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장 '천기누설'에 새누리 '아연실색'
나선화 "靑에서 결재 안나", 한선교 "그렇게 말하면 큰일 나"
나 청장의 청와대 인사개입 실토는 가뜩이나 교육부의 방송통신대학 총장 선거 결과 보이콧, 한국체육대 총장의 19개월 공석 사태 등으로 인사 실정에 대한 교육계 등의 반발이 거센 시점에 불거져 나온 것이어서,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한국전통문화대학 총장 선임 지연에 대해 "왜 총장 선임을 안하시나? 공석으로 있은 지가 얼마나 되나? 왜 안되는 건가"라고 추궁하자, 나 청장은 "(결재안을) 올렸지만 아직 위에서 결재가 안 났다"고 답했다.
한 의원은 "위는 어디인가? 위에서 결정을 안 한다면서요"라고 다시 물었고, 나 청장은 "청와대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친박핵심인 한 의원은 크게 당황해 하면서 "속시원하게 얘기하시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된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큰일 나지요. 진짜 이것은 신문에 나겠네"라고 서둘러 말을 막았다.
나 청장은 그제서야 "(청와대) 비서실로 올린다. 인사검증을 해야되기 때문에 올려진다. '위에서'라고 말씀드린 것은 저희보다 다양한 검증을 할 수 있는 인사검증 관계상 시간이 걸린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파문을 덮기 위해 갈팡질팡했다.
현행 한국전통문화대학교설치법에 따르면, 총장은 문화재청장의 제청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나 청장은 그러나 인사제청 단계에서부터 청와대가 개입하고 있음을 실토한 셈이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11일 나 청장 답변 관련 논평을 통해 "나선화 문화재청장이 '청와대가 결재를 안 하고 있다'고 이실직고한 것이다. 질문을 했던 한선교 의원마저 허겁지겁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며 서둘러 질의를 종결해야 했다"며 "결국 그간의 인사참사는 한마디로 비선라인의 인사농단이었다"고 맹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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