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파 민평련 간사인 정봉주 열린우리당 의원은 9일 "개헌 화두를 계기로 그동안 우리당 안에서 신당파다 사수파다 라고 싸워왔던 정계개편 논의가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개헌에는 한나라당내 진보적인 인사들도 공감을 표시할 것이고 따라서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에 대해 "한나라당은 어찌 보면 그동안 당이라기보다는 부족연합체 성격으로 전혀 정체성이 다른 사람들로 이뤄져 있었다"며 "때문에 개헌을 화두로 이들을 뒤흔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헌이 향후 신당논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우리 내부에서 국지전적인 다툼은 진행을 시키되 이것을 장막 뒤에 숨겨놓고 일단 원포인트 개헌으로 정치권의 정개개편을 촉발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흔들어 놓는다는 의미는 재집권을 위한 흔들기가 아니라 정치적 정책적 정계개편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그는 이어 "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 같은 이들은 저쪽(한나라당)으로 가고 정책이 맞는 사람들끼리의 정치 재편을 의미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개헌을 통해 노 대통령이 정치 전면에 재부상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그런 의도를 가졌는지는 모르지만 대통령은 화두만 던지고 개헌 논의는 국회로 넘어오게 돼 국회의 책임이 오히려 더 커지게 된다"며 "개헌을 처리하는 문제는 국회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 개헌 추진을 위한 국민투표 부결시 노무현 대통령이 조기사퇴를 선택해 정국을 흔들지 않겠느냐는 지적에는 "대통령의 의도가 어떤지는 모르지만 부적절한 일이 될 것"이라고 조기 하야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