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상적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중앙일보> 논설위원, <조선>의 아동인권 유린 질타
양선희 논설위원은 16일자 칼럼 '11살 소년 인권도 못 지키는 사회가 윤리를 논할 자격이 있나'를 통해 혼외아들 공방을 소개한 뒤, "이들 문제는 어쨌든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했으니 일단 지켜보면 될 거"라며 "한데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 사회는 어떤 가치판단 기준을 들이대도 앞의 모든 문제를 뛰어넘는 '최상위 가치' 하나를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양 논설위원은 "'자라는 모든 어린이의 인권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 소위 '합법적' 자녀가 아닌 혼외로 태어난 아이라도 어린이의 인권을 유린하는 시도는 절대 해선 안 되는 일"이라며 "그런데도 그런 일은 거리낌없이 저질러졌다"고 탄식했다.
그는 "어쩌면 아버지일지도 아닐지도 모르는 사람의 비위를 증명하기 위해 소년의 출생이 까발려졌다. 그의 엄마는 아이의 출생과 관련해 구구한 변명을 해야 했고, 이로써 그 아이는 의문투성이로 만천하에 공개됐다"며 "그런가 하면 한 언론 매체는 그의 어린 친구들까지 끌어내 '친구 출생의 비밀'을 폭로하도록 만들었다. 그 아이들의 정서적 상처와 혼란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게 정상적인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라고 꾸짖었다.
그는 배후설에 휘말린 청와대를 겨냥해서도 "권력가 주변의 정쟁이야 늘 있는 일이다. 하나 청와대는 이번 사안에 대해 공직 윤리의 문제일 뿐 정쟁이 아니라고 밝혔다"며 "그 말을 믿으려고 한다. 만일 어린이의 인권을 유린해서라도 정쟁에서 이기려 했다면, 그건 국민들이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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