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파업 징계'에 '문창극 보도 징계'까지
'KBS 길들이기' 본격화? 7.30 재보선 후폭풍 벌써 부나
21일 언론노조KBS본부(새노조)와 KBS노동조합(1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18일 사원 45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한다고 통보했다. 인사위에 넘겨진 45명은 새노조 조합원 21명, 1노조 조합원 13명, 비조합원 11명이다.
사측이 밝힌 인사위 회부 사유는 불법 파업과 각 직능협회 제작거부, 길 전 사장 출근저지 과정의 불법 행위, 보직사퇴 의사표시 후 직무 미수행 등이었다. 인사위 날짜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양대 노조는 당연히 강력 반발했다.
새노조는 21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길환영의 부역자들이 도대체 무슨 염치로 정당한 길환영 퇴진투쟁에 재를 뿌리려 한단 말인가?"라며 류현순 사장 직무대행 등을 질타하면서 "차기 사장이 오기 전에 대규모 징계로 당신들이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가. 조대현 사장 제청자에 대한 충성맹세인가, 청와대에 대한 구애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징계시 전면전을 경고했다.
1노조도 성명을 통해 "이번 파업은 합법파업이며 사측 징계는 명백한 노조 탄압이자 조합 길들이기로 사측의 모든 관련 행위는 원천 무효"라며 즉각적 징계시도 중단을 촉구했다.
같은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문창극 보도'를 한 KBS<뉴스9>에 대한 중징계 절차에 돌입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방통심의위 산하 방송심의소위원회(소위원장 김성묵)는 이날 임시 위원회에서 지난달 13일 KBS<뉴스9>의 문창극 보도에 대해 여권 추천 위원 3인의 요구에 따라 ‘의견진술’을 듣기로 결정했다.
<미디어오늘>은 "소위원회는 행정지도로 제재수위를 결정할 때는 의견진술 기회를 주지 않지만 법정제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이 기회를 줘야 한다"며 이를 중징계 절차로 해석한 뒤, "의견진술을 하고도 행정지도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KBS 보도에 대한 여당 추천 위원들의 발언에서 중징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며 여권 추천 위원들의 발언을 전했다.
고대석 위원은 “문 후보자의 강연에는 우리 민족에게 시련이 있었고 극복했다는 맥락이 있는데 발언의 극히 일부분인 시련만을 발췌해서 보도했기 때문에 발언 자체가 심하게 왜곡됐다”고 주장했고, 함귀용 위원은 “20세기 대한민국과 하느님의 구원의 역사에 대해 강의해 달라고 제가 요청을 받았어도 이러한 맥락으로 이야기했을 것이다. KBS가 동영상을 교묘하게 편집해서 문창극의 역사관을 매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KBS를 비난했다. 김성묵 소위원장 역시 “KBS 보도가 나온 뒤에는 문창극 후보자가 변명하기가 상당히 힘들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후에 강연 동영상 전체를 봤더니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KBS 측 의견진술은 오는 8월 6일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진행될 예정이어서, KBS <뉴스9>에 대한 중징계가 초읽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7.30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의 과반수 의석 유지가 거의 확실시되자, 각 부문에서 본격적으로 한파가 몰아닥치기 시작한 양상이어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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