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정부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 연내처리 드라이브에 대해 "세수부족과 국민여론을 명분으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관련 당사자들의 소통없이 군사작전하듯 밀어붙일 일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이같이 비판하면서 "다른 공적연금과 함께 선진국 연금체계를 이룬다는 큰 틀로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령화시대를 맞아 공무원연금 개혁은 필연적이고 개혁 그 자체에 반대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국회에서 신중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기도 하고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합리적 절차를 밟아 추진돼야 한다. 공무원들을 혈세나 받아먹는 나쁜 사람 취급하는 연금개혁 논의를 진행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비대위원도 "공무원연금은 시한을 정해놓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안된다"며 "이해관계자들까지 참여하는 사회적합의 기회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가세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 158명 전원이 서명한 공무원연금 개정안을 제출하는 것을 보면서 마치 한 사람의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군사작전이 떠올랐다"고 비판했고, 박지원 비대위원도 "대통령의 '연내처리' 한마디 말씀 갖고 158명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군대식으로 한줄로 서서 밀어붙인다면 될 수 있는 일도 안된다"고 가세했다.

정세균 비대위원은 "공무원연금 개혁은 공적연금 전반으로 논의의 틀을 넓혀야 한다.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특수직 연금에 대한 개혁 논의도 필요하고 궁극적으로 공적연금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국민연금 전반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개선안을 도출해야한다"며 "공적연금 개혁은 성과주의에 급급해서 군사작전하듯 한꺼번에 밀어붙이다가는 명분도 실리도 잃는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새정치연합 수뇌부는 이처럼 정부여당의 밀어붙이기를 비판하면서도, 정작 구체적 공무원연금 개혁 대안은 제시하지 못한 채 수세에 몰리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