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기류? 한미정상회담 불발 또는 간이회담
靑 "한미정상회담 100% 확신 못해", 한미관계 갈등 심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차 베이징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당초 11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전날 베이징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한미정상회담과 관련, "미국 실무팀이 오늘 도착해서 열심히 접촉 중"이라며 11일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예고했었다.
그러나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오전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은 오늘 오전엔 열리지 않을 것 같다"며 "오늘 개최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미국측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100% 확신할 수 없다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덧붙여 한미 정상회담 불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회담 성격에 대해서도 "다자회의에서 열리는 양자회담은 소파에 앉아 얘기하는 형식도 될 수 있고, 다자화의를 하다가 나와서 잠깐 작은 장소에서 만나는 그런 것보다도 더 간소한 형식이 될 수도 있다"며 "갖춰진 정상회담이 아닌 약식 형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여, 양 정상이 만나더라도 잠깐 만나는 간이회담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 8일 미국정보기관 총괄책임자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을 평양에 급파하면서 사전에 우리에게 통고하지 않아 '외교 왕따'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우리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온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까지 미국이 비적극적 반응을 보이면서 한미관계에 난기류가 흐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으며 논란 확산을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은 이번 APEC 회담에서 중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추진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데 대한 미국의 불쾌감 표시가 아니냐는 해석도 낳고 있다.
박 대통령은 11일 오전 베이징 시내에서 60㎞ 떨어진 휴양지 옌치후(雁栖湖) 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세션1에서 5분 간의 선도발언을 통해 'FTAAP 실현을 위한 로드맵' 채택을 적극 지지했다. 중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FTAAP는 미국 주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항하는 성격이 강하다.
한편 박 대통령은 전날 APEC 정상 갈라 만찬 때 오바마 대통령과 경제 관련 현안 등에 대해 잠시 담소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변인은 대화 내용에 대해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현안에 대해 좋은 협의를 했다는 반응을 (미국 측이)보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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