는 국민이 보자면 터무니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최근 2.13합의를 비난하고 남북정상회담을 반대하는 당론에 대해서도 "북한 핵 폐기라는 긴 절차의 첫걸음에 들어섰는데 북한이 이제는 그냥 발을 빼기가 쉽지 않다. 이번 합의를 높이 평가한다"며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당론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다음은 1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가진 남경필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2.13합의로 북한 더 이상 발 빼기 어려운 국면 돌입 환영"
뷰스앤뉴스 최근 북핵 6자회담이 2.13합의로 한반도 평화 정착의 전기를 맞았다. 각국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고, 한반도 평화체제가 첫 발을 내디뎠다는 분석도 나오는데 남경필 의원은 남북정상회담까지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번 2.13합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남경필 의원 높이 평가한다.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간게 분명하다. 북한을 변화시키려고 협상을 해왔던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이 걸려들었다'는 표현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북한 핵 폐기라는 긴 절차의 첫걸음에 들어섰는데 북한이 이제는 그냥 발을 빼기가 쉽지 않다. 돌아서면 엄청난 제재와 국제적 비난, 어려움에 직면할 곳으로 들어갔다.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위험한 도박에 들어간 것인데 이제 새로운 게임의 국면에 완전히 들어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는 북핵 폐기라는 지난한 과정의 관문에 들어간 의미 있는 회담이면서 이게 잘못될 경우 한반도에 엄청난 핵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양면적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 주장에 한나라 지도부 경청해 고무적으로 느껴"
뷰스앤뉴스 한나라당내에서는 강재섭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북한에다가 뭘 갑자기 서둘러서 주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처럼 그렇게 비춰지고 있다"며 "정부가 6자회담 합의를 빌미로 해서 지나치게 서둘러서 지원을 재개하거나 정략적인 이벤트 추진을 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평가절하하는 분위기인데.
남경필 의원 지난 15일 성명서를 낸 것도 사실 당의 그런 반응을 보고 그냥 뒀다간 그렇게 논평하는 식으로 당론이 결정될까 봐 걱정이 돼 내게 됐다. 15일 밤에 (당에서) 연락이 와 16일 오전 회의를 했는데 회의 자리에선 좀 고무적이었다. 오늘 아침 국회 통외통위 소속 한나라당 위원들이 회의를 했는데 지도부가 얘기를 많이 들었다. 상황에 대한 배경설명과 정세분석 등을 앞의 몇 분이 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해서 제가 처음에 얘기를 했다. 그동안 저는 모니터링이라는 전제를 걸고 인도적 지원을 하자고 했다. 그대로 얘기했다. 이후 몇 분이 얘기하는데 정형근, 박희태, 박종근 등 한나라당 통외통위 위원들이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하면 당할 줄 알았는데 논리적으로 별로 반박하지 못했다. 정상회담도 필요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더라.
"한나라, 책임 있는 당국자 모습으로 남북정상회담 당론 바꿔야"
뷰스앤뉴스 남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2.13합의 직후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2.13 합의로 '핵시설 동결'이라는 첫걸음을 내딛게 될 북한이 다시는 원점으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해야 하고, 특히 2단계 조치인 핵시설 신고·불능화 이행은 북한정권에게는 '선군정치 포기'라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 요구된다. 즉, 정권의 생사를 건 문제인 것"이라며 "따라서 김정일 정권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하고, 또 그것을 도와줄 수 있는 대한민국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고려해 봄직하다"고 남북정상회담을 주장했는데.
남경필 의원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당론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황이 변화했다는 것에 대해 당이 인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당론의 변화도 좀 있을 것 같다. 어떤 순차적 시나리오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지, 그런 차원의 논의는 뒤로 미루고 한나라당이 고민해야 할 부분은 과연 북핵 폐기라는 민족적, 국가적 큰 과제를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어떤 스탠스를 갖고 가는 것이 극복에 도움이 될지 근본적 고민을 먼저 하는 자세로 갔으면 좋겠다.
당론을 변화시키는 게 가장 의미있는 변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6일 아침 회의에서 그런 면에서는 가능성을 조금 발견했다.
국민들은 이런 국면에서 북핵을 폐기시키기 위해 한나라당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보고 있다. 한나라당이 책임 있는 당국자의 모습으로 생각을 하고 말과 입장을 내놓아야 할 시기다. 당이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70년대 이후 정부가 일관해 포용정책 포기는 있을 수 없어"
뷰스앤뉴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나라당 당론과 다른 생각을 가진 남 의원이 해결의 프로세스로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남경필 의원 나름대로의 원칙 프로세스까지는 아니지만 북핵 폐기라는 양보할 수 없는 가치, 목표를 계속해서 주장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이 통제하는 수준으로 원하든, 원치 않든,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해체)라는 원칙이 견지되고 있다고 본다. 최근에는 CVIM(관리를 의미하는 매니지먼트)로 바뀌었다는 전문가도 있다.
뷰스앤뉴스 이같은 2.13합의가 그동안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펴온 햇볕정책과 대북포용정책의 성과라는 목소리와 평가가 많다. 그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남경필 의원 한나라당 당론이 포용정책 폐기로 비치는 것은 안 된다. 포용정책은 70년대 이후 우리 정부가 가져온 일관적인 정책인데 그걸 폐기하라고 하는 건 대결정책으로 가자는 것이냐는 말을 들을 수 있다. 포용정책의 폐기는 있을 수 없다.
햇볕정책의 경우, 저는 공과가 있다고 본다. 햇볕정책이 지향하는 큰 방향, 포용의 농도와 양을 증가시켜 상대방을 녹여 내리겠다는 의미가 담긴 큰 틀에선 같이 가야한다고 본다. 어떻게 보면 북한 입장에서 이게 더 기분 나쁠 것 같다. 햇볕정책은 정책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과정에서 나온 불법송금 등을 국민들이 싫어하는 것이다. 그것이 햇볕정책과 오버래핑(겹쳐져 보이는 것) 되는 것 같다.
"핵 통한 선군정치 포기 시점에 대한민국이 北 결단 도와야"
뷰스앤뉴스 앞으로 북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남경필 의원 성명을 낸 저의 기본자세는 그런 배경에 따른 것이다. 가장 하고 싶은 말은 하여간 미국은 북한이 핑계댈 수 있는 것을 다 제거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걸려들었다는 표현을 썼다. 북한이 핑계를 대 성의가 없다고 한 부분을 제거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럼에도 다시 이걸 깨려고 하는 시도가 있으면 미국이 굉장한 제재를 할 것이다. 북한에 정말 위협적인 것은 중국의 반응이다. 이 문제의 모든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중국이 쥐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입회 하에 합의된 내용을 깰 때 북한에게 돌아오는 제재는 과거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를 것이다.
이번 6자회담 합의 중 1단계 조치는 어느 정도 잘 진행될 것이다. 2단계 조치 들어가서 실제로 불능화 조치와 보고하는 조치(플루토늄 등 얼마나 갖고 있는지) 등의 대목에서 불성실 신고를 하게 되면, 그건 바로 계약 파기이기 때문에 성실신고를 강요당할 것이다. 이 때가 북한이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다. 북한 군부에겐 김정일이 해온 핵을 통한 선군정치를 포기하는 것과 같은 실질적인 이행단계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 대목에서 북한의 결단을 대한민국이 도와줄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의미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다.
"북미의 입장변화를 정확히 읽고 한나라당이 대처에 고민해야"
뷰스앤뉴스 이런 중대한 국면에서 그동안 당내에서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온 수요모임이 최근 대선 경선 준비 과정에서 사실상 공중분해되면서 한나라당 내 젊은 목소리의 실종에 대한 우려가 높다.
남경필 의원 그렇다. 그런데 이 부분은 개혁 대 반개혁의 전선이라기보다 시대의 흐름과 세상의 변화를 정확하게 읽느냐, 그리고 시대의 흐름과 세계의 변화에 대해 한나라당이 그것을 읽고 선도할 수 있냐의 문제라고 본다. 미국과 북한의 입장이 바뀌고 있다. 북핵 문제는 미국과 북한 양자 외에는 다 타자다. 한국도 당사자이지만 폐기와 관련된 것에는 양자가 주축이다. 북미의 입장변화를 정확히 읽고 한국 정부가 취해야 할 태도와 주장들, 정부를 맡겠다는 한나라당의 태도는 어때야 할 지 고민해야 할 시기다.
"수요모임, 이명박 대세론 등 대선 후보경선 파도 앞에 좌초"
뷰스앤뉴스 수요모임이 왜 이렇게 좌초됐다고 보나.
남경필 의원 수요모임의 회장을 제가 하고 있다. 2주 전 수요모임 회의에서 존속하자는 말을 하고, 회장직을 그만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2주 전 회의 때 경선 때까지라도 정기적 모임을 갖자고 하고 그에 걸맞은 대표를 새로 뽑아 모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주에 회의를 하는데 5명 왔더라. 그날 논의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회의를 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이더라. 회장을 다시 뽑는 것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그 생각을 접었다. 정치적 결사체로서의 기능은 당분간 불가능해진 것이다. 그러나 짊어져야 할 짐이라고 생각한다. 고민을 많이 했다. 수요모임을 봉인, 폐기절차로 가야 하는지, 이대로를 인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뷰스앤뉴스 수요모임이 지나치게 이벤트와 이미지 정치에만 치중해 한계가 있었다는 비판도 있다.
남경필 의원 수요모임이 대통령 선거를 앞둔 후보경선이라는 엄청난 정치적 파도 앞에 버티기에는 배가 너무 약했다. 큰 파도 속에서 뒤집어진 것이다.
대표로서의 지도력 문제라고 후회하고 있다. 제일 큰 문제는, 이 국면이 오기 전인 작년 쯤에 수요모임 의원들과 대선과 관련, 어떻게 할 것인지 끝장토론을 했어야 하는데 그걸 못했다. 그런 지도력 문제가 컸다. 두 번째 문제로는 의원들이 현실 정치인이라는데 한계가 있다. 상황적으로 보면, 이명박 대세론이 너무 급격하게 빨리 온 것도 상황적 요인이 됐다고 본다.
"줄서기보다 권력자에 대드는 실력 있는 정치인 정체성 고민해야"
뷰스앤뉴스 젊은 의원들 뿐 아니라 영남권 의원도 그렇고 줄서기 분위기가 농후하고 각 캠프의 줄세우기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의원들이 너무 중심 없고 줏대 없는 정치를 하는 것 아닌가.
남경필 의원 줄서기를 왜 할까. 저는 그런 부분에서 생각이 좀 다르다. 수요모임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전체를 놓고 말하면, 물론 '대선 승리'라는 큰 목표는 공유하고 있지만, 개개인에게 당면한 목표는 국회의원 배지를 다시 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큰 목표가 되면 당선될 수 있는 곳에 줄을 서야 가능하다는 현실성 때문에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저는 그런 면에서 아니라는 말을 많이 했다. 국회의원을 세 번 쯤 하다 보니까 공천할 때 당시 실력자, 권력자들이 30% 정도의 물갈이는 기본으로 한다. 다들 그 과정에서 물갈이에 자신이 포함될 지 두려움이 있다.
그렇다면 물갈이 대상이 누구일까. 지금 누구 편을 들어야 물갈이 되지 않고, 상대편이 당선되면 자신이 물을 먹는다고 판단하는 것 같은데 잘못된 판단이다. 과거 권력자가 제일 먼저 교체(물갈이)대상으로 삼는 사람은 교체를 해도 시끄럽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런 분들부터 교체를 한다. 교체를 해도 반발 충격이 별로 없는 사람들, 자기를 지지했으나 평소 자기 주장이 별로 없고 교체해도 당선할 수 있는 그런 곳부터 교체를 한다. 한나라당 3선 의원들을 보라. 자기 주장이 강한 독특한 사람이 많다. 자기 목소리가 강한 사람들이다. 권력자들에게 대든 사람도 많다. 권력자는 그런 사람을 오히려 치지 못한다. 자기 실력 있으면 쉽지 않다. 지금 있는 줄서기에 대해서는 그런 의미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수요모임 의원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 국회의원 중 90%는 대통령에 대한 꿈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꿈을 갖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운동장을 둘이서 똑같이 뛰는데 세 바퀴 쯤 돈 상황이다. 다섯 바퀴를 돌아야 할 사람의 상태와 1백 바퀴 뛸 생각하는 사람의 상태는 다르다. 수요모임 의원들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 그들을 줄을 선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대부분 이명박 전 시장 쪽인데, 그 쪽이 자신과 정체성이 같은지 고민해봐야 한다. 원희룡, 손학규를 지지하지 못하고 이명박에게 간다면 분명한 명분과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 쪽으로 간 의원들은 개혁을 이루기 위해 가장 가능성 있고, 유연성 있는 후보를 지지하고 그 후보를 우리 생각 쪽으로 견인하겠다고 한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저는 그걸 보여달라고 했다. 이슈나 상황에 따라 후보의 잘못된 점을 질타할 수 있다면 동의하겠다. 그러나 그곳에 함몰되고 부품으로 전락하면 우리가 말한 자기 이유 등이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걸 당부했다.
"박근혜, 아버지 시대 뛰어넘지 못하는 성격으로 방어적 틀 못깨"
뷰스앤뉴스 당내 후보들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박근혜 후보의 경우 안정감과 지도력에 대한 평가와 달리 상속정치, 과거지향적 정치인, 인혁당 등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수구정치인, 영남을 중심으로 한 지역주의 정치인이라는 등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남경필 의원 박근혜 전 대표는 대표 시절 원내 수석부대표를 했기 때문에 얘기를 많이 해봐서 퍼스널리티(성격)를 조금 안다. 아버지 시대를 뛰어넘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굉장히 주저하는 것 같다. 인혁당 문제가 대표적이다. 분명히 입장을 밝히고 시대의 아픔에 대한 시대통찰과 공감을 표해야 하는데 방어적 수세적 입장만 나온 것 같아 아쉽다. 수석부대표를 하면서 느낀 것이 그런 것이다. 그 틀을 왜 못 깨는가였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니 본인이 깨지 않는 한 깰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명박 "감세.복지 다 말하기보다 예산 20조원 어떻게 줄일 지 말해야"
뷰스앤뉴스 이명박 시장에 대해서도 서울시장 시절의 가시적 성과와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달리 불도저식 개발경제를 위주로 한 정치, 국민화합과 발전보다는 건설업자식의 큰 이벤트 정치, 주변에 귀 기울이지 않는 독선적 행태 등을 놓고 비판이 나오는데.
남경필 의원 저는 이명박 전 시장을 잘 모르겠다. 얘기해본 것이 비행기 안에서 두 시간 얘기해 본 것 밖에 없어 평가하긴 힘들다. 이명박 전 시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에 의하면 유연하다고 하더라. 캐릭터나 퍼스널리티는 잘 모른다. 제가 관심 있는 부분은 정책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집권하겠다는 이유가 엉망인 나라를 구하겠다는 것인데 그 방법이 무엇인지 후보들에게 듣고 싶고, 후보 선택의 이유가 거기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 워낙 노무현 정부가 잘못하니까 운하, 청계천 등 뭔가 하는 리더십을 원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그냥 개발하는 것일까. 경제성장이란 측면이 하나가 있고, 또 하나는 양극화 해소가 있다. 양극화의 경우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집값문제, 교육문제, 의료와 보건문제인데, 이를 과연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이를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규정하고 작은 정부로 가서 개인이 해결하라고 하면, 한나라당이 집권을 해도 나라가 어려워진다.
한나라당이 감세, 작은 정부를 말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 저는 노무현 정부가 큰 정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방만한 정부다. 세금을 너무 많이 걷는지 이것도 다시 따져봐야 한다. 정책을 내놓을 때 교육, 주택 문제에 대한 비용을 국민이 알아서 처리할 지, 아니면 국가가 복지 차원에서 지원할 지를 놓고 입장이 갈리는데 지금 한나라당은 감세를 말하면서 여러 가지 복지정책을 다 하겠다고 하고 있다. 이명박 전 시장도 예산 20조원을 어떻게 줄일 지에 대한 말은 없다.
"손학규-원희룡 양다리 걸치고 중도개혁세력 집권 노력할 것"
뷰스앤뉴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지지율이 여전히 답보상태로 요즘에는 범여권 후보가 적합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남 의원은 '손학규 필승론'을 내세워 손 전 경기지사의 지지를 선언했고, ‘손 지사를 사랑하는 모임(손사모)’를 거론했다. 얼마 전까지는 원희룡 의원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는데 지원하는 후보가 누구인가.
남경필 의원 저는 대표적인 양다리다.(웃음) 저는 개인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제 방향과 어떤 분이 맞냐를 평가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인간 손학규-원희룡이 아니라 정치 지도자 손학규-원희룡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들은 한나라당의 중도개혁세력을 대표하는 분들이다. 중도개혁세력의 대표로서 두 분을 동일한 인물로 본다.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그런 정도의 차이를 가진 분들이면 한 묶음으로 조를 이뤄 한나라당의 열악한 개혁그룹의 입지를 넓히고 그런 세력들이 집권하도록 손발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분은 이후 자연스럽게 통합될 것으로 본다. 의미 없이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김근태, 정동영, 천정배 등 야성 잃고 지도자 반열 못올라"
뷰스앤뉴스 여권의 김근태 전 의장,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 등에 대한 평가는.
남경필 의원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 시대의 수혜자들이다. 예를 들면, 정동영 전 의장이 성장한 것은 권노갑을 비판하면서다. 그런데 노 대통령 시절 그런 야성을 잃은 것 같다. 창업공신으로서 노 대통령의 잘못, 부채에 대해서도 입장을 가졌다면 지도자 반열에 올랐을 텐데 그러질 못했다. 이명박 전 시장에게 간 분들에게 원하는 것도 자산만 가지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여권, 폭발력 있는 신선하고 새로운 에너지 유입할 것"
뷰스앤뉴스 여권의 제3후보들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박원순 변호사, 문국현 유한킴벌리 회장 등에 대한 평가는.
남경필 의원 아직은 잘 모르겠다. 여권은 누군가를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다. 여권이 폭발력을 원한다면 현재 있는 상품보다는 신선도가 유지되는 상품을 원할 것이다. 신선하고 새로운 에너지 유입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한다.
"한나라당 분열 위험, 감정 이입 싸움 치열해 걱정"
뷰스앤뉴스 한나라당이 깨질 것이란 분석도 많고 국민 여론조사도 그런 결과가 나오고 있다. 최근 이명박-박근혜 캠프간 검증 국면을 보니까 더 그렇다.
남경필 의원 실제로 위험하다. 싸움 중에서도 내부에서 벌어지는 감정이 이입된 싸움이 가장 치열하고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 많이 걱정하고 있다.
"맹-홍 물러나듯 이-박 물러날 것, 잘못은 박근혜 캠프에 있어"
뷰스앤뉴스 한나라당 내 분열이 현실화 되면 그 이후의 대책은.
남경필 의원 그렇게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저는 그래서 저는 손학규 필승론을 얘기한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를 보면, 초반에 서울시장은 맹형규, 홍준표 이 둘 중에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두 분이 갑자기 후보검증 국면에 들어갔고 서로 고발사태가 이어졌다. 그러다 갑자기 국면이 전환됐다. 당시 홍준표 의원에게 “형님, 맹형규 의원을 떨어뜨리면 그 지지가 형님한테 올 것으로 아는가. 그게 아니다. 판이 바뀐다”라는 말을 했다. 판이 바뀌면서 강금실이 뜨고 그쪽으로 몰리니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이러다가 지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할 때 오세훈이 나와 평정을 했다.
지금 대선 과정도 그렇게 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 지금 정인봉 사태를 보면 박근혜-이명박 두 진영이 그렇다. 제가 볼 때는 잘못은 박근혜 캠프에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승자가 이명박 캠프냐. 그건 아니다. 둘 다 공멸한다.
"유석춘 색깔론 통용되는 한나라 분위기 터무니 없어"
뷰스앤뉴스 참정치운동본부의 유석춘 본부장이나 이회창 전 총재 등이 색깔검증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남경필 의원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유석춘의 경우 터무니 없다. 그 터무니 없음이 통용될 수 있는 분위기가 한나라당에 있다. 한나라당을 찍을까 말까 하는 국민이 보자면 터무니 없다.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 진정성 없는 정략적 성격 때문에 실패"
뷰스앤뉴스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노 대통령과 여권에서는 87년 체제의 한계 극복하고 새로운 한국사회의 도약이 필요하다는 지적인데.
남경필 의원 노무현 대통령이 좋아하는 진정성이 있었다면 국민이 저렇게 안 알아줄까. 정략적이었다고 본다. 그래서 실패했다. 저는 개헌에 대해 지난 2005년에 수석 부대표를 그만두고 국회에 개헌 논의기구를 만들자고 했다. 개헌은 필요하다. 그러나 OX 식으로 원포인트를 할 거냐 말 거냐 선택하라는 것은 개헌논의라고 볼 수 없다. 그런 식은 87년 체제의 극복도 아니다. 그러니 진정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나라, 양극화 입장.정책 준비 안하면 집권해도 어려워"
뷰스앤뉴스 지난 10년의 기간이 정체성을 고민하는 시기였다면 앞으론 역발상을 하고,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을 때라고 최근 발언했다. 실용 노선을 추구하는 '개혁적 보수'나 '중도보수'로 분류되고, '공동체 자유주의' 등을 거론하는데.
*남경필 의원 집값이 엄청나게 뛰고 양극화 문제가 있다.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살 수가 없다. 멀쩡하게 대학 졸업해서 직장 다니는 사람도 집을 마련할 꿈이 없어졌다. 교육비도 그렇다. 집을 가질 수 없고 우리 아이를 좋은 대학에 보내 아이가 성장했을 때 신분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통로가 차단된 사회는 성장의 동력을 잃어버린 사회다. 이는 공동체 와해, 국가의 와해로 갈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철학과 그 철학을 완성할 수 있는 정책, 비전을 어느 후보가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실제로 성장 잠재력을 어떻게 올릴 지에 대한 자기 비전과 공동체를 위해 중요한 아젠다에 대한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를 평가해서 대선후보를 결정해야 한다.
수요모임에 말하고 싶은 것도 그런 의미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집권해도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부분을 지금 한나라당이 갖고 있는 스탠스로 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부동산 문제의 경우, 공급만 늘린다고 집값이 잡힐까. 그건 다른 문제다. 정권을 잡을 경우 보유세 등을 어떻게 할 지 당의 입장이 없다. 이런 부분에 대한 자기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그런 준비를 하지 않으면 집권하고도 어려울 수 있다. 이번 집권은 경제성장에 많이 무게를 둘 텐데 다음 세대는 공동체를 튼튼히 하는데 관심이 많이 갈 것이다. 그에 대한 비전과 철학을 준비하고, 이를 공유한 후보를 지지하고 미래를 위한 큰 걸음을 걸어야 할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기술과 정체성 확립했고 이제는 철학 가질터"
뷰스앤뉴스 이제 3선의 정치인이 됐다. 그동안 수요모임 등의 활동을 통해 보여준 지금까지의 '남경필식 정치'는 어떤 것이었고, 앞으로 '남경필의 정치'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가 궁금하다.
남경필 의원 제가 초선 때는 거의 아무 것도 모르고 시작했다. 그런데 정치인에게는 세 가지 덕목이 필요하다. 하나는 스킬(기술)이다. 연설도 잘해야 하고 지역구 관리도 잘해야 한다. 둘째는 자기 정체성이 필요하다. 자기 정체성을 가진 정치인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많지 않았는데 이제는 달라졌다. 인터넷 등으로 실시간으로 모든 사람에 대한 무제한 접근이 가능했기 때문에 많이 늘었다. 그러나 아직도 절반 이상이 자기 정체성을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는 철학이다. 철학을 가진 정치인을 보기 힘들다. 철학을 실천하기 위한 정책과 비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 대선후보도 모두 철학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저의 경우 스킬은 좋으니까 3선 했을 것이고, 최근까지도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이었다, 그와 함께 철학을 만들어가야 한다.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준비를 하면서 깊은 사고를 할 것이다.
뷰스앤뉴스 인터뷰에 응해줘 감사하다. 설날을 맞아 새해 복많이 받고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남경필 의원 인터뷰에 초대해줘 고맙다. <뷰스앤뉴스> 독자들과 국민들이 행복한 정해년 한 해 맞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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